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경영진이 런던 올림픽 기간 동안 MBC가 저조한 시청률을 보인 것과 관련해 “노동조합의 흑색선전 때문”이라는 이유를 내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노조는 “대꾸할 가치도 없는 헛소리”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지난 13일 열린 MBC 임원회의에서 한 경영진은 “올림픽 시청률이 부진했던 이유는 노조와 민주언론실천위원회 보고서의 흑색선전 때문이다” “외부의 비슷한 해사 행위 사례를 조사해서 징계에 처하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 서울 여의도 MBC 사옥 ⓒMBC
당초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이 발언을 한 인사로 김재철 사장을 지목했으나, 이는 김 사장이 아닌 당시 임원회의에 참석한 한 본부장의 발언인 것으로 드러났다. MBC는 이와 관련해 “임원회의에서 이 발언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사장의 발언은 아니다”라며 “(징계 등에 대해) 검토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이 발언과 관련해, MBC노조는 16일 발행한 특보를 통해 “이 말대로라면 개막식 날 폴매카트니의 공연을 끊어 시청자의 반발을 자초한 일부터, 송대남 선수의 이름을 문대남으로 내보낸 어처구니없는 자막사고에다, 희대의 <뉴스데스크> 조작방송까지 모두 노동조합 탓이란 황당한 결론에 이른다”며 회사 쪽의 주장을 반박했다.

노조 “올림픽 방송 파행, 예고된 참사”

MBC노조는 더 나아가 이번 런던 올림픽 방송이 파행에 이르게 된 배경에 대해 “예고된 참사였다”며 “김재철 사장 쪽은 오로지 파업 노조원들에 대한 보복의 일념에서 올림픽 방송 취재와 제작에 노하우를 가진 숙련된 인력들을 방송 일선에서 배제하고 축출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MBC는 노조의 파업 기간 동안 올림픽 방송에 대비하기 위해 계약직 인력을 상당수 채용했다. MBC는 그러나 파업이 종료된 이후, 노조원으로서 파업에 참여했던 스포츠 제작 PD들을 업무에 복귀시키지 않고 비제작 부서로 전출하는 등 스포츠 중계에 숙련된 인력들을 기존 업무에서 배제해 올림픽 방송을 앞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MBC노조는 이와 관련해 “올림픽 방송 특성상 런던 현지보다 서울 본사에서 하이라이트 영상을 만들고 전송돼 오는 영상을 수신해 편집하고, 관련 자막 등을 다듬고 보완해야할 많은 인력들이 필요했음에도 불구하고 김재철 쪽은 올림픽 소관부서인 스포츠 PD들까지 파업 참여자란 이유 하나만으로 엉뚱한 부서들로 강제 전출시켰다”고 비판했다.

런던 올림픽 기간 내내 MBC의 중계 방송은 거센 비난을 받았다.

지난 7월27일 <뉴스데스크>는 ‘MBC- 구글 올림픽 SNS’ 현장중계 과정에서 “서울의 한 기업체 사무실”이라고 소개하며 현장을 전했지만, 실제 이 사무실은 서울 여의도 MBC사옥 6층의 뉴미디어 뉴스국 사무실로 확인되면서 뉴스 조작 사실이 드러났다.

MBC는 또, 지난 7월28일 올림픽 개막식 도중 폴 매카트니의 공연을 중간에서 끊어 빈축을 샀으며, 같은 날 자유형 400m 예선에 출전한 박태환 선수가 부정출발 판정을 당한 직후에 무리하게 인터뷰를 시도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지난 2일에는 유도에서 금메달을 딴 송대남 선수의 이름을 문대남으로 잘못 표기했으며, 지난 5일 오전에는 원자현 리포트가 런던 올림픽 방송 하이라이트를 소개하던 도중 방송 스태프로 보이는 여성의 머리 뒤통수가 약 2초간 화면에 비춰지기도 했다. 같은 날, 축구 대표팀의 소식을 전하면서 구자철 선수 이름 자막을 이범영 선수로 잘못 내보내기도 했다. 이 밖에도, 런던 현지에서 모자를 쓰고 방송을 진행했던 양승은 아나운서의 경우 올림픽 기간 내내 ‘무리수 패션’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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