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MBC 사장과 무용가 J씨의 일본 호텔 투숙 사실을 밝히며 김 사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던 J씨의 남편 우치노 시게루 변호사가 “대한민국 국회나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의 요청이 있다면 김 사장과 J씨에 대해 증언할 수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J씨는 김 사장과 ‘특수한 관계가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앞서 윤관석 민주통합당 의원은 지난 7월2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서 우치노 시게루 변호사가 김재철 사장에게 보낸 편지를 공개한 바 있다. 우치노 시게루 변호사는 해당 편지에서 김 사장과 J씨가 일본 오사카 인근 호텔에 함께 숙박한 내역을 언급하며, 김 사장을 향해 MBC 사장직에 물러날 것을 촉구했다.

▲ 민주통합당 윤관석 의원이 7월25일 오후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재우 방문진 이사장에게 김재철 사장이 무용가 J씨와 같은 호텔에 투숙한 증거를 보여주며 질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29일 MBC노조에 따르면 우치노 변호사는 “대한민국 국회나 방문진의 요청이 있다면 지금까지 자신이 밝힌 사실에 대해 충분히 증언할 수 있다”며 김 사장과 J씨의 관계에 대해 증언할 수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또 “지금은 자신이 맡은 소송 사건들의 진행상황 때문에 바로 한국에 가는 건 무리”라면서도 “국회나 방문진 차원에서 조사를 본격화한다면 확인해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MBC노조는 이와 관련해 “우치노 변호사가 증언에 나선다면 김재철과 J씨의 작년 추석연휴 기간 호텔 투숙 건 외에도 일본 변호사법이 규정한 자료 수집권에 기초해 확보해 놓은 미공개 사실들도 추가로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현재 우치노 변호사는 합법적으로 수집한 증거자료에 기초해 김재철 사장과 J씨의 호텔 투숙과 관련 김 사장 쪽에 공개적으로 질의했지만 김 사장이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김재철 MBC 사장 ⓒMBC
앞서 김재철 사장은 지난 7월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J씨에 대해 “회사의 문화사업 파트너일 뿐이다. J씨는 동경서 유명한 전통 무용가여서 동경 특파원 시절 알게 됐다”며 특수관계 의혹을 정면 부인했다. 김 사장은 또, J씨 남편이 MBC에 서한을 보내 ‘지난해 9월 일본 오사카 인근 호텔 숙박기록에 김 사장과 J씨 이름이 적혀있었다’며 MBC 사장 사퇴를 촉구한 것에 대해서도 “J씨 남편이 기러기남편인데 노조가 찾아가서 자꾸 뭐라고 하니 의처증 비슷한 게 생긴 것 같다. 나도 안타깝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우치노 시게루 변호사는 최근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김재철씨가 (자신의 주장대로) 전통무용에 대해 지원하는 마음이었다고 한다면, MBC 사장이라는 입장을 전제로 해서 사사로운 정을 배제하고 전통무용가에 대해 공평하게 대우할 필요가 있다”며 김 사장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우치노 변호사는 이와 함께 ‘노조의 사주를 받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MBC노조가 최초로 나에게 접촉해온 것은 올 5월14일인 데 비해 내가 최초로 김씨에게 편지를 보낸 것은 3월22일“이라며 “이것만 봐도 내가 노조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