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회장 황창규)의 새로운 근무복장 지침이 논란이다. KT는 직원이 개성을 표출하고 회사는 직원의 자율성을 존중하면서 편안함과 쾌적함을 추구하자는 취지로 복장 지침을 개정했으나 실제 내용은 복장통제에 가깝다. 사실상 ‘옷깃 있는 셔츠’만 입으라는 게 KT 지침이다.

KT가 27일 각 지사에 내려보낸 본사 공지사항 ‘근무복장 지침 개정’ 공문에는 이 같은 복장통제가 여럿 있다. KT는 “창의적 사고 자극, 사고 유연성 진작, 업무효율성 증대, 에너지 절약”을 목적으로 KT 직원으로서 품위 유지가 가능한 선에서 자율적 복장을 착용하라고 지시했다. 목표는 “1등 KT 기반 조성”이다.

▲ KT 본사가 최근 각 지사에 내려보낸 복장 지침.

권장사항을 보면 상의는 ‘옷깃(collar)이 있는 셔츠’(타이 착용은 자율), 하의는 ‘정장바지 또는 면바지/단정한 치마 또는 원피스’다. 금지복장은 민소매 등 노출이 심한 복장, 옷깃이 없는 상의, 뒤쪽 끈이 없는 샌들 등이다. 이밖에도 KT는 CS직, 영업직 등 고객 상대 직군에 지정 유니폼 또는 정장을 입을 것을 요청했다.

이를 두고 KT 한 관계자는 “실적 압박과 동시에 복장을 통제하는 게 황창규 회장의 혁신”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황 회장 취임 뒤 직원들의 혁신 열망은 대량해고를 거치며 완전 사라졌다”며 “결국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직원들을 통제하고 실적을 할당하는 방식만 남았다. 이석채 전 회장과 아무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KT 지사에서는 직원들에게 결의문을 작성할 것을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결의문에는 “1등 DNA와 열정으로 끊임없이 고객과 시장을 확장해 목표를 필달한다” 등의 구호가 있다. KT 관계자는 “영업압박을 받고 있는 현장에서는 이 결의문을 ‘자뻑’ 결의문으로 부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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