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SPC 제빵공장 사망 사건' 8일 전 같은 공장에서 '손 끼임' 사건이 발생했다. 더 큰 문제는 SPC그룹이 사고 당한 노동자를 병원으로 이송하지 않았으며 당시 현장에서 사고를 수습하려는 직원들을 질책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한 취재가 시작되자 SPC 홍보팀은 기자들에게 "사고는 사실이지만 후속조치에 대한 이야기는 허위"라고 설명했다. 결국 기자들이 추가 취재에 나설 수밖에 없어 관련 보도가 지연됐다고 한다. 손 끼임 사고가 보도됐더라면 이번 사망 사건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다는 탄식이 취재 기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 17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SPC 계열 SPL 제빵공장에서 지난 15일 소스 배합기계에 끼어 숨진 20대 노동자를 추모하는 추모제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7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SPC 계열 SPL 제빵공장에서 지난 15일 소스 배합기계에 끼어 숨진 20대 노동자를 추모하는 추모제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7일 오후 3시경, SPC 계열 SPL 평택 공장에서 한 하청업체 노동자가 반죽 기계에 손을 끼이는 사건이 발생했다. 벨트에 절반 이상 손이 말려들어가는 사건이으로 약 30분간 기계를 해체해 손을 빼냈다. 당연히 공장 가동은 중단됐다. 

그러나 회사 관계자는 다친 직원을 병원에 보내지 않고 방치한 채 직원들을 불러모아 "누가 기계에 손을 대라고 했느냐"고 언성을 높이며 질책했다. 손을 다친 노동자가 병원에 가고 싶다고 했지만 회사는 보건실로 해당 노동자를 보내 얼음팩을 지급했고 "아웃소싱 직원이 다친 것은 회사에 책임이 없다"고 말했다.

노조가 SNS를 통해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자 기자들은 SPC그룹을 상대로 취재에 나섰다. 그러나 SPC그룹 홍보팀은 복수의 기자들에게 "사고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후속조치 등에 대한 이야기는 노조가 거짓말하는 것"이라고 대응했다.

SPC그룹 홍보팀 해명에 기자들은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추가적인 취재 과정을 거쳐야 했고 보도는 지연됐다. 사고를 당한 노동자는 하청업체 직원이었기 때문에 사고와 당시 후속조치를 언론에 인터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한다. 

추가 취재가 진행되는 사이, 지난 15일 20대 여성노동자가 소스 배합기 기계에 몸이 끼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망사건 후 손 끼임 사고와 SPC그룹의 행태는 해당 노동자의 증언을 통해 알려졌다. 

한 경제지 기자는 "SPC 홍보팀이 있는 그대로 사실을 인정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면 사망사건이 발생하지 않았을 수 있지 않았겠냐"며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미디어스는 SPC 홍보팀에 관련 사실 확인을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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