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시사매거진 2580> 담당 부장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관련 아이템에 대한 취재 중단을 통보하면서 기자들에게 “친북 종북 좌파라서 아이템을 맡기지 못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및 <시사매거진 2580> 기자들에 따르면, <시사매거진 2580> 담당 부장인 심원택 시사제작2부 부장은 오는 19일로 예정된 방송을 앞두고 가진 7일 부서 회의 도중 기자들을 향해 안철수 관련 아이템 방송 불가를 통보하면서 “2580에 있는 기자들은 모두 노조 골수당원이다” “MBC노조는 민주노총에 가입해있는데 그럼 모두 친북 종북 좌파가 아니냐”는 발언을 했다.

▲ 심원택 시사제작2부 부장 ⓒMBC노조
당초 심원택 부장은 6일까지만 해도 안철수 원장과 관련한 아이템 <안철수, 이제는 답하라>(가제)에 대해 승인했으나, 이날 기자들에게 취재 중단을 통보하면서 이 같이 밝혔다.

특히 이 과정에서 심원택 부장은 담당 기자가 아이템에 대한 입장이 하루 만에 바뀐 이유를 묻자 “안철수 원장을 다루는 것 자체가 편향적”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에 담당 기자가 “취재 내용과 기사를 보고 판단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네가 썼으면 편파적일 것이 뻔하다”라는 발언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심 부장은 이에 앞서 6일 열린 아이템 회의에서도 자리를 비운 한 취재 기자에 대해 ‘개00’이라는 욕설을 했다. 욕설을 들은 다른 기자들이 문제를 제기하자 심 부장은 “자리에 없는데 뭐 어떠냐”는 답변을 하기도 했다.

심원택 부장 “기자들 노조 골수당원 맞다”

이와 관련해, 심원택 부장은 8일 오전 사내게시판에 ‘안철수교수 관련 프로그램 제작중단은 올바른 결정 이었습니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기자들은 노조 골수당원이다” “친북 종북 좌파 아니냐”는 발언을 한 사실을 인정했다.

심 부장은 그러면서 “2580 기자들은 이번 정치파업에 참가했다. MBC노동조합은 파업을 끝내지 않았고 그 좋은 증거로 MBC노동조합은 아직도 파업특보를 발행하고 있다”며 “또 노조원들은 돈 못 받는 파업에서 돈받는 파업으로 전환한 이후에도 노조 집행부의 파업지침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안철수 관련 아이템에 대한 입장이 바뀐 것에 대해서는 “입장은 바뀔 수 있다. 방송제작 전에 얼마든지 입장은 바뀔 수 있다”며 “데스크는 취재기자와 입장이 다르고, 바뀐 입장을 제작에 들어가기 전에 빨리 통보해주는 것이 올바른 일”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취재 기자에게 ‘개00’이라는 욕설을 한 것에 대해서는 “사과한다. 잘못된 표현이었다. 앞으로 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 서울 여의도 MBC 방송센터 모습(자료사진) ⓒ연합뉴스
기자들 “심원택 부장의 교체와 공개사과 요구”

이번 파문과 관련해 <시사매거진 2580> 기자들은 7일 밤늦게까지 대응 방안을 논의한 뒤 심원택 부장의 교체 및 공개 사과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기자들은 오늘 안으로 김현종 시사제작국장을 만나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조처도 요구할 계획이다.

기자들은 “막말과 욕설 등으로 이미 소속 기자들과의 신뢰는 회복 불가능한 상태로 앞으로 기자들이 발제하는 아이템에 대한 판단과 데스크 과정에서도 심 부장은 계속해서 편향된 시각을 들이댈 것이 명약관화하기에 이대로는 <시사매거진 2580>의 정상적인 취재, 제작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심원택 부장을 프로그램 제작 책임자로 인정할 수 없으며, 정상적인 프로그램 취재,제작을 위해 심 부장의 교체를 요구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더 나아가 심 부장을 향해 발언 및 욕설에 대해 문서와 사내 게시판, 자유발언대 등을 통해 공개적으로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MBC노조도 이에 대해 “공개적이고 공식적인 석상에서 구성원들을 상대로 욕설과 폭언을 서슴지 않는 이런 인사가 MBC의 대표 시사프로그램의 하나인 <2580>의 제작을 책임지고 있다는 것은 구성원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에게도 엄청난 결례가 될 것”이라며 “구성원들을 설득할 능력이 손톱만큼도 없는 인사가 전 국민을 상대로 한 시사프로그램을 제작한다는 건 한 마디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한편, 심원택 부장은 이와 관련해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이걸로 대화하고 싶진 않고, 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노조 특보는 믿을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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