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조가 '공정방송 쟁취'와 '김재철 퇴진'을 내걸고 2달 넘게 총파업을 이어가는 가운데, 보도국 기자들이 대거 빠진 MBC가 편파, 왜곡으로 점철된 사상 최악의 총선보도를 하고 있다는 내부분석이 나왔다.

MBC노동조합(위원장 정영하)은 9일 특보에서 △여권에 유리한 주장 일방 보도 △여권에 불리한 내용은 누락 혹은 뒤늦게 보도 △야당에 불리한 내용은 즉각 크게 보도 △군사정권 수준의 편파 영상 등을 MBC 총선보도의 문제점으로 꼽았다.

▲ MBC <뉴스데스크> 6일 '2강 구도..3자 대결' 보도 캡처.

'꼬리자르기'라는 비판을 받았던 이영호 전 청와대 비서관의 '호통' 기자회견을 일방 전달하고 장밋빛 일색의 한미FTA 보도를 내보내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불법사찰 개입 의혹과 연예인 사찰 등 여권에 불리한 내용은 방송3사 중 유일하게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반면, 김용민 민주통합당 후보의 막말 논란 등 야당에 불리한 내용은 신속히 보도됐다. 논문 표절 논란에 휩싸인 문대성 새누리당 후보의 경우 논란 이후 열흘이 넘도록 단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으면서, 김용민 후보 막말 논란에 대해서는 4일부터 8일까지 5일 연속 동일한 내용의 보도가 반복됐다는 것이다.

MBC노조는 "문대성 후보의 경우 김용민 후보의 막말 논란을 리포트하기 시작한 4일부터 6일까지 한두 문장씩을 언급한 것이 전부였다"며 "여당 후보와 야당 후보의 논란에 대해 서로 다른 잣대가 적용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도읍 새누리당 후보와 문성근 민주통합당 후보가 2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부산 북 강서을 지역을 찾아간 6일 <뉴스데스크> 보도는 "편파보도 백미 중의 백미"로 꼽혔다.

MBC <뉴스데스크>는 6일 <2강 구도..3자 대결> 리포트에서 "정치 철새들의 정치무대가 아니다"(김도읍 새누리당 후보) "부산 시민들이 무슨 죄를 많이 지었길래 민주통합당이 여러분들을 향해 점령해서 보복한다는 말을 쓸 수 있느냐?"(조영환 자유선진당 후보) "종북 좌파가 국가안보 위기를 초래했다"(김재흥 국민행복당 후보)의 인터뷰를 내보내며 민주통합당에 대한 비판적 의견을 부각한 바 있다.

이에 대해 MBC노조는 "문성근 후보 하나를 놓고 세 명의 후보가 정치철새, 보복, 종북좌파 등으로 몰아붙이도록 인터뷰를 실은 것이다. 더욱이 자유선진당, 국민행복당 후보의 경우 지지율이 1% 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진 말 그대로 군소후보"라며 "지금까지 군소 후보 인터뷰를 거의 한 번도 다루지 않던 <뉴스데스크>가 갑자기 문성근 후보를 때리기 위해 이들을 등장시켰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고 밝혔다.

의도적인 편집과 구성으로 '군사정권 수준의 편파영상'이 보도되고 있다는 평가도 제기됐다. 박근혜 위원장은 항상 웃고 악수하고 지지자들로부터 꽃까지 받는 장면이 자주 나오지만, 한명숙 대표는 악수를 하다 말고 빠져나가는 모습 등 소위 'NG컷'이 자주 등장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많이 모인 선거유세 현장을 '풀샷'으로 잡는 경우도 민주통합당(31%)보다 새누리당(42%)이 앞서는 것으로 분석됐다.

방송3사의 경기 고양시 덕양구 갑 여론조사의 경우 KBS와 SBS는 오차범위 내 초경합 상태인 새누리당 손범규 후보와 통합진보당 심상정 후보의 CG를 같은 화면에서 내보냈으나 유독 MBC의 경우 심상정 후보를 아예 배제한 채 파주갑에서 우위를 보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새누리당 손범규 후보를 배치시켜 "CG까지 편파"라는 비판을 샀다.

MBC노조는 "기사 내용부터 형식, 영상, CG에 이르기까지 총체적인 편파 일색"이라며 "김재철 체제가 왜 사라져야 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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