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대주주이자 관리 감독 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을 지내다 최근 이사로 재선임된 김재우 방송문화진흥회 전 이사장의 박사 학위 논문에 대한 표절 의혹이 나왔다. 방송문화진흥회는 오는 9일 이사회를 열어 이사장을 선임할 예정이나, 김재우 이사가 유력한 이사장 후보로 꼽히고 있다.

앞서 김재우 이사는 ㈜벽산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지난 2005년 <한국주택산업의 경쟁력과 내장공정 모듈화에 관한 연구>로 단국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바 있다.

신경민 의원에 따르면, 김 이사가 표절에 활용한 문서는 현재까지 확인된 것만 연구소 보고서 4건,
논문 3건, 언론사 기사 2건, 백과사전 내용 1건 등 총 10건이다.

구체적으로, 김 이사는 논문 제2장 제1절에서 ‘주택의 개념과 특징’을 설명하고 있는데 이는 김응동 <우리나라 주택정책의 발전방향에 관한 연구>(2003, 안양대 첨단산업기술대학원)의 석사 논문 가운데 주택의 특성 등을 설명한 부분과 대부분의 문장이 일치한다. 김 이사는 또, 논문 제 4장에서 석고보드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는데 이는 <매일경제>가 지난 2000 년 5월에 보도한 “내외장재 석고보도 써보세요” 기사를 그대로 베낀 것으로 드러났다.

신경민 의원은 이에 대해 “김 이사의 논문은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가 비교해 보더라도 표절임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표절은 지식의 발전을 좀먹고, 문화의 발전을 좀먹는 중대한 지적 범죄행위다. 이런 사람이 방송문화를 진흥시키라는 방문진의 이사장을 한다면 누가 방송을 신뢰할 수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또 “표절 박사가 다른 곳도 아니고 방문진 이사장 하는 것은 도둑이 경찰하겠다는 것과 다를 게 없다”며 “MB의 고대 경영대 1년 후배라는 점 말고 김재우씨가 방문진 이사장을 해야만 할 이유가 있으면 좀 알려 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주통합당 의원들도 5일 성명을 내어 “지식에 대해 테러를 자행해놓고, 아무런 죄의식 없이 그것을 ‘배움에 대한 열정’으로 포장하는 파렴치함까지 보여주신 분이 공정방송과 방송저작권 관리·감독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을 다시 하려는 것이 온당한가”라며 김재우 이사의 즉각적인 사퇴를 촉구했다.

한편, <미디어스>는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한 김재우 이사의 입장을 듣기 위해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김재우 이사가 논문 표절에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문서는 다음과 같다.

1. 권오현 - “주택생산체계의 효율화 방안”(2003.12, 한국건설산업연구원)
2. 김현아·김혜원 - “주택공급체계의 국내외 비교분석”(2004.3, 한국건설산업연구원)
3. 이상호·현준식·이승우 - “건설제도·정책변화가 건설산업 구조에 미친 영향”(2004.11, 한국건설산업연구원)
4. 한미파슨스 - “건설산업의 효율성 및 생산성 향상 전략 2. 창조적 원가절감 및 비용효과성 향상”(2004)
5. 권오현 - “건설산업의 총요소생산성 분석”(1998.12, 충북대학교 대학원)
6. 고진영 - “모듈화제품구조가 고객화 및 전환비용, 애호도에 미치는 영향”(2001, 홍익대학교 대학원)
7. 김응동 - “우리나라 주택정책의 발전방향에 관한 연구”(2003, 안양대 첨단산업기술대학원)
8. 매일경제 - “내.외장재 석고보드 써보세요”(2000.5.12.)
9. 내외경제 - “자동차업계 모듈화 바람 거세다”(2002.2.27.)
10. 두산백과사전 - “내장재와 천장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