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의회에서 "전체주의 세력이 민주주의·인권운동가인 양 위장하고 있다"고 연설했다. 미국 의회에서도 '정파적 세계관'을 드러내며 갈라치기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각) 미국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세계 도처에서 허위 선동과 거짓 정보가 진실과 여론을 왜곡하여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며 "허위 선동과 거짓 정보로 대표되는 반지성주의는 민주주의를 위협할 뿐 아니라 법의 지배마저 흔들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미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미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이들 전체주의 세력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부정하면서도 마치 자신들이 민주주의 운동가, 인권운동가인 양 정체를 숨기고 위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우리는 이런 은폐와 위장에 속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피와 땀으로 지켜온 소중한 민주주의와 법의 지배 시스템이 거짓 위장 세력에 의해 무너지지 않도록 우리 모두 힘을 합쳐 용감하게 싸워야 한다"고 했다.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정파대립적 세계관을 드러낸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28일 김민하 시사평론가는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민주주의를 참칭하면서 민주주의 시스템을 공격하고, 법의 지배를 무력화시키고, 이런 건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극우 포퓰리즘 세력의 양태가 맞다"고 말했다.

김 평론가는 "그들이 민주주의 운동가와 인권운동가를 자칭하는 건 일반적이지 않다"며 "오히려 인권의 어떤 측면들을 공격하면 공격하지, 인권운동가를 자칭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 평론가는 "이런 건 다분히 대통령의 정파적인 세계관, 정파대립적 세계관에서 오는 표현이 아닌가 의심이 든다"며 "이걸 미 상하의원 합동연설에서 고수한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 있다"고 비판했다.

진행자인 최경영 KBS 기자는 "미국의 외교 전문가들, 외교 전문지들, 미국과 영국의 주요 유수지들에서 민주정과 독재정의 대립에 관해서 몇 년 동안 굉장히 얘기를 많이 했다"면서 "(영미가 말하는)전체주의를 상징하는 나라는 중국 또는 러시아다. 그거를 그대로 따온 것 같다"고 말했다.

최 기자는 "민주주의 운동가랄지, 인권운동가인 양 정체를 숨기고 위장한다는 것은, 한국의 뉘앙스를 가지고 얘기했을 수도 있겠다"면서 "미국 사람들이 들었을 때는 트럼프인가? 생각할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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