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에 대한 비난이 거세다. 시즌2 첫 촬영지인 백아도 퇴근이 특히 문제가 됐다. 과거 혹한기 대비캠프 때와 비슷한 상황에 나영석 PD와 최재형 PD의 대처가 너무도 달라 실망스럽다는 점에서는 동감하지만, 그것이 비난으로 이어질 일인가는 잠시 고민을 하게 된다. 또한, 저녁식사 복불복 때 멤버들과의 협상에서 맥없이 물러나 결국 긴장감 전혀 없는 복불복이 됐다는 점에서도 최재형 PD는 호된 질책을 받았다.

나영석 PD만큼 못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수 있다. 적어도 지금 당장은 그렇다. 지금과 같은 모습이, 최재형 PD 체제의 1박2일이 일 년쯤 지난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라면 당연히 비난은 물론 자리를 물러나라고 요구해도 좋을 것이다.

한편 1박2일은 건재하다. K팝스타가 매서운 기세로 상승하고 있지만 1박2일이라는 이름을 압도할 정도로는 비상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K팝스타는 조만간 종영될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1박2일이 점점 제자리를 찾게 된다면 예전과 같은 일요예능의 왕좌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다만 문제라면 1박2일에 대한 우호적이지 못한 비난들이다. 새 제작진과 출연진이 겨우 한 번 촬영했을 뿐인데 벌써부터 잘했다, 못했다가 분분하다. 특히 최재형 PD에 대한 인정사정 보지 않는 비난이 살벌할 지경이다.

물론 아무 근거 없는 비난은 아니지만 과연 시기에 맞는가에 대한 의문은 남는다. 첫술에 배부른 식사가 없듯이 아무리 국민예능 1박2일의 유산을 물려받았다고는 하더라도 전과 같기를 바라는 것 자체가 무리한 일이다. 은지원, 이승기가 처음부터 지금처럼 활약했던 것이 아니라는 것은 까맣게 잊어버린 것은 아닌지 모를 일이다. 나영석 PD 역시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모두 과거 1박2일의 전성기 모습만을 기억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그것을 기준으로 새로운 멤버와 제작진들을 재단하려고 든다면 이는 온당치 못한 일이다. 강호동, 유재석이 아무나 될 수 있다면 그들에게만 국민MC란 칭호가 붙지는 않았을 것이다. 지금의 1박2일은 강호동도 없고, 나영석도 없이 다시 시작하고 있음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나마 강호동, 이승기, 은지원이 없는 1박2일에서 한 번의 호평이 나왔다는 것만은 새로운 1박2일의 수확이자, 청신호라고 할 수 있다. 차태현은 작정하고 나온 듯 예능 애드리브를 터뜨리는 것도 모자라 불운의 8단콤비를 선보이며 1박2일의 기대주임을 확실히 했다. 또한 강호동의 든든한 맏형 역할을 요구받고 있는 깅승우도 물론 강호동의 근처에도 따라가지는 못했어도 단단한 각오와 열의를 보이고 있어 나름 기대해볼 만한 구석이 있다.

또한 최재형 PD에게도 변명은 있다. 당장은 나영석 PD가 한 것처럼 하면 쉽게 가겠지만 그도 예능에 대한 자기 생각과 감각이 있을 것이다. PD는 창조적인 직업이기 때문에 그런 고집은 당연히 필요하며, 그것이 없다면 PD할 자격이 없을 것이다. 나영석 PD의 1박2일이 아무리 좋았다고 한들 그대로 답습한다면 그것만큼 비겁한 일도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가 스스로 나PD와의 비교당할 것을 알면서 범하는 작은 혹은 고의적인 실수들은 시즌2의 1박2일에 새로운 옷을 입히기 위한 고육지책일 가능성도 살펴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자막으로 스스로 나PD와 비교당할 짓이라고 말하는 것이 그런 뉘앙스를 비치고 있다.

설혹 그렇지 않더라도 1박2일 시즌2에는 아직은 느긋하고, 호의적인 시선이 필요하다. 1박2일이라는 이름만 컸지 그 안의 멤버들은 아직 걸음마도 못 뗀 아기들이나 다름없는 예능초보까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매질을 가해도 그나마 견딜 맷집을 만들 시간은 주어야 할 것이다. 키워서 잡아먹어야 하지 않겠는가.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