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지 <시사저널>이 전문가 1천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KBS가 56.1%의 지목률로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 매체’ 1위로 꼽혔다. 반면, MBC는 30.7%의 지목률로 2위를 얻은 조선일보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시사저널>이 행정 관료, 교수, 언론인, 법조인, 정치인 등 10개 분야 전문가 100명씩 총 1천명을 대상으로 지난 7월18일부터 7월27일까지 ‘2012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전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KBS가 지난해에 이어 올 해에도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 매체’ 1위로 꼽혔다. 이어, 조선일보(45%), MBC(30.7%), 네이버(25.6%), 중앙일보(13.4%), 한겨레(12.6%), 동아일보(10.7%)가 각각 뒤를 이었다.

‘가장 열독하는 언론 매체’ 1위로는 조선일보가 꼽혔다. 조선일보는 지난해에 이어 올 해에도 22.5%의 지목률을 얻어 1위를 기록했으며, 한겨레(21.9%)는 0.6% 포인트라는 근소한 차이로 조선일보에 이어 열독 언론 매체 2위를 차지했다. 이어 네이버(21.2%), KBS(18.6%), 경향신문(15.1%), 다음(13%), MBC·중앙일보(11.1%)가 뒤를 이었다.

언론 신뢰도에 있어서도 KBS는 30.1%로 1위를 차지했다. 신뢰도 2위는 29.1%의 지목률을 보인 한겨레가 차지했으며, 경향신문(19.8%)이 3위를 차지했다. MBC의 경우, 지난해 3위(24.9%)에서 4위(17.2%)로 한 단계 순위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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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김재철 사장 취임 이후 신뢰도·열독률 내리막

이번 조사에서는 MBC의 추락이 눈에 띈다.

MBC는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42%의 지목률을 보이면서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 매체’ 3위를 차지했다. 올해도 30.7%의 지목률로 3위를 차지하긴 했으나, 이는 지난해와 비교해 11.3%포인트나 떨어진 수치다. MBC가 영향력 조사에서 지목률이 30%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07년 31.3% 이후 5년 만이다. 영향력 4위에 오른 네이버와의 격차도 지난해 18.3%포인트 차이에서 5.1%포인트 차이로 줄었다.

더군다나 MBC는 영향력 뿐 아니라 신뢰도나 열독률 조사에서도 갈수록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MBC는 지난 2009년 가장 신뢰하는 언론 매체 부문에서 1위(31.3%)를 차지했으나, 김재철 사장이 취임한 이후에는 2010년 28.4%(1위), 2011년 24.9%(3위), 2012년 17.2%(4위)로 점점 낮아졌다. MBC는 또, ‘가장 열독하는 매체’ 부문에서도 2009년 21.9%의 지목률로 조선일보(22.4%)에 이어 2위를 차지했으나, 3년 만에 11.1% 가까이 떨어졌으며 순위는 7위로 밀려났다.

최경진 대구가톨릭대 언론광고학부 교수는 MBC의 추락에 대해 <시사저널>과 인터뷰에서 “MBC 노·사에 따라 입장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정권에 의해 공정방송이 훼손되었다는 점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각인된 결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정치권이 언론에 대한 간섭을 줄이고 언론 환경이 변화하면 MBC의 위상도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석희 교수,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 꼽혀

한편, 올 해에도 손석희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가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으로 꼽혔다. 손 교수는 지난 2005년 조사가 시작된 이후 8년 연속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으로 꼽혔다.

영향력 있는 언론인 2위는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7.4%)이 차지했으며, 지난해 조사에서는 전혀 순위에 거론되지 않았던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5.4%)가 3위를 차지했다.

이 밖에, 김대중 조선일보 고문은 4위, 김인규 KBS 사장은 5위, 백지연 아나운서와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이 공동 6위,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은 8위, 김주하 MBC 앵커는 9위, 김재철 MBC 사장은 10위로 각각 나타났다. 반면, 지난해 10위권 내에 있었던 조갑제 칼럼니스트,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김재호 동아일보 사장 등은 모두 순위권 밖으로 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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