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정부광고 판갈이, 포털 저널리즘 문제, 언론중재법 개정안 등 언론 관련 질의에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문체부는 소관 사항으로 언론 정책을 담당하고 있으며 박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 “40년 가까이 언론인으로 일했다”는 언론경력을 강조했다.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정부광고 판갈이’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 김 의원은 “정부광고는 국민의 혈세인데, ‘판갈이’는 사기에 가까운 범죄”라면서 “전수조사 결과를 공개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미디어스는 지난 1월 정부·공공기관이 광고를 의뢰한 조선일보·동아일보·경향신문 지면에 사기업 광고가 게재된 것을 확인해 보도했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눈을 감고 생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대해 박보균 후보자는 “아직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다. 법적으로 조사 결과를 공개할 수 있는지 확인해보겠다”고 답했다. 김승원 의원이 “범죄 사실은 당연히 공개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재차 질문하자 박 후보자는 “빠른 시일 내 사안을 파악하겠다. 낯선 부분이기 때문에 확인 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기사형 광고’에 대해 “독자를 현혹할 수 있으므로 문제를 철저하게 따져 묻겠다”고 밝혔다.

또한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장충기 문자사건’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뉴스타파 보도에 따르면 박보균 후보자는 2014년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에게 “늘 챙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보내주신 와인의 향기 자축 분위기 띄어주고, 박보균 올림”라고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김 의원은 “‘늘 챙겨줬다’는 게 무슨 뜻인가”라고 지적했다. 박 후보자는 “상투적인 감사의 표시”라고 해명했다.

박 후보자가 언론인으로 활동했던 중앙일보가 온라인 어뷰징 기사를 다수 작성하고 있는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김의겸 의원은 “포털 생태계를 파괴하는 언론은 조선일보·머니투데이도 아닌 중앙일보”라면서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라고 했다. 박보균 후보자는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중앙일보는 디지털 대응부서인 EYE24팀을 운영 중이다. 김창숙 이화여대 연구교수와 이나연 연세대 교수 조사에 따르면 중앙일보가 네이버에 송고한 기사 중 44.9%는 선정적 내용이었고, 중앙일보 기사 79.8%는 선정적인 제목을 달고 있었다.

박정 민주당 간사는 ’고종석 아동 성폭행 사건‘을 언급하며 악의적 보도에 대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언론은 2012년 아동 성폭행 사건이 발생하자 피해자 집에 무단 침입해 내부를 촬영했고, 피해 아동 상처 부위를 찍어 보도했다. 또한 피해자 집 위치, 가족 수입, 피해자 사진 등을 공개했다. 피해 가족은 한 토론회에서 “(범인) 고종석보다 더 나쁜 건 언론”이라고 비판했다.

박정 간사는 “과잉 취재를 한 언론사는 일명 메이저 언론”이라며 “보도로 인해 피해자는 평생 갈 수 있는 상처를 입었다. 언론사의 자성에만 맡기면 문제해결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보균 후보자는 “그런 보도 관행은 새로운 언론환경에선 퇴출돼야 한다”며 “이런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정책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병훈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 인수위원회가 뉴스버스·뉴스타파·미디어오늘·서울의소리 등 비판적 언론사 출입을 거부한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인수위는 왜 비판기사를 쓴 언론사 출입 등록을 거부했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박보균 후보자는 “내용을 살펴보고 추후에 답변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박 후보자는 ‘언론 징벌적 손해배상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이병훈 의원 질의에 “많은 언론사가 지적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이밖에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박보균 후보자는 일왕 생일축하 파티 초대장을 받지 않고 현장에 갔다고 밝혔는데, 전 일본대사관 일등 서기관이 ‘초대장 없인 입장할 수 없다고 밝혔다”며 “인사청문회에서 위증한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박 후보자는 당초 “취재차 현장에 갔다”는 입장을 고수했으나, 정 의원의 거듭되는 질문에 “알아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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