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MBC 사장의 법인카드 사용내역과 관련한 MBC 자체 감사에 대해 ‘부실감사’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MBC 구성원들이 방송문화진흥회를 향해 ‘부실감사’의 책임을 물어 임진택 감사를 해임할 것을 촉구했다.

▲ MBC 감사국이 작성한 김재철 사장 법인카드 사용 관련 특별감사 결과 보고서 ⓒ미디어스
앞서 MBC 감사국(감사 임진택)은 김재철 사장 법인카드 사용과 관련해 지난 3월부터 법인카드 사용내역 분석을 시작해 김 사장 본인의 소명을 듣는 등 지난 7월까지 감사를 진행했으나 사실상 ‘문제가 없다’는 쪽으로 결론을 지으면서 김재철 사장의 손을 들어줬다.

감사 보고서는 특히 명품 구입, 특급호텔 이용, 호텔 마사지, 피부 관리, 지역구 관리 등 노조에서 제기한 의혹 대부분에 대해 “노조의 오해에서 기인했다” “무리가 있다”는 등의 입장을 밝히며 김 사장의 해명에 힘을 실어줬다. 또, ‘주말 및 휴일에 법인카드 사용이 집중되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이는 사장의 업무 스타일에 기인하는 것”이라는 결과를 내놨다. 이와 함께, 법인카드 사용내역 조회, 해외 사용내역 조회 등 한계가 있으며, 보고서가 외부에 공개되면 정치적으로 이용될 소지가 있고 회사 안보에 위협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어 한계가 있다고 밝히는 등 스스로 ‘부실감사’임을 인정하기도 했다.

“방문진, 임진택 해임하고 법인카드 의혹 재조사 해야”

이번 MBC 자체 감사와 관련해 MBC 기자회, 미술인협회, 방송경영인협회, 방송기술인협회, 아나운서협회, 영상기자회, 카메라감독협회, PD협회 등 MBC 직능단체들은 8일 공동으로 성명을 내어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를 향해 “이번 부실감사의 책임을 물어 현 임진택 감사를 해임하고, 사장 법인카드 사용과 관련되어 제기된 의혹을 명확히 밝혀내도록 재조사를 실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임진택 MBC 감사 ⓒMBC노조
이들은 먼저, 이번 감사 보고서에 대해 “감사의 자격과 능력이 의심될 정도의 수준”으로 “일부 사례들만 살펴봐도 한 회사의 감사보고서라고 하기엔 그 논리적 비약과 부실함으로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라고 지적했다.

특히, 사장의 법인카드 사용액, 휴일 법인카드 사용비율과 사용처, 사용내역 등이 전임 사장들과 현저한 차이를 보이는 데 대해 명확히 밝혔어야 했지만 보고서는 기억의 한계, 사용내역 조회의 한계, 심지어 정치적 이용과 회사 안보위협 등을 늘어놓으며 감사의 책임과 권한에서 한 발 물러서는 태도를 취했다고 지적했다.

또, “감사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명확한 근거제시와 치밀한 분석 없이 경영 스타일, 개인적 취향이라는 미학적 수사까지 동원하는 등 제기된 의혹을 명확히 밝혀내기 보다는 이를 덮는 데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MBC 정관에 따르면, MBC 감사는 ‘업무 및 회계 감사’에 대한 권한을 갖고 있다. 업무 및 회계 감사라는 큰 틀 안에서 제작비와 관련한 감사를 진행할 수 있으며, 사장에게 인사위원회 소집을 요구할 수도 있다. 또 MBC본사에 대한 임시 주주총회 소집 요구를 할 수 있으며, 자회사에 대한 업무 보고를 받을 수도 있다. 19개 지역 MBC 감사와 겸직한다.

1951년생인 임진택 감사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이후 삼일회계법인 감사본부 책임사원 및 본부장, 제일기획 사외감사, 삼성SDI 사외감사, 한국관리회계학회 부회장 등을 지냈다. 임기는 오는 2013년 정기 주주총회 전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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