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 <강심장>에서도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 중 유난히 관심을 끈 건 세 가지 이야기였습니다. 첫 번째는 2AM의 이야기, 두 번째는 박지윤의 이야기, 세 번째는 유이의 이야기였습니다. 그 중 박지윤과 유이의 이야기에는 연결고리가 있어서 같이 적어보기로 했습니다. 둘 다 인터넷 루머와 관련이 있고, 인터넷 루머의 엄청난 피해자들이라는 사실 때문입니다.

일단 첫 번째 이야기는 박지윤이 먼저 꺼냈습니다. 적어도 20대 이상인 분들은 박지윤이 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반 얼마나 인기가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90년대 말에서 초반은 아이돌 시기이기도 했지만 여성솔로의 전성기이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모 방송에서는 여자 솔로 4대 천왕이라고 해서 여자 솔로들을 불러내 서로 우정을 이야기하고 경쟁시키는 특집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그 4대천왕은 성인식을 막 치른 박지윤, "다 돌려놔"로 한국을 돌리던 김현정, 아무것도 안 주겠다는 이정현, 그리고 Dash로 엄청난 대시를 했던 백지영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어쨌든 박지윤은 2집 "아무것도 몰라요", 3집 "가버려" 이후 4집 "성인식"으로 대박을 친 상태였지요. 그 당시는 CD도 귀하던 터라 수학여행 같은 데 가면 같이 돌려듣던 것 중 하나가 박지윤의 "성인식" 테이프였습니다. 당시 "성인식"은 박지윤의 말대로 정말 파격 그 자체였지요.

그런데 인기에는 항상 안티와 루머, 악플들이 따라오는 법. 인터넷이 막 붐을 일으키고 있던 그 시절에 박지윤에게도 여러 가지 루머가 붙어 있었습니다. 섹시컨셉 때문에 더 그런 루머가 돌았는지도 모르겠네요. 그 당시 섹시가수하면 박지윤, 백지영 정도가 다였던 것 같거든요.

박지윤이 말한 "고위 관계자와 관련된 X파일 루머"는 사실상 저도 익히 들어왔던 것이지요. 박지윤에게만 이런 루머가 생긴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 당시 가장 어린나이로 데뷔한 보아도 비슷한 루머에 휩싸였으며, 여자 연예인이라면 특히 솔로가수가 잘 나갈 때는 엄청나게 따라다니던 루머였습니다.

애석하게도 당시에는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던 터라 루머가 돌아도 어떻게 제지할 방법이 없었지요. 댓글관리의 개념조차 생소했을 뿐만 아니라 팬 카페 등도 생소하던 터라 적극적으로 변호하는 팬들도 많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팬덤이 약했다는 게 아니라 그만큼 관리가 미약했다는 것이죠. 그렇기에 어찌 보면 박지윤은 인터넷 루머의 희생양 1세대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악플은 예상을 하고 봐도 가슴을 후벼 파는 잔인한 감정을 주는데, 인터넷 악플이라는 것에 아무 준비도 되어있지 않았던 박지윤은 무방비 상태에서 당한 터라 그 충격이 더 했을 것이라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박지윤은 그 충격이 너무 커서 공백 기간을 가지게 되었으며, 그런 후배들을 보면 위로와 함께 힘이 돼 주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대상을 멀리서 찾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이야 수그러들었지만 바로 불과 한 1~2년 전 가장 루머가 많았던 여자 아이돌이 바로 옆에 앉아 있었거든요. 박지윤의 말할 때 심하게 공감하는 주인공이 있었으니 그게 바로 유이였습니다.

지금이야 <오작교 형제들>을 통해서 연기력을 인정받으며 다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유이이지만 2009년 데뷔하자마자 루머란 루머는 다 듣고 온갖 욕이란 욕은 다 받아본 사람이 바로 애프터스쿨의 유이였습니다. 박지윤이 말한 X파일 루머 역시 유이도 당했습니다.

유이는 루머보다는 악성 합성사진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유이와 관련해서 이상한 사진이 돌고 있었던 것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유이 얼굴에 야한 사진을 합성해서 만들어놓은 사진들이지요. 유이의 어머니가 이것을 보고 유이에게 전화를 했고 그것이 스트레스로 이어지다가 모녀간의 불화도 생길 뻔한 이야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가족 간에 상처를 남길 수 있었던 사건의 발단 역시 악성댓글과 함께 악성 합성사진 등이 이었지요.

이 두 가지의 이야기를 듣고 벌써 10년 전이 되어버린 박지윤의 루머와 유이의 루머에 대한서 공통점들을 생각해보면서, 한국의 인터넷 발전 속도가 빠르고 벌써 12~13년 가까이 사용되어왔지만 개선되지 못한 부분들이 느껴졌습니다. "인터넷 문화"에 관련돼서는 참 달라지지 않았음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죠.

어느 정도냐면 패턴까지 똑같다는 것입니다. 10년 전 박지윤이 들었던 "고위 관계자 루머" 즉 스폰 루머 등은 악플러, 안티, 그리고 할 일없는 인간들이 아직까지도 선호하는 방식의 루머입니다. 유이가 당했던 "합성사진 유표" 등은 10년 전에도 있었던 포토샵질의 연속입니다.

10년이 지났지만 똑같은 방법의 루머는 계속 되고 있으며 악플문화와 인터넷 루머 역시 여전히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현상이 이어지고 있지요. 10년 전에는 잘 몰라서 어떻게 할 줄을 몰랐다면 이제는 너무 잘 알지만 너무 방대해져서 대처하지 못하는 경우도 참 많지요.

그리고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남자연예인보다는 여자연예인들의 경우가 더 피해가 크다는 점이지요. 남자 연예인도 악플에 상처를 받겠지만, 아직까지도 인터넷 루머는 여자 연예인의 전유물에 가까운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오늘 박지윤의 "자살"에 대한 말들이 많이 보입니다. 특히 최근 차인표가 "연예인이 '자살'에 대해 언급하는 건 옳지 않다"라고 이야기한 게 화제가 되면서 박지윤에 대한 비난도 조금 있는 것 같아 보입니다. 하지만 이렇게도 생각해봤습니다. '자살'이라는 말을 공중파에서 운운하는 것이 경솔한 행위이긴 하지만 "오죽 힘들면 그랬을까?"하는 생각이요. 아무리 힘들어도 '자살'을 생각한다는 것은 잘못되고 극단적인 생각이지만, 그런 감정까지 느끼게 되었다면 얼마나 힘들었을까하고도 생각을 해봤습니다.

개인적으로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단 한두 명이 비판해도 신경이 쓰입니다. 그런데 수만 명, 수십만 명이 근거 없는 말로 나를 공격하고 그것으로 인해 부모님이 상처받고 가족들이 욕을 먹으며 손가락질 받는다면 얼마나 견디기기 힘들까요?

'자살'이라는 말을 옹호하려는 건 아니지만 이제는 덤덤히 이야기하는 박지윤, 그리고 웃음으로 승화시켜면서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유이의 태도에서 그들이 얼마나 힘들었을까하고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그 힘든 시련을 이겨내고 이제는 음악인으로, 연기돌로 인정받고 있는 박지윤과 유이. 과거는 훌훌 털어버리고 이제는 정말 좋은 일들만 가득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응원하겠습니다.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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