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의 뉴스 화제는 하루만에 <KBS>에서 청와대로 보직을 옮긴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었다. 포탈사이트에서 <조선일보>만을 한정하여 ‘민경욱’이란 키워드로 검색을 해도 수십 건의 기사가 뜬다.

기사 내용들은, 전형적으로 ‘웹의 실시간 반응’을 기존의 기사에 덧대어 ‘검색어’가 포함된 기사를 재생산하는 방식이다. ‘청와대 새 대변인 내정’에서 ‘민경욱의 변’, 네티즌들의 긍정반응이 각각 독립된 기사로 나온다.
이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인터넷을 사용하는 제법 정치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알고 있다. <KBS>에서 민경욱 대변인을 겪었던 최경영 뉴스타파 기자의 비꼼이 담긴 축하, 진중권의 ‘미국 간첩’ 발언, 이에 대해 민경욱의 반응. <KBS> 윤리강령 위반 논란 등이다. 이러한 ‘웹의 실시간 반응’도 단지 <조선닷컴>의 기사만으로도 모두 파악할 수 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의 임명과 그에 의해 파생된 논란을 다룬 기사만도 만 하루 동안 이십 여건이 생산되었기 때문이다.
▲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조선일보'에 한정해서 '민경욱'을 검색했을 때 나오는 화면의 일부 캡쳐 사진
그러나 정작 <조선일보>의 지면에서는 ‘논란’은 찾아볼 수 없다. <조선닷컴>의 초기 서너 개의 기사에서나 나오던 청와대와 민경욱의 입장만 간략히 정리된 기사가 있을 뿐이다.
이런 사정은 비단 <조선일보>만의 것이 아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 임명 논란’을 종이신문 기사에 자그마하게라도 담은 언론은 <중앙일보> 정도였기 때문이다. 세대별 정보소비 패턴이 차이가 나는 시대에, 보수언론의 ‘웹 장사’와 ‘지면 편집’의 격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 5일자 조선일보 6면 기사
이는 분명히 비윤리적인 일이라고 비판할 수 있는 사안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온라인에서의 비분강개가 ‘48 vs 52’의 여론지형을 바꾸는데 얼마나 기여하는지도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공중파방송은 장악되고 보수적 신문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분할통치’하고 종편은 미쳐 날뛰는 시대에 보수정권의 비판자들과 언론운동가들은 무엇을 비판하고 타격해야 하는지 고민이 깊어지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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