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화와 생방의 결합은 이종교배처럼 어색했다. 녹화된 분량은 확실히 생방 때보다 안정적이고 음질의 향상도 가져왔고, 문제가 됐던 박명수의 진행도 생방과 달리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결과적으로 녹화된 분량은 비교적 성공을 거뒀다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생방의 문제는 전혀 나아지지 않았고, 오히려 더 지루하고 무미건조해졌다. 특히, 객석이 빈 공개홀에서 노홍철 혼자서 진행하는 결과발표 시간은 그 어색함에 손발이 오글거릴 지경이었다.

녹화된 경연이 끝난 후 잠시 가수들과 모여 뒤풀이 분위기를 연출한 부분은 그런 대로 괜찮았다. 그러나 얼마 되지 않은 녹화분량이 떨어진 후 정해진 시간을 채워야 하는 남은 생방송 분량이 문제였다. 가수들은 순위 발표 때문에 다시 나가수 대기실로 출근해 있는 모습이었다.

결국 가수들과 출연진들은 바뀐 시스템으로 인해 일주일에 두 번 출근을 하게 됐다. 그럼 두 번 출근한 효과를 냈어야 했지만, 생방송은 아무 것도 하지 못했고 어색하고 지루한 소감 릴레이로 긴 시간을 때우는 것에 불과했다.

생방 직전에는 한 장소에 모여 있던 가수들이 갑자기 각자의 대기실에 흩어져 있는 것도 자연스럽지 못한 연결이었다. 왜 굳이 가수들을 뿔뿔이 흩어지게 해야 하는지를 알 수 없는 일이다. 경연 후 모습은 어쨌든 시즌1처럼 모두 모이게 하는 것이 좋다. 여섯 명의 가수들이 노홍철과 일대일 방식의 인터뷰를 하는 것보다는 엠씨와 가수가 모두 함께 있는 것이 좀 더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가수들이 각자의 집이나 사무실에 있다면 몰라도 방송 출연을 위해 풀 메이크업을 하고 나왔음에도 대기실에 격리하고, 카메라를 통해서 노홍철과 대화하게 한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유를 알 수 없는 연출이었다. 자연 일대일 인터뷰에서 재미를 뽑아내야 하는 노홍철만 죽을 맛이 될 수밖에 없다.

녹화 때와의 연결성을 생각해서라도 생방 때 가수들은 역시 한자리에 모이게 하는 것이 좋다. 다만 녹화 방송과 같은 작은 대기실이 아니라 무대에 그들을 위한 자리를 마련하는 편이 더 좋을 것이다. 쉽게 말해서 시즌1과 달리할 필요가 없는 부분이라는 것이다. 방송 초반 가수들이 모두 모여 조추첨할 때가 나가수2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이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6월의 나가수2는 밴드 국카스텐이 첫 출연과 동시에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면서 간만에 뜨거운 화제를 만들어냈다. 그 열기를 생방송 20분이 북돋기는커녕 오히려 가라앉게 했다. 했던 말 또 하기를 반복하는 진행은 지루함을 넘어 전파낭비라는 생각마저 들게 했다.

문제는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녹화된 분량이 생방보다 음질향상과 출연진에게 주었던 과도한 긴장을 덜어주는 효과를 가져다주었지만, 역시나 시청자 문자투표에는 역효과를 냈다. 단순비교라는 맹점이 있지만 지난주와 비교할 때 거의 절반가량이나 문자투표가 준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원인은 연출에서 찾아야 한다. 생방 때는 할 수 없었던 좀 더 자세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경연 막간에 넣는 식의 연출을 보였다면 시청자는 녹화라는 사실보다는 각 가수들의 선곡에 더 관심을 가질 수 있었을 것이다. 녹화지만 생방보다 더 박진감 넘치는 결과를 낼 묘수는 다름 아닌 콘텐츠이다. 사실 결과 발표의 생방이 욕 나올 정도로 지루해진 것 역시 콘텐츠의 결핍에서 온 것이다.

연출과 작가들이 더 분발해야 나가수2가 살아날 것이다. 나가수2는 음악자문위원이 아니라 콘텐츠를 채울 수 있는 더 기발한 아이디어를 가진 작가가 필요해 보인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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