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직원이 트위터에서 대선 여론조작을 주도한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17일 <뉴스타파>는 43살의 국정원 직원 이모씨가 대선을 앞두고 트위터에서 'nudlenudle'이라는 계정을 사용해 집중적으로 대선 여론조작을 주도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 17일 <뉴스타파> 단독보도

국정원 직원 이모씨는 이 계정을 통해 지속적으로 박근혜 후보를 편들며 북한을 비판하는 등 국내 정치현안을 언급했다. 많을 때는 하루 70건의 멘션을 올렸으며, 이씨의 멘션은 국정원 트위터 그룹에 속한 것으로 추정되는 계정들에 의해 집중적으로 퍼날라졌다.

이씨는 현재 국정원 비정보파트 부서에서 근무하고 있으나, 트위터 활동 당시에는 심리정보국 소속이었다. 국정원이 주도한 것으로 의심됐던 '국정원 트위터 그룹' 10개 가운데 1개 그룹의 실체가 확인된 것이다.

수사기관이 아닌 언론이 인터넷 여론에 개입한 국정원 직원의 신원을 직접 확인한 것은 <뉴스타파>가 처음이다. '오늘의 유머' 사이트 이외의 인터넷 공간에서 국정원 직원의 여론 개입 실체가 드러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뉴스타파>는 "핵심계정의 실제 사용자가 심리정보국 소속 국정원 직원으로 확인됨에 따라 660여개 계정 전체 네트워크도 국정원 작품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렇다면 전체적으로 최소 10명 이상의 국정원 직원이 투입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심리정보국 직원이 70명이었음을 감안할 때 적지않은 숫자"라고 지적했다.

이어, "왜 '원세훈 국정원장 지시 말씀'과 동일한 문구의 글이 트위터에서도 나타났는지, 왜 대선정국이 시작되면서 (이들 계정이) 일제히 활동을 시작했다가 국정원 여직원 사건이 터지면서 모두 계정을 삭제하고 잠적할 수밖에 없었는지, 왜 이들이 한결같이 반정부적인 주장을 종북이라고 하면서 여당 후보를 편들었는지 이 모든 의문을 풀 수 있는 단서가 드러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타파>는 "국정원장 지시사항을 베껴썼던 'taesan4'와 같은 핵심 계정의 경우에는 일베에서 특정 후보를 비방하는 글을 퍼나르기도 했다. 트위터가 익명으로 이용 가능한 곳이라 다른 인터넷 게시판보다 훨씬 노골적으로 대선여론에 개입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검찰이 트위터 수사에 대해 소극적이어선 안 되는 이유"라며 밝혔다.

<뉴스타파>는 "SNS 공간에서 대선여론조작에 개입한 국정원 직원의 실체가 확인된 만큼, 검찰이 국정원의 조직적인 개입 전모를 밝혀내지 못한다면 '축소수사'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주민 민변 변호사는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국정원 직원이 '오늘의 유머' 뿐만 아니라 여러 사이트나 트위터를 이용해서 여론조작을 했다는 게 확실하게 밝혀진 것"이라며 "이런 식으로 조직적으로 움직였다는 것도 국정원 차원에서 전반적으로, 조직적으로 (대선 여론조작에) 개입을 한 게 밝혀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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