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시범경기 최종전에서 넥센에 3:2로 패하며 6승 2무 5패로 시범경기를 마무리했습니다. 10명의 선발 출장 선수 모두 베스트 멤버를 가동했지만 경기 내용이 좋지 않았습니다.

▲ LG 선발 주키치 ⓒ연합뉴스
선발 주키치는 6이닝 5피안타 2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되었는데 승패를 떠나 투구 내용에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승부처인 4회초 정성훈의 연속 실책과 자신의 폭투로 무사 2, 3루가 된 상황에서 이대형의 호송구로 2사 3루가 되면서 무실점으로 이닝을 넘길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재일을 상대로 2S 0B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3구에 유인구가 아니라 스트라이크로 승부하다 중전 적시타를 허용하며 2:0으로 벌어졌습니다. 실책으로 두 명의 주자가 나갔지만 좋은 송구로 이닝을 무실점 종료시킬 수 있는 반전 기회를 실투로 날린 것입니다.

5회초에도 상황은 비슷했습니다. 선두 타자 김민우가 중전 안타로 출루한 이후 유강남이 김민우의 2루 도루를 저지해 주자 없는 상황을 만들었지만 곧바로 김민성을 볼넷으로 출루시켜 화근을 되살린 것도 불만족스러웠습니다. 넥센의 타선이 리그 상위권이라 보기 어렵고 이택근까지 결장했음을 감안하면 투구 내용이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 7회초 등판해 세 명의 타자를 상대로 풀 카운트로 끌려가며 고전한 끝에 1실점한 이상열의 투구 내용도 좋지 않았습니다. 주키치와 이상열 모두 2사 후에 고비를 넘지 못하고 실점했습니다.

에이스이자 믿을 만한 유일한 선발 투수가 등판한 가운데 베스트 멤버가 가동된 타선 역시 공격력이 시원치 않았습니다. 5회말 2사 1, 3루와 8회말 무사 1, 3루의 기회가 박용택에게 돌아왔지만 타점을 기록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8회말 무사 1, 3루에서는 병살의 위험성을 감안해 박용택이 방망이를 다소 들어올리는 스윙을 해야 했지만 초구에 성급하게 스윙해 병살타로 3루 주자만 득점하고 주자를 모두 없애며 넥센으로 하여금 최선의 상황이 되도록 일조했습니다.

3:2로 뒤진 9회말 선두 타자 이병규의 타석도 아쉬웠습니다. 1S 3B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5구 높은 볼에 파울을 기록한 뒤 6구 높은 볼에 내야 뜬공으로 물러났는데 아무리 이병규가 배드 볼 히터라고는 하지만 1점 뒤진 9회말이라면 안타나 홈런을 치겠다는 욕심보다는 출루를 우선시했어야 합니다.

경기를 종료시킨 윤정우의 견제사는 어이없었습니다. 1점차 2사 후 상황이며 장타력을 지닌 작은 이병규의 타석임을 감안하면 외야를 가르는 타구가 나올 경우 빠른 발을 지닌 윤정우가 충분히 홈에 들어올 수 있었지만 2루에 도루하겠다는 욕심이 지나쳐 견제사로 경기를 그르쳤습니다. 윤정우를 보면 타격 능력을 어느 정도 갖췄지만 주루와 수비에서 판단력이 부족한 것이 눈에 띕니다.

4회초 연속 실책으로 실점 위기를 자초한 정성훈의 수비는 전혀 정성훈 답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계속된 2사 2, 3루에서 오윤의 짧은 뜬공에 홈 송구로 3루 주자 박병호를 잡아낸 이대형은 인상적이었습니다. 송구 한 번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작년 5월 26일 잠실 두산전에서 어깨 부상을 입은 이후 ‘소녀 어깨’로 전락해 송구 능력이 저하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씻어냈다는 점에서 훌륭했습니다.

8회말 선두 타자 대타로 출장한 김용의는 이보근의 초구를 공략해 우전 안타로 출루하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김용의는 시범 경기에서 18타수 8안타 0.444의 인상적인 타율로 시범 경기를 마쳤는데 어제 경기 5회말 2사 후 동점 좌월 솔로 홈런을 터뜨리는 등 타구질이 좋은 것이 무엇보다 인상적입니다. 빠른 발에 비해 수비 능력이 아쉬웠던 김용의가 정규 시즌에서도 좋은 타격감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야구 평론가. 블로그 http://tomino.egloos.com/를 운영하고 있다. MBC 청룡의 푸른 유니폼을 잊지 못하고 있으며 적시타와 진루타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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