재보궐 선거운동 첫날인 17일 <중앙일보>와 <동아일보> 등의 보수언론은 새정치민주연합의 ‘권은희 공천’이 수도권에도 후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전망을 일제히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재보궐 선거에 대한 전망을 담지 않았다.

<중앙일보>는 4면 기사 <“변호사 때도 위증교사 의혹 … 권은희는 위증 아이콘”>을 통해, <동아일보>는 4면 기사 <수도권 덮친 권은희 역풍 …野 “이러다간 참패” 비상>을 통해 해당 사안을 보도했다.
▲ 17일자 중앙일보 4면 기사
<중앙일보> 4면 기사는 조지 레이코프의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를 언급하면서 7.30 재보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의 프레임은 ‘권은희 때리기’가 되었다고 분석했다. <중앙일보>는 새누리당 측이 권은희 후보에게 제기한 ‘(국정원 수사) 거짓 폭로에 대한 대가공천’, 석사논문 표절 의혹, 변호사 시절 ’위증 교사‘ 의혹 등을 소개했다. 또 <중앙일보>는 새정치민주연합의 경우 사실상 동작을을 포기하고 ’수원 벨트‘로 승부처를 옮긴 것 같다고 전망했다.
<동아일보> 4면 기사는 수도권 지역의 몇몇 여론조사 결과를 제시하면서 수도권의 ‘역풍’ 분위기를 타진한 이후 새누리당의 권은희에 대한 의혹 제기 내용을 소개했다. <동아일보> 기사에 따르면 새정치연합의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만나는 사람들마다 ‘공천 과정, 내용이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고 전했고, 한 당직자는 “이러다 수도권 전체가 무너지는 것 아니냐”고 걱정했으며, 윤희웅 ‘민’ 정치컨설팅 여론분석센터장은 “‘권은희 공천’으로 인해 여당이 야당을 공격하는 형국이 됐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중앙일보>와 <동아일보>가 노리는 상황은 2012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수도권에서 ‘김용민 공천 역풍’에 휘말려 충분히 선전하지 못했던 상황의 재판일 수 있다. 믈론 두 사람에 대한 공천을 각각 비판해야 한다 해도 그 비판의 근거는 전혀 다를 테지만, 한 지역구의 부적절한 공천의 문제를 통해 전체 선거의 판세를 바꿔 보겠다는 선거 전략의 측면에선 포개지는 부분이 있다.
▲ 17일자 동아일보 4면 기사
권은희 후보에게 제기된 의혹들은 지금 주어진 정보로서는 이렇다 저렇다 결론내리기 어려운 것들이다. 그러나 애초에 새정치민주연합 쪽에서 충분한 검증이나 검토없이 성급한 공천을 했기 때문에 생겨난 ‘후폭풍’이란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권은희 후보가 공익제보자라는 사실은 야권 지지층의 ‘심증’에서나 확고할 뿐 아직까지 중도파 유권자들에게는 유보적인 사안이다.
그런 상황에서 광주에서의 지지율을 핑계삼아 당내 중진인 천정배 전 장관을 날리는 모양새가 된 것은 새정치민주연합의 당내 정치가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부분이 있다. 영악한 보수언론은 새정치민주연합의 이 ‘약한 고리’ 물어뜯기를 언제나 주저하지 않는다. 새누리당이 어떠한 위기에 처하더라도 ‘신의 한수’를 내서 판을 ‘불리하게 보정’하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재치가 감탄스러울 뿐이다.
▲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공동대표가 15일 오후 광주 광산구에서 열린 7·30 국회의원재보궐선거에 전략공천한 권은희(광주 광산 을)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 권 후보와 함께 박수치며 자축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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