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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노-통진당' 끼워 맞추며 '종북' 프레임 꺼내든 조중동조선일보의 미심쩍은 사진 배치...보수 표준 시각 자극하나
한윤형 김민하 기자 | 승인 2014.05.26 10:59

새정치민주연합이 경남도지사 선거에서 통합진보당 후보와 단일화 할 것이냐의 문제를 두고 당내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김경수 새정치민주연합 경남도지사 후보가 “야권 통합으로 출범한 당이 왜 야권 연대를 반대하느냐”며 ‘통진당과의 연대와 후보 단일화는 안 된다’는 당의 공식 방침에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문제에 문재인 의원이 23일 “당 대 당 연대는 곤란하지만 지역에서 후보들 간 단일화는 반대하지 않는다”라며 김경수 후보를 지원하는 발언을 하는 등 이 문제는 당 지도부와 친노 세력의 갈등으로까지 여겨지는 상황이다. 

보수언론들은 대체로 새정치민주연합 측의 잡음을 보도하면서 통합진보당의 배제를 종용하고 있다. 특히 <동아일보>는 <문재인 선대위원장이 통진당과 단일화 지원해도 되나>란 제목의 사설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측의 처신을 비판했다. 
 
<동아일보> 사설은 “새정치연합의 전신인 옛 민주당은 2012년 총선과 2010년 지방선거에서 승리에 집착한 나머지 당의 정체성은 무시한 채 통진당과 ‘묻지 마 연대’를 맺었다. 그 결과 통진당의 종북(從北) 성향에 대한 국민의 경계심이 희석되면서 통진당 인사들이 대거 국회와 지방자치단체 및 그 산하기관에 진출할 수 있었다”라면서 새정치민주연합과 통합진보당 측의 그간의 연대를 비판했다. 
 
   
▲ 26일자 동아일보 4면 기사
 
<동아일보> 사설은 “통진당이 어떤 정당인지는 내란음모 등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이석기 의원의 경우와,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 심판이 청구돼 심리가 진행 중인 사실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라고 단정하면서, “옛 민주당은 통진당과의 연대로 ‘종북 숙주 정당’이란 비판까지 받았다. 이런 정당 후보와의 연대에 문 의원이 사실상 찬성한 것은 ‘닥치고 승리’를 위해서인가, 아니면 통진당과 정체성이 같아서인가”라고 까지 지적했다. 
 
<동아일보> 사설의 주장은 통합진보당이나 그들과의 선거연대를 바라보는 보수정당의 표준적인 시선을 보여준다. 새정치민주연합이 통합진보당과의 선거연대를 거부하더라도, 그 주장의 근거는 <동아일보> 사설의 수준을 넘어서야 한다. 말하자면 새정치민주연합은 당론을 정함에 있어 그 당론에 담겨 있는 가치와 원칙을 분명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통합진보당과의 연대를 당론으로 배격한 것은 합당한 판단일 수 있지만, 지금까지는 ‘국민이 원하지 않는’ 연대를 하지 않겠다는 수준 이상의 설명이 제시되지 않았다. 이래 가지고서야 통합진보당을 해산하기를 욕망하는 보수정권 및 언론의 태도와 분간이 안 가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새정치민주연합은 통합진보당의 해산이나 의원 제명에는 반대하면서도, 통합진보당이 추구하는 일부 정책 노선이 자신들과 현저하게 다르기 때문에 연대를 할 수 없다는 식의 논리를 유권자들에게 제시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보수언론들의 시선은 비슷했지만 <조선일보>의 경우 한발 더 나아갔다. <조선일보>는 4면의 한 기사에 <野 암묵적 단일화, 수도권으로 확산되나>라는 제목을 달았다. <조선일보>의 해당 기사는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의 '통합진보당과의 단일화 불가' 방침 이후 영남과 수도권에서 명시적으로 추진되던 후보 단일화 움직임은 대부분 사라졌다. 하지만 암묵적 단일화 논의는 곳곳에서 진행 중이다. 특히 합의에 따른 단일화가 아닌 '사퇴' 형식의 단일화가 영남은 물론이고 접전 지역인 수도권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기사에 나오는 수도권의 사례는 지난 21일 통진당 정형주 성남시장 후보가 후보직을 사퇴했다는 것밖에 없다. <조선일보> 기사는 "새누리당의 지방자치 집권을 막기 위해 고심을 거듭한 끝에 대의를 위해 최선의 방법을 선택했다"는 정 후보의 사퇴 변을 소개했다. 
 
   
▲ 26일자 조선일보 4면 기사
 
진보정당의 상황을 아는 한 관계자는 “경남에는 특수성이 있다. 통합진보당 세력이 노동조합이나 농민 단체 등 대중운동 단체를 장악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현실적으로나 명분적으로나 대중운동 단체까지 배제하기가 어려워 그들과 연대를 해야 할 필요성이 생기게 된다”라고 설명한다. 그 관계자는 “수도권은 전혀 사정이 다르고 통합진보당 후보가 ‘알아서 죽어주는’ 상황인데 이를 엮은 것은 무리하다”라고 설명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한 내부 관계자도 “솔직히 저쪽(통합진보당)에서 사퇴하는 것까지 뭐라고 하면 말이 되는가.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든 무조건 ‘종북’이랑 얽어맬 생각인 것 같다”라고 푸념했다. 
 
‘암묵적 단일화’라는 규정은 마치 후보직 사퇴까지 단일화의 범주에 들어가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착시현상을 일으킨다. 하지만 수도권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통합진보당 측 인사들의 당선을 위해 노력한다는 증거나 정황은 전혀 없다. 통합진보당 후보가 ‘새누리당이 싫어서’ 사퇴한다고 한들 그게 새누리당이나 새정치민주연합의 정체성을 규정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2013년 11월 열린 '정부의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청구 긴급토론회' 당시 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북측의 주장과 동일한 말을 하면 친북으로 볼 수 있다는 논리에 대해 “김일성이나 북한이 사용했기 때문에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사상이나 정치적 견해를 금지할 수 있다고 말한다면, 북한의 주장을 반대로 하는 게 헌법이고 우리 헌법은 휴지조각에 불과하다는 황당한 결론이 가능한 논리가 된다”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는 영화 <변호인>에서 나온 (실제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부림사건 재판에서 말한) "알리하고 포먼하고 권투 시합을 하는데 김일성이 알리 편을 들었을 때 피고인도 알리 편을 들었다면 그것도 이적 행위냐"라는 일침이 성립하는 상황이다. 
 
잠깐만 알아봐도 경남과 수도권의 상황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볼 때, <조선일보>의 기사가 무지에서 나온 혼동이라고 믿기는 어렵다. 다른 보수언론들도 새정치민주연합에게 통합진보당의 배제를 종용하고 그 말을 듣지 않으면 비판하겠지만, <조선일보>는 한술 더 떠 야권이 어찌 행동하든 그들에게 ‘종북’의 향기를 덧씌울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조선일보>가 통합진보당과의 선거연대를 둘러싸고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김한길,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 간의 갈등설을 보도하면서 배치한 사진의 구도가 의미심장하다.

   
▲ 조선일보 4면에 배치된 관련 사진.

<조선일보>는 4면 이와 관련한 기사를 내면서 지난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5주기 추도식 관련 사진을 바로 옆에 배치했다. 해당 사진에서 문재인 의원은 안철수, 김한길 공동대표 사이에 서있으며 찡그린 표정으로 안철수 공동대표 측을 응시하고 있다.

<조선일보>의 이와 같은 사진 배치는 경남지사 선거와 관련해 김경수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와 강병기 통합진보당 후보 간의 선거연대를 문재인 의원이 지지하고 있으나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 측은 기존의 ‘연대불가’ 입장을 반복 확인하면서 당내 갈등이 일어나고 있다는 맥락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 같은 상황을 보도한 타 매체의 사진 배치. 위쪽부터 24일자 동아일보, 24일자 중앙일보, 24일자 서울신문, 24일자 한겨레.

하지만 24일 같은 행사를 보도한 다른 언론의 사진 배치를 보면 <조선일보>가 배치한 사진과는 인물들이 서있는 구도가 다르다. 이에 <미디어스>가 현장에서 진행된 행사의 전체 동영상을 확인해 본 결과 <조선일보>에 배치된 사진과 같은 구도로 세 인물이 서있는 사진이 찍히는 경우는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가 참배를 위해 본래 위치를 이탈해 앞으로 걸어 나오는 순간을 잡는 것 이외에는 없다고 판단된다. 물론, 이 순간에도 조선일보의 사진과 같이 세 인물이 촘촘하게 서있진 않다. 어쨌든, 세심한 노력이 돋보이는 사진 배치인 셈이다.

 

한윤형 김민하 기자  a_hrima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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