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MBC 사장과 무용가 J씨의 일본 호텔 투숙 사실을 밝히며 김 사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던 J씨의 남편 우치노 시게루 변호사가 “대한민국 국회나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의 요청이 있다면 김 사장과 J씨에 대해 증언할 수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J씨는 김 사장과 ‘특수한 관계가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앞서 윤관석 민주통합당 의원은 지난 7월2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서 우치노 시게루 변호사가 김재철 사장에게 보낸 편지를 공개한 바 있다. 우치노 시게루 변호사는 해당 편지에서 김 사장과 J씨가 일본 오사카 인근 호텔에 함께 숙박한 내역을 언급하며, 김 사장을 향해 MBC 사장직에 물러날 것을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29일 MBC노조에 따르면 우치노 변호사는 “대한민국 국회나 방문진의 요청이 있다면 지금까지 자신이 밝힌 사실에 대해 충분히 증언할 수 있다”며 김 사장과 J씨의 관계에 대해 증언할 수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또 “지금은 자신이 맡은 소송 사건들의 진행상황 때문에 바로 한국에 가는 건 무리”라면서도 “국회나 방문진 차원에서 조사를 본격화한다면 확인해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MBC노조는 이와 관련해 “우치노 변호사가 증언에 나선다면 김재철과 J씨의 작년 추석연휴 기간 호텔 투숙 건 외에도 일본 변호사법이 규정한 자료 수집권에 기초해 확보해 놓은 미공개 사실들도 추가로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현재 우치노 변호사는 합법적으로 수집한 증거자료에 기초해 김재철 사장과 J씨의 호텔 투숙과 관련 김 사장 쪽에 공개적으로 질의했지만 김 사장이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김재철 사장은 지난 7월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J씨에 대해 “회사의 문화사업 파트너일 뿐이다. J씨는 동경서 유명한 전통 무용가여서 동경 특파원 시절 알게 됐다”며 특수관계 의혹을 정면 부인했다. 김 사장은 또, J씨 남편이 MBC에 서한을 보내 ‘지난해 9월 일본 오사카 인근 호텔 숙박기록에 김 사장과 J씨 이름이 적혀있었다’며 MBC 사장 사퇴를 촉구한 것에 대해서도 “J씨 남편이 기러기남편인데 노조가 찾아가서 자꾸 뭐라고 하니 의처증 비슷한 게 생긴 것 같다. 나도 안타깝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우치노 시게루 변호사는 최근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김재철씨가 (자신의 주장대로) 전통무용에 대해 지원하는 마음이었다고 한다면, MBC 사장이라는 입장을 전제로 해서 사사로운 정을 배제하고 전통무용가에 대해 공평하게 대우할 필요가 있다”며 김 사장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우치노 변호사는 이와 함께 ‘노조의 사주를 받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MBC노조가 최초로 나에게 접촉해온 것은 올 5월14일인 데 비해 내가 최초로 김씨에게 편지를 보낸 것은 3월22일“이라며 “이것만 봐도 내가 노조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