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안철수 의원을 중심으로 기존 정당들의 한계를 넘어서려는 정치세력화를 추진 중인 새정치신당 측은 그간 ‘야권연대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설 연휴를 지나면서 미묘한 기류의 변화가 감지된다.

윤여준 새정치추진위원회 의장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과의 오찬에서 “우리로서도 야권연대는 딜레마”라고 발언하면서 여론의 향방에 따라 야권연대가 가능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무턱대고 승리를 목적으로 하는 야권연대는 새정치신당으로서 ‘자살행위’에 해당하지만, 국민여론의 상당수가 연대를 원한다면 이에 편승할 수도 있댜는 의미다.
새정치신당 측에서 안철수 의원과 함께 유이한 국회의원인 무소속 송호창 의원 역시 3일 아침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상황이 바뀌는 것과 아무 상관없이 그냥 나홀로 가겠다는 것은 사실 좀 현실적인 감각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윤여준 의장의 발언을 “아주 원론적이고 당연한 얘기”라고 평하던 상황에서 나온 얘기였다.
▲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3일 서울 여의도 신동해빌딩 사무실에서 열린 '새정치추진위원회' 회의에서 "민생은 초당적으로 협력하고 정치 혁신은 치열하게 경쟁하자"라고 여야 정치권에 제안하고 있다. 오른쪽 부터 김효석 공동위원장, 윤영관 정책 네트워크 내일 이사장, 안 의원, 윤여준 의장, 박호군 공동위원장. (연합뉴스)
이에 대해서 선거가 다가올수록 새정치신당 측의 입장이 현실화되어 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시선이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애초에 새정치신당 측의 입장이 이 정도 쯤으로 정리될 상황이었다는 분석도 있다. 한 정치부기자는 “윤여준 발언에서도 드러나듯이 새정치신당 입장에서 야권연대는 받아들여도 문제고 받아들이지 않아도 문제”라고 평했다. 그는 “처음에는 선명성을 강조하다가 여론이 단일화로 돌아섰을 때 후보를 내기 어려운 지역구에서 ‘양보’를 했다고 선언하는 게 새정치신당 측에 유리한 전략일 것”이라 예측했다.
한편 민주당 역시 말로는 ‘야권연대’를 말하지만 이를 위한 구체적인 접촉은 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새정치신당의 상황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민주당이 처음부터 연대하지 않으면 다 죽는다고 징징거리기만 했지 이쪽(새정치신당)에 전화 한 통 걸어온 적이 없는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도 당시 진보신당의 노회찬 서울시장 후보가 완주하였을 때, 민주당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의 낙마에 실망한 지지자들이 노 후보를 비난하자 노 후보는 선거 이후 “민주당에서 (단일화하라, 사퇴하라) 언론에 말만 했지 우리에게 전화 한 통 걸어온 적이 없다”라고 불만을 표한 바 있다. 민주당 상황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민주당 입장에서야 야권의 ‘맏형’으로서의 ‘지대’만 추구하면 될 뿐이다. 아무리 불만을 터트리더라도 결국엔 민주당으로 돌아오게 될 거라는 막연한 믿음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른 정치부 기자는 “현재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너무 높다”면서 “결국 새누리당 후보가 정해지면 서울을 포함한 모든 선거가 박빙으로 흘러갈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그는 “결국 민주당이든 ‘안신당’이든 그때가 되면 야권연대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라면서 “하지만 그 경우에도 ‘안신당’의 입장이 있기 때문에 그 이름은 ‘야권연대’가 되지 않을 것이며 뭔가 새로운 작명이 필요할 것이다”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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