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KBS '청와대 개방 특집 열린음악회’에 대한 문화체육관광부의 재정적 지원을 성토했다. 20일 국회 문체위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정부가 문체부 추가경정예산 1737억 원을 삭감한 것을 거론하며 열린음악회 제작에 세금을 쓰는 게 적절한 것인지 따져 물었다.

이번 열린음악회는 22일 청와대 대정원에서 열리며 문체부가 주최한다. 민주당에 따르면 문체부는 ‘공연예술진흥기반 조성-아리랑 등 전통문화 확산’ 예산 10억 원을 열린음악회에 지원했다.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열린음악회 지원 예산은 도대체 어디서 나온 것인가”라면서 “정부는 문체부 예산을 2000억 원 가까이 삭감하는 의견을 냈는데, (문체부가 열린음악회에) 예산을 사용하는 건 국회를 기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당 임오경 의원은 “청와대 개방이 중요한 건 알겠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사각지대에 놓인 문화예술인의 신음은 들리지 않는가”라고 지적했다.

또한 지방선거를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의 주요 공약인 ‘청와대 개방’을 홍보하는 방송이 기획된 것은 “문제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임오경 의원은 “현 정부의 치적을 홍보하는 것 아닌가. 시기적으로 왜 지금 해야 하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지적과 걱정을 이해하지만 ‘청와대 개방’이라는 국민적 열기가 있다”며 “청와대를 국민 품으로 돌려주겠다는 윤석열 대통령 공약의 연장선상이다. 이번 열린음악회는 정치행사가 아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대통령 당선인실이 이번 행사를 기획했고, 문체부는 재정적 지원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문체부 주최 행사이지만, 재정적 측면에서의 주최로 이해해달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문체부를 적극적으로 옹호하고 나섰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청와대를 관람하고 싶어 애가 탄다는 지역구 주민들도 있다. 다 같이 청와대를 즐길 수 있게 음악회를 여는 게 왜 그렇게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은 "KBS는 그동안 국민의힘을 비판했던 방송사"라면서 "국민의힘의 비판을 받던 경영진이 KBS에 남아있다. 이런 방송사에서 음악회를 개최하겠다고 한 건 '정권 줄대기'가 아니라는 것"이라고 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 행사는 KBS와 KTV가 합동으로 방영하는 것 아닌가. 그래서 문체부 예산이 들어가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에 박보균 장관은 “KTV와 같이하진 않는다”고 바로잡았다.

국회 문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 일동은 20일 성명에서 열린음악회 개최를 ‘선거 개입’으로 규정했다. 의원들은 “KBS가 정권 홍보방송이 되기로 작심했나”라면서 “윤석열 정부는 KBS를 정권의 홍보방송, 지방선거 지원 하수인으로 악용하려는 음모를 중단하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KBS는 “이전에도 유치를 희망하는 기관이나 지자체, 단체가 있을 경우 일정·장소 협의 KBS홀이 아닌 야외 등에서 프로그램을 제작해 왔다”고 해명했다. KBS는 "더불어 김영삼 대통령 재임시기였던 1995년, 김대중 대통령이 재임 중이던 2000년에도 청와대에서 특집음악회가 제작되었으며 이 당시에도 시민들과 함께하는 음악프로그램으로 제작되었다"며 "이번 열린음악회도 이러한 취지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준비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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