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동조합이 김재철 MBC 사장의 퇴진을 촉구하며 23일째 총파업을 이어가는 가운데, 황외진 MBC논설위원이 <뉴스포커스> 앵커직을 내놓고 파업 행렬에 동참하는 등 MBC 파업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21일 MBC노조에 따르면, 최근 보도국 부장 3명이 보직을 내놓고 총파업 행렬에 동참한 데 이어 20일에는 황외진 논설위원까지 MBC라디오 <뉴스포커스> 앵커자리를 내놓고 파업에 동참하고 나섰다.

91년 입사한 황외진 논설위원은 '여권 편향 인물'로 꼽히는 황헌 논설위원실장이 신임 보도국장으로 임명된 것에 대해 "회사 정상화에 대한 사측의 의지를 찾아볼 수 없다"며 항의의 뜻으로 앵커 자리를 내놓은 뒤 다시 노조에 가입해 파업 행렬에 동참했다. 부장급 기자가 앵커 자리까지 내놓으면서 파업에 동참한 경우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는 평가다.

▲ 20일 저녁, 서울 여의도 MBC본사 앞에서 개최된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신정수 PD. ⓒ이승욱

MBC <놀러와> <나가수> 등 간판 예능을 맡았던 신정수 PD 역시 최근 해외 출장에서 복귀해 곧바로 파업 행렬에 동참했다.

해외를 돌며 새로운 프로그램을 구상하는 장기 프로젝트 <니모를 찾아서>에 참여 중이었던 신정수 PD, 김재희 PD, 홍준수 방송경영부문 사원이 지난 16일 내려진 '장기 해외 출장중인 조합원들은 전원 회사로 복귀해 파업에 동참한다'는 총파업 지침 2호를 따라 곧바로 회사로 복귀한 것이다.

20일 집회에 참석한 이들은 "인트라넷을 통해 파업 소식을 확인하며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며 "늦게 참여한 만큼 더 열심히 파업 투쟁에 앞장서겠다"고 결의를 다지고 있다.

MBC노조의 편성제작부문 부위원장을 맡은 바 있는 신정수 PD는 "일하러 돌아온 게 아니라 파업하러 돌아왔다"며 "후반전 15분을 남기고 들어가는 박지성 선수가 누구보다 열심히 뛰더라. 교체 선수라 생각하고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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