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방영한 KBS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이하 <남격>),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이하 <런닝맨>)이 정치 상황 풍자와 투표 독려 메시지를 전달하여 화제다.

다가오는 19일 대선을 앞두고, 정치와 선거를 집중 조망한 두 프로그램의 접근법은 비슷하면서도 약간 다르다. 일단 <남격>, <런닝맨> 모두 리더 혹은 왕이 되어 '절대 권력'을 손에 쥔 출연자가 그 순간 폭군이 되어 나머지 멤버들 위에 군림하고자 한다. 리더의 횡포에 참을 수 없었던 출연진들은 지도자 교체를 위한 투표에 나서고, 그 과정에서 권력을 잃은 '전' 지도자는 몰락하게 된다.

하지만 '절대 권력'을 차지하고픈 남자들의 대결을 우스꽝스럽게 그려낸 <남격-절대권력>이 진흙탕 속에 치러진 선거를 통해 지도자 선출의 중요성을 설파한다면, <런닝맨-왕의 전쟁>은 투표를 통해 조직을 잘못 이끈 '왕' 혹은 '지도자'를 바꿀 수 있음을 강조한다.

<남자의 자격>, <런닝맨> 모두 풍자에 친숙한 예능은 아니다. 애초 이 영역의 담당은 MBC<무한도전>, KBS <개그콘서트>의 몫이었다. 그런데 요즘 들어 <개그콘서트>의 풍자 외연이 눈에 띄게 줄어들어 아쉬움을 사고 있다면, 그 빈자리를 케이블 프로그램인 tvN <SNL 코리아-여의도 텔레토비 리턴즈>가 확실히 메워주었다.

<SNL코리아-여의도 텔레토비 리턴즈>가 현재 대선 정국의 풍자에 초점을 맞췄다면, 보편적인 민주주의 법칙을 풀어낸 <런닝맨>은 아예 대놓고 주시청자인 젊은 유권자에게 '투표의 중요성'을 설파한다.

과감한 풍자는 <남자의 자격>의 몫이었다. 지난 16일 <남격-절대 권력> 1편만 놓고 보면, 그동안 내가 알던 <남격>이 맞나 싶을 정도로 과감하고도 날카로운 직구를 날린다. <SNL 코리아-여의도 텔레토비 리턴즈>처럼 현 18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후보 혹은 현직 대통령을 빗댄 설정만 없을 뿐이지, 새 지도자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흑색선전, 근거 없는 폭로성 비방, 허위 공약 등은 '네거티브'만 남은 현 대선 정국을 명확히 그려낸다.

참으로 의미심장하게도, <남자의 자격>이나 <런닝맨>에서 지도자로 선출된 출연진들은 하나같이 당선 전과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준다. 새 지도자에 당선되면 자신을 뽑지 않았던 세력까지 포용하는 '상생의 정치'를 실현하겠다고 약속한 지도자들은 언제 그랬나는 듯이, 자신의 명령에 거역하는 반대 세력 응징에 나선다.

온화해 보이는 후보자의 미소에 반해, 혹은 이해타산에 따라 새 지도자를 선출한 출연자들은 예상치 못한 지도자의 돌변에 바로 땅을 치고 후회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예능에서는 투표를 통해 선출한 지도자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빠른 시일 내에 '정권 교체'를 이룰 수 있지만, 현실에서의 잘못된 투표는 무려 '5년 이상'의 혹독한 시간을 견뎌내야 한다.

선거 전 국민과 했던 약속과 다르게 공약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나쁜 지도자를 끌어내리거나, 혹은 애초 그런 지도자를 왕 자리에 앉히지 않게 하는 딱 한 가지 방법은 오직 선거일 행사하는 '투표' 뿐이다. 그 어느 때보다 투표의 중요성이 피부에 와 닿지만, 정작 공중파 뉴스들이 그 몫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시기. 예능으로서 재미를 잃지 않으면서도, 소중한 한 표를 통한 지도자 선출의 중요성을 예리하게 일깨워준 <남자의 자격>과 <런닝맨>의 개념 찬 투표 독려가 반갑다. 이제 우리 시청자들이 투표 높은 투표율과 후회 없는 소중한 한 표 행사로 화답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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