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재홍 MBC 보도본부장 부상 논란과 관련해, MBC 사측이 '오락가락' 해명을 내놓으며 '말바꾸기' 비판이 일고 있다.

이번 '부상 논란'의 발단은 MBC 기자들이 '시용기자 채용'과 관련해 권재홍 MBC 보도본부장의 면담을 요구했으나 권재홍 본부장이 MBC 기자들을 피하자, 퇴근길 시위를 진행했던 16일 저녁 10시 상황에서 비롯됐다.

▲ MBC노조가 18일 오전 공개한 '풀 동영상'에 따르면, 16일 저녁 권재홍 본부장은 청경들과도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차분하게 차량에 탑승한다.

MBC 사측은 MBC 기자들의 '퇴근길 시위'가 있었던 바로 다음날(17일) 오전 11시경 보도자료를 내어 "16일 밤 10시경, 40~50명의 MBC 기자들이 퇴근하는 권재홍 MBC 보도본부장의 차량을 가로막아 권 본부장이 30여분 동안 차량에 감금당하는 사태가 벌어졌다"며 "기자들이 권 본부장의 차량을 둘러싸고 '권재홍은 물러나라'는 구호를 외치는 바람에 차량이 움직일 수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런데, 같은 날 저녁 8시경 발표한 보도자료에서는 갑자기 '타박상'이 등장한다.

MBC 사측은 보도자료에서 "권재홍 앵커가 퇴근길 차량 탑승 과정에서 받은 부상으로 앵커직을 잠시 놓게 되었다"며 "MBC 기자회 소속 기자들 약 40~50명이 차량을 가로막고, 경력기자 채용을 항의하는 과정에서 타박상을 입었다"고 말을 바꿨다.

당일 저녁 MBC <뉴스데스크>는 뉴스를 시작하며 "권재홍 앵커가 노조원들의 퇴근 저지를 받는 과정에서 신체 일부에 충격을 입어 당분간 방송 진행을 할 수 없게 됐다"며 "노조원들의 저지 과정에서 허리 등 신체 일부에 충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MBC 관계자들에 따르면, 당초 MBC 사측이 방송하려던 원문은 "권재홍 본부장이 차량 탑승 도중 노조원들의 저지 과정에서 넘어지면서 허리와 다리 등 신체 일부에 부상을 입었다"는 내용이었다.

이후, MBC노조가 당시 상황을 촬영한 풀 동영상을 18일 오전 공개하면서 '타박상'을 입었다는 MBC 사측의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나자 MBC의 설명은 또 바뀌었다.

MBC 사측은 18일 오후 5시경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권재홍 앵커의 입원 사실을 알리며, '타박상'이 아닌 '정신적 충격'을 입원의 원인으로 꼽았다.

MBC 사측은 "권 앵커가 정신적 충격으로 인한 두통과 탈진증세를 진단받고 (병원에 입원해) 치료 중이다. 입원 기간은 상태 경과를 보고 결정할 예정"이라며 "권 앵커는 16일 밤 10시경 퇴근하던 중, 파업 중인 MBC 기자회 소속 기자들 40~50명이 차량을 가로막고 경력기자 채용을 항의하는 과정에서 타박상을 입은 바 있다"고 밝혔다.

당초 MBC는 권재홍 본부장이 MBC 기자들과의 충돌로 '부상'을 입었다고 주장하며, '물리적 충돌과정'을 담은 화면을 확보했다고 주장했으나 18일 오후 5시 현재까지도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MBC노조 관계자는 "언제는 '신체 접촉'으로 인한 부상이라더니 '정신적 충격'으로 입원했다고 말을 바꾸는 행태가 어이없다. 증거가 없다면 사과할 일이지 왜 거짓말을 하느냐"며 "오늘 <뉴스데스크>가 권재홍 본부장의 입원 장면을 촬영해 보도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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