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조위원장 출신 최승호 PD와 박성제 기자는 자신들의 '해고'에 대해 "막바지에 몰린 김재철 사장이 공포에 질려 '해고 학살'을 선택한 것"이라고 분석하며, "김재철 체제의 붕괴가 멀지 않았다고 본다"고 밝혔다.

MBC는 20일 오후, '불법파업 참여와 무단결근' '대기발령 불응' 등을 이유로 MBC 간판 PD인 최승호 PD와 박성제 기자에 대해 해고를 결정한 바 있다. 이로써 김재철 사장이 2010년 3월 취임한 이후, MBC에서는 지역을 포함해 모두 9명의 해직 언론인이 나왔으며, 이 중에는 노조 전ㆍ현직 위원장이 4명 포함돼 있어 '노조 말살'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 '해고'를 통보받은 최승호 PD와 박성제 기자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MBC본사 앞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곽상아

<PD수첩> '검사와 스폰서'편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는 등 MBC 간판 PD인 최승호 PD는 21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MBC 본사 앞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해 "막바지에 몰린 김재철 사장이 공포에 질려 '해고 학살'을 저질렀다. 김재철 사장에게는 일말의 이성도 남아있지 않다"며 "(이는 역으로) 우리의 승리가 멀지 않은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최승호 PD는 "인사위원회에 참석해 인사위원 한분 한분의 얼굴을 보며 참 슬프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당시 인사위원들을 향해 "4대강편, 한미FTA 등 <PD수첩>이 다루려 했던 수많은 아이템들이 가로막히는 무지막지한 일이 벌어질 때 당신들은 도대체 어떤 일을 했느냐" "오로지 정권에 충성하기 위해 MBC 방송강령을 수도 없이 위반한 당신들이 스스로를 먼저 징계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최승호 PD는 이어 "사실 저는 파업에 특별한 기여를 한 게 없는데 해고까지 됐다"며 "해고로써 정의로운 싸움에 기여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겠다"고 덧붙였다.

▲ 300여명의 MBC노조 조합원들은 21일 집회에서 김재철 사장을 향해 '희대의 살인마, 국민들이 단죄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곽상아

박성제 기자 역시 "지금 김재철 체제가 붕괴되고 있다"며 "해고 소식이 알려진 이후 굉장히 많은 연락을 받았는데, 그 중에는 얼마 전까지 김재철 사장 밑에서 임원을 했던 사람도 있었고 심지어는 현직에 남아있는 김재철 사장의 최측근도 있었다"라고 전했다.

박성제 기자는 "누구인지 밝힐 수는 없지만, 김재철 사장의 최측근조차 저에게 문자를 보내 '나도 화난다, 곧 끝날 것'이라고 말하더라"며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즐겁게 싸워나가면 조만간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저 혼자 해고당했으면 비참했을 텐데, 최승호라는 거목과 함께 해고되니까 어제 트위터 검색어에까지 제 이름이 올랐다. 2위가 최승호, 3위가 박성제, 4위가 비스트, 5위가 박근혜였다"며 "자랑스러운 1위는 역시 '김재철'이었는데, 김재철 사장이 휘두른 해고의 칼날이 오히려 자신을 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집회에는 300여명의 MBC노조 조합원들이 참석해 '희대의 살인마, 국민들이 단죄한다' '우리도 준비됐다, 전조합원 해고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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