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국민의힘이 5G 중간요금제 관련 토론회를 열고 통신 3사에 ‘구간별 요금제’ 출시를 압박하고 나섰다. 이날 토론회에서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성일종 정책위원장 등 당 지도부는 통신 3사가 5G 요금제 선택권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정책위원회와 윤두현 의원은 14일 통신 3사의 5G 요금제를 비판하는 내용의 ‘5G 통신요금제 개편-소비자 권익증진 토론회’를 개최했다.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날 토론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권성동 직무대행은 “일반적인 이용자가 쓰는 데이터는 20GB 정도인데, 요금제는 10GB 아니면 100GB로 나뉘어 있다”며 “SK텔레콤이 과기정통부에 제출한 24GB뿐 아니라 30GB, 40GB, 50GB 요금제를 만드는 게 불가능한지 확인해보겠다. 기술적인 난제가 없다면 통신사에 협의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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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일종 정책위의장은 “5G 요금제를 설계할 때 선택의 폭을 넓혀 국민에게 많은 기회를 주자는 것이 이번 토론회의 방점”이라며 “이용자가 사용한 만큼 부담하는 합리적 요금제가 나와야 한다. 선택의 폭이 좁아서 쓰지 않은 데이터에 대한 요금까지 부담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성일종 의장은 “정책위원회와 윤두현 의원이 힘을 합쳐 당정을 통해 이 문제를 거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 강대식·김상훈·김정재·류성걸·유상범·윤재옥·윤창현·이만희·이인선·이주환·전주혜·정우택·주호영·허은아 국민의힘 의원 등이 토론회에 참석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윤두현 의원은 “SK텔레콤이 과기정통부에 제출한 중간요금제 데이터 제공량은 24GB에 불과하다”며 “이는 이용자 평균 사용량에 못 미친다. 이용자가 고가 요금제를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유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중간요금제 개선안이 소비자를 기만하고 우롱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쓰는 만큼 낸다’는 원칙 아래 구간별 요금제 출시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윤두현 의원은 국민의힘이 직접적으로 강제할 방안은 없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시장 가격결정에 개입하겠다는 건 아니다”며 “우리가 끼어들어서 이래라 저래라하는 건 아니다. (구간별 요금제 출시를) 촉구한 뒤 안 된다면 그때 상황에 맞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미래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입법한다, 뭐 한다’고 하는 건 맞지 않다. 지금 어떻게 할 거라는 말을 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윤두현 의원실은 과기정통부 관계자가 토론회에 참석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중간요금제를 심사하고 있는데 왜 토론회를 나가야 하는가’가 과기정통부의 논조”라며 “(통신사를) 압박하려는 의도는 없고, 공론화를 해보자고 과기정통부에 (토론회 참석을) 제안했는데 안 나온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통신요금 다양화와 소비자권익 증진' 긴급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통신요금 다양화와 소비자권익 증진' 긴급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토론회 참가자들은 통신사가 5G 이용자의 요금제 선택권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발제를 맡은 김용재 한국외대 교수는 20GB~30GB대 중간요금제가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면서 “선택권 강화와 소비자 권익증진을 위해서는 100GB 미만에서 다양한 구간의 요금제를 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김용재 교수는 설명에 따르면 영국·독일·캐나다 통신사는 20GB~100GB 구간 요금제를 제공하고 있다. 중국 통신사는 30GB·40GB·60GB·80GB·100GB 등 다양한 요금제를 두고 있다.

김대중 한국소비자원 시장조사국장은 “5G 요금제는 고용량 위주인데, 용량에 따른 세분화가 필요하다. 선택의 폭을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김 국장은 “장애인·노령층 등 소외계층 관련 LTE 요금제는 수십 개인데, 5G 취약계층 관련 요금제는 별로 없다”며 “취약계층 관련 요금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요금제 데이터 단가 차이를 줄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 총장은 “데이터 가격 차이가 있다 보니 이용자는 고가 요금제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며 “요금제를 세분화해 이용자가 쓸 만큼의 요금제에 가입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 출시 예정인 SK텔레콤 중간요금제의 1GB당 가격은 2458원이다. 반면 레귤러 플러스 요금제(월 6만 9000원, 데이터 제공량 110GB)의 1GB당 가격은 627원으로 중간요금제의 4분의 1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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