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28일 서울 노원구 홍파복지원에서 열린 토크콘서트 '어르신이 편한도시, 노원만들기'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칭)새정치신당은 지금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오늘 2월 17일에 창당발기인 대회를 하고 ‘3월 창당’을 현실화할 것을 결의했다. 명백하게 6월 지방선거에 대응하기 위한 정치적 행동인데, 아직 출마자가 명확하지 않다.

물론 이는 새누리당과 민주당도 마찬가지지만 이미 당적 시스템에 있는 그들과 새정치신당은 입장이 다르다. 새정치신당은 조직의 부족함을 인물로 돌파해야 하는 입장인데 인물군이 확정되지 않았다 보니 유권자로서 그 실체를 가늠할 수 없다. ‘대안’으로 삼을 만한 것 같기도 하고 실체가 전혀 없는 ‘허당’인 것도 같다. 이에 <미디어스>는 안철수 측의 영입 물망으로 거론되는 이들의 영입 가능성과 출마 지역, 경쟁력을 간단히 짚어 보면서 새정치신당의 실체를 예측해 보고자 한다.
장하성_ 서울? 광주?
2013년 6월 <시사in> 300호에 실렸던 여론조사에서 ‘정책네트워크 내일’ 장하성 소장은 53.2% 지지율로 현 시장인 민주당 강운태 후보(26.5%)를 압도하고 있었다. 하지만 호남에서의 ‘안철수 신당’의 ‘좋았던 시절’은 이미 지나가 버린 듯하다. 최근 복수의 여론조사에서는 장하성과 윤장현 등 새정치신당의 후보가 이용섭과 강운태 등 민주당의 후보들에게 접전이거나 밀리는 모습조차 보인다.
▲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2013년 8월 28일 자신의 싱크탱크격인 '정책네트워크 내일'과 함께 '지방자치 정착 재정분권 확대, 어떻게 이룰 것인가'를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서 장하성 소장, 박기춘 민주당 사무총장등과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장하성 소장은 다자구도에서 민주당 후보들에게 크게 밀린다. 이는 인지도의 문제로 풀이된다. 민주당 후보와 새정치신당 후보와의 양자대결 구도에서는 상황이 훨씬 나아진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여론조사마다 엎치락 뒤치락 하는 혼전으로, 민심의 향방을 예측하기 어렵다. 반년 전에 비해 호남의 ‘안철수 신당’에 대한 호의가 상당히 줄어들었다는 사실만을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광주의 장하성’을 더는 상상하기 어렵게 되었다는 것도 큰 문제다. 광주지역의 실무가 윤장현 위원장에게 넘어가 버렸다는 관측이 있다. 양자대결 경쟁력에서 장하성 소장이 윤장현 위원장을 다소 앞서는 여론조사도 있으나, 이 경우에도 두 사람이 함께 ‘강운태에겐 우세이나 이용섭에겐 열세’라는 결과라 큰 의미는 없다. 민주당 측에서도 강운태 현 시장과 이용섭 의원 중 누가 더 경쟁력이 있는지는 여론조사마다 다르다. 전반적으로 볼 때 장하성 소장의 광주시장 후보로의 영입 가능성은 10%, 출전시 당선 가능성은 50% 정도라고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다. 조합하면 5% 정도의 승리 기여 가능성이다.
그렇다면 장하성 소장의 서울시장 출마의 가능성과 경쟁력은 얼마나 될까? 광주시장과는 달리 이는 새정치신당 측에선 요구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이번에는 장하성 소장 측에서 부담이 되는 상황이 된다. 정치권 입문의 통로로 생각할 때 당선가능성이 높지 않을 뿐 아니라 야권에서 호의적 평가를 받는 박원순 시장 낙선에 대한 부담도 생기기 때문이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장하성 소장에게서 나름의 경쟁력을 보고 서울시장 후보로 영입하려 노력하고 있다는 관측이 있는 반면, 과거의 출마 제안을 장하성 소장이 거부한 상황에서 두 사람의 관계가 다소 멀어졌다는 시선도 있다.
그렇다면 앞서 와는 다른 이유로, 장하성 소장의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은 10%, 이 경우 선거는 다자구도로 전개될 수밖에 없겠기에 당선가능성은 제 아무리 높이 본다 한들 30% 정도라고 평할 수 있을 것이다. 승리 기여 가능성은 따지기가 민망하나 이 경우 3%로 계산된다. 새정치신당이 장하성보다 더 좋은 카드로 3자구도에서 완주할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 서울시장 선거 역시 후보를 찾아 완주하겠다는 그들의 의사를 그대로 받아들여 다자구도에서의 완주 가능성을 50%로 본다면 장하성이 아닌 후보가 나올 가능성은 40%가 되고 이 후보의 당선가능성을 조금 높게 쳐서 20%로 본다면 당선가능성은 8%가 된다. 장하성의 확률 3%와 나머지 확률 8%를 합해서 11%, 이 정도가 새정치신당이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될 것이다.
결국 ‘장하성 카드’는 새정치신당 입장에선 한때 다용도로 활용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애매해진 카드라는 결론이 나온다.
김상곤_ 경기도
최근 새정치신당이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의 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나왔다. 새정치신당 측이 경기도지사 선거에 개입한다면 ‘김상곤 카드’만한 대안이 없기 때문에 당연한 예측이었다.
그러나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교육감 3선을 포기하고 경기도지사 선거로 선회할 가능성은 예상 외로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을 최근에 만나본 복수의 관계자들에 의하면, 김상곤 교육감은 교육감 선거에 다시 도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22일 수원 장안구 조원동 경기도교육청 회의실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사 교과서 파동에 관해 언급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관계자는 “교육감님은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와 교육감 선거 간에 ‘러닝메이트’제가 시행될 경우 경기도지사 도전도 고려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현실적으로 그리 되기 어렵기 때문에 경기도 교육청에서 벌인 일들을 스스로 마무리 짓고자 하는 생각이 크다”라고 전했다. 또 새정치신당의 한 관계자 역시 “현실적으로 영입이 쉽지만은 않다”며 이러한 관측에 대해 일부 시인했다.
김상곤 교육감이 경기도지사 여론조사에서 검증된 적이 없다는 것도 이 카드의 효용을 평가하기 어렵게 만드는 부분이다. 도민에게 호감이 있을 수는 있으나 어느 정도 파괴력을 보여줄는지 알 수 없다. ‘당선용 카드’라기 보단 민주당에 대한 ‘어깃장용 카드’가 될 수가 많기 때문에 김상곤 교육감의 결단이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반전이 일어날 수도 있다. 김상곤 교육감이 새정치신당 소속으로 3자구도에서 승리할 수 있는 여론조사가 하나 둘씩 나오게 될 경우다. 김상곤 교육감은 대단히 심지가 굳은 사람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 경우 새정치신당의 ‘구애’가 의외의 결실을 맺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반적으로 볼 때 출마 가능성은 5%, 이 경우 당선 가능성은 30% 정도라고 평할 수 있을 것이다. 조합하면 승리 기여 가능성이 1.5% 정도다. 김상곤이 아닌 후보로 새정치신당이 경기도지사 선거에 의미있게 개입할 수 있는 가능성은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수준이므로, 이 승리 기여 가능성은 그대로 새정치신당의 경기도지사 선거에서의 승리 가능성이 될 것이다.
오거돈_ 부산
결론부터 말하면 현 시점에서 출마 가능성과 당선 가능성 양쪽 측면에서 새정치신당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카드다. 들쭉날쭉한 여론조사 결과 때문에 동전 던지기의 확률처럼 새정치신당에서의 출마 가능성도 50%, 당선 가능성도 50%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인물이다.
▲ 2009년 오거돈 당시 한국해양대 총장이 해사대학 학생들의 한마당 잔치에 예고없이 나타나 `부산갈매기'를 열창하고 있다. 오 총장은 성악가 못지 않은 실력으로 부산 노래를 불러 학생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오거돈 전 장관은 일단 언론 인터뷰에서 무소속 시민후보로의 출마의사를 밝히긴 했지만, 이것이 승리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것임을 분명히 했다. 즉 새정치신당으로의 출마가 무소속으로의 출마보다 유리할 경우엔 입당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새정치신당으로 출마하든 무소속으로 출마하든 똑같이 당선될 것처럼 보인다고 해도 합류가 가능할 거라고 판단할 수 있다. 물론 여론조사가 반대의 흐름을 보여줄 경우 오거돈 전 장관은 현재의 입장을 고수하게 된다. 그래서 50%다.
당선 가능성 역시 그렇다. 어느 조사에선 크게 승리하는 것으로, 어느 조사에선 크게 패배하는 것으로 나오기 때문에 절반이라고 상정할 수밖에 없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부산에선 (야권 후보가) ‘바람’까지 일으키는 것은 가능하지만 당선까지 되는 것은 지극히 어렵다”고 진단한다.
‘바람’에 그칠 경우에는 어떻게 될까. 일반적인 정당 조직에서라면 이런 경우 기초자치단체장 선거, 즉 이 경우에는 부산의 각 구청장 선거에서 일부 승리하면서 그 ‘바람’의 과실을 획득하게 된다. 하지만 새정치신당이 이렇게 기민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해선 단정할 수 없다. 기초자치단체장에도 적당한 후보군이 필요할뿐더러, 오거돈 전 장관의 협력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비록 새정치신당 입장에서 가장 매력적인 카드이긴 하지만, 오거돈 역시 새정치신당의 착근에 확실히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도 25%의 승리 기여 가능성을 가진 좋은 카드다. 역시 오거돈 이외의 후보로 새정치신당이 부산시장 선거에 의미있게 기여할 가능성이 없다 시피 하므로, 이 25%의 확률을 그대로 새정치신당의 부산시장 선거 가능성으로 생각해 보자.
윤장현_ 광주
광주 지역의 시민활동가 출신으로 현재 새정치 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윤장현은 이 인물군에서도 출마 가능성이 가장 높다. 일단 현재로서는 새정치신당의 가장 유력한 광주시장 선거 주자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새정치신당이 더 확실한 카드를 확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래서 출마가능성은 70% 정도로 평가된다.
당선가능성은 여론조사가 들쭉날쭉하기 때문에 50% 정도로 평가할 수 있다. 이 경우 35%의 승리 기여 가능성이 있다.
▲ 새정치추진위원회 윤장현 위원장이 19일 오후 광주를 찾아 서구 광천종합버스터미널 유·스퀘어 광장에서 열린 국민과의 대화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이 확률은 윤장현이란 인물의 탁월함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호남에서도 광주가 새정치신당에 가장 호감을 가지고 있는 지역이라는 특수성에서 나오는 것인지라, 새정치신당의 입장에선 최대한 확률을 높이기 위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 만약 광주에서 패배할 경우 새정치신당은 지방선거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에서 한군데도 건지지 못하고 ‘찻잔 속의 태풍’으로 소멸 수순으로 들어갈 수도 있다. 이러한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는지 새정치신당의 한 관계자는 “광주도 매우 어렵고, 전력을 기울여야 할 곳”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정계에서는 "누구를 영입하면 필승"이란 식의 추측이 난무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런 추론에서 광주시장 선거에서의 새정치신당의 승리 가능성은 어떻게 될까. 이 계산에서 장하성과 윤장현 후보의 출마가능성을 합하면 80%이며, 이들의 승리가능성은 절반으로 계산했으니 일단 40%가 있다. 나머지 20%의 확률을 새정치신당이 두 사람보다 더 승리가능성이 괜찮은 후보를 영입했을 가능성으로 어림잡아 보자. 그렇더라도 민주당이 광주시장 선거에서 호락호락하게 물러서지는 않을 것이므로 60%의 승리가능성을 배정하면 12%가 된다. 이렇게 볼 때에 광주시장 선거에서의 새정치신당의 승리가능성은 52%가 된다.
김효석_ 전남
김효석 전 의원은 지난 회기 민주당 의원일 때부터 안철수 의원 측과 접촉이 있었다. 지난 총선 강서을에서 승리했더라면 지금쯤 민주당을 탈당하여 안철수·송호창 의원과 함께 새정치신당에 합류했을 가능성도 높은 사람이다.
▲ 안철수 의원(왼쪽)과 김효석 공동위원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신동해빌딩에서 열린 새정치추진위원회 회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전남 지역 3선 의원임에도 불구하고 김효석 전 의원의 경쟁력은 의외로 크게 높지 않다는 평가다. 정계에선 의원 시절 주로 중앙정치에 신경을 쓴 이라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박지원 의원이 전남도지사 선거 여론조사에서 새정치신당 측이 앞설 경우 의원직을 사퇴하고 전남도지사 경선에 참여하겠다고 선언한 것도 큰 부담 요인이다. 김효석 전 의원의 경쟁력이 문제가 아니라, 민주당이 사력을 다해 이 지역을 사수하려고 하는 형국이다.
이변이 없는 한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새정치신당에서의 출마가능성은 80% 정도가 되겠지만, 승리 가능성은 냉정하게 볼 때 20% 정도로밖에 평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경우 ‘김효석 카드’의 새정치신당에의 승리기여 가능성은 16% 정도가 된다. 김효석 전 의원이 출마하지 않을 경우 새정치신당의 전남도지사 선거의 개입은 무척 어려워질 것이므로 이 확률은 그대로 새정치신당의 전남도지사 선거에서의 승리 확률이 될 것이다.
또 아직 인물군이 확보되지는 못했지만 전북도지사 선거 얘기도 할 수밖에 없다. 이 지역의 새정치신당 주자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전북도지사 선거의 경우 민주당 주자의 인지도도 그리 높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 지역 선거에서 새정치신당의 승리 가능성을 25% 정도라고 추정해볼 수도 있다.
총평
모든 게 확실하지 않다. 영입도 확실하지 않은데 경쟁력도 미지수라는 게 현재의 상황일 것이다. 그러나 하나의 희망이 있다면, 상황이 그렇기에 여론은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신당이 단 한군데의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에서라도 승리를 거둔다면 ‘소기의 성과’ 내지는 ‘사실상 승리’로 표현할 것이라는 것이다. 그것은 민주당에겐 ‘사실상 패배’의 상황에 처하는 것이나 진배없다. 그런데 비록 이 기사에서 적어본 확률이 '가정'이라 해도 무방할 만큼 취약한 근거에 기반해 있다 하더라도, 새정치신당에 어느 정도 상황에 놓여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이 확률로라도 계산을 해본다면 상당히 희망적인 결과가 나온다. 이 기사에서 적은 여섯군데 자치단체장 선거가 새정치신당의 개입이 가능하다는 전제 하에 계산하면, 이들 모두가 낙선할 가능성은 18.6% 정도다. 뒤집어 보면 새정치신당이 최소한의 성과를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은 81.4% 정도다.
새정치신당이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에서 두 군데 이상의 지역구에서 승리를 거둔다면 민주당 입장에선 훨씬 더 절망적이다. 박지원 의원의 발언도 그 점을 염두에 두고 있다. 새정치신당이 두 군데 이상서 승리를 거둘 수 있는 가능성을 구하려면 모두가 낙선할 가능성과 6개 선거구 중 딱 한 군데에서 승리할 가능성을 구해서 7개 가능성을 더하고 1에서 이 값을 빼면 된다. 이렇게 계산해도 확률은 35.2% 정도가 나온다. 생각보다 높은 수치다.
물론 이것은 가정적 수치로 만들어낸 숫자놀음일 뿐 '민주당'과 '새정치신당'이란 '플레이어'가 향후 어떤 식으로 행동하느냐에 따라서 상황은 크게 변동한다. 각 사건이 독립적이지 않다는 것도 새정치신당 측을 불안하게 하는 요인이다. 한 후보의 출마선언 내지 새정치신당 합류가 다른 후보에게 영향을 미칠 수도 있고, '바람'이 전국적으로 불거나 불지 않거나 할 수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정치신당의 필사적인 돌파와 민주당 측의 필사적인 방어가 어떤 결말을 만들어낼지가 향후 야권 재편의 축을 정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이번 6.4 지방선거의 관전포인트일 것이다. 민주당과 새정치신당은 어떠한 길을 나아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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