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자 12면에서 <한겨레>는 나경원 전 새누리당 의원이 회장을 맡고 있는 한국스페셜올림픽위원회(스페셜위원회)가 나 회장의 지인 자녀를 부정 채용하고, 나 회장의 저서를 위원회 자금으로 구입해 배포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 3일자 한겨레 12면 기사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스페셜위원회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사단법인으로 올 1월 현재 1만8000여명의 선수가 소속된 지적·자폐성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비영리 국제 생활스포츠 단체다. 나경원 전 의원은 장애인 자녀를 키운 부모로서 장애인 문제에 관심이 많다고 알려져 있으며 2013년 평창에서 열린 스페셜올림픽 조직위원장을 지냈고 스폐셜올림픽위원회에선 이사를 거쳐 2011년 5월부터 회장직을 맡고 있다. 스페셜올림픽은 페럴림픽과는 달리 선수 출신 장애인이 아닌 생활스포츠인들의 올림픽이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스페셜위원회는 지난해 11월 한 달 정도의 공채 절차를 거쳐 국제업무 분야 최종 합격자로 ㅅ(29)씨를 선발했지만, <한겨레>가 입수한 스페셜위원회 국제업무 분야 인력 공채 현황에서 ㅅ씨는 애초 28명이 지원한 공채 지원자 명단과 3명이 남은 최종면접 대상자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ㅅ씨의 아버지(65)는 나 회장 및 나 회장의 남편인 김재호(51)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와 서울대 법대 동문인 판사 출신 변호사라고 한다.
▲ 1월 9일자 한겨레 12면 기사
나경원 전 의원은 이에 대해 "연봉도 얼마 되지 않는 엔지오(NGO)에 외국 명문대 석사까지 마친 사람이 입사해 열심히 일해주고 있는 것을 되레 고마워하고 있다"고 해명했다고 <한겨레>는 보도한다. 절차적 정당성의 문제에 대한 관점이 전혀 없는 것처럼 보였다는 후문이다. <한겨레>는 그 외에도 스페셜위원회가 나경원 회장의 저서를 위원회 예산으로 500권 구입하고, 나 회장 취임 후 이전에는 없던 임원 활동비(월 300만원)와 차량 유지비(월 100만원)을 신설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한겨레>는 해당 기사를 온라인에서는 아침에 송고했다. 일간지의 대부분의 기사는 전날 저녁에 온라인에 풀리지만, 이와 같은 단독기사의 경우 타사가 곧바로 지면에 반영하는 것을 막기 위해 아침에 올리곤 한다. 실제로 이 기사는 관심의 대상이 되어 타 언론사에서도 온라인 기사에 반영했지만 지면에 보도된 것은 <한겨레>가 유일하다. 이른바 ‘(온라인에서의) 단독 기사 송고 타이밍’인 셈이다.
재미있는 것은 얼마전 ‘변리바바와 600인의 도적’이라는 패러디를 낳은 ‘변희재 고기값 미지불’ 보도(2014년 1월 9일) 역시 이 ‘단독 기사 송고 타이밍’에 나왔다는 것이다. <한겨레> 사정을 잘 아는 한 내부 관계자는 “당시 <한겨레> 내부에서도 기자들이 ‘뭘 이런 정도 기사를 단독 타이밍에 내느냐’라고 웃기도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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