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기자들은 황헌 MBC 논설위원실장이 MBC 신임 보도국장으로 기용된 것에 대해 "공정방송을 염원하는 '기자들의 절규'를 외면하는 선을 넘어 철저하게 우롱한 처사"라고 분노를 터뜨렸다.

▲ 16일 MBC 신임 보도국장으로 임명된 황헌 MBC <100분 토론> 진행자

MBC기자회 비상대책위원회는 17일 입장을 내어 황헌 신임 보도국장에 대해 "논설위원실장을 지내면서 권력을 비판하는 논평에는 숱한 수정을 요구해 논설위원들과 잦은 마찰을 빚었던 인물"이라며 "<뉴스의 광장> <100분 토론> 진행자로서 시청자들에게도 여권 편향적 인물로 평가돼 왔다"고 지적했다.

비대위는 "(황헌 국장이) <100분 토론>에서 FTA 논란을 다루면서 시종일관 한나라당 편을 들자 당시 시청자게시판에는 '김종훈은 청문회로, 황헌은 한나라당으로'라는 야유가 오를 정도였다"며 "부국장 시절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관련 뉴스를 축소하는 데 앞장서는 등 어느 자리에 가든 편파 시비를 일으켰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철호 보도국장이 베이징지사장으로 발령난 것에 대해서는 "기존에 없던 자리까지 만들어 영전시켰다. 기자들의 퇴진요구를 철저하게 외면한 국장을 챙겨준 셈"이라고 꼬집었다.

비대위는 "예산을 아껴야 한다며 임기가 한참 남은 2명의 영상취재 특파원을 느닷없이 소환한다고 발표한 게 바로 엊그제인데, 이 무슨 '충성파'에 대한 논공행상이며 보은인사를 위한 '위인설관'인가"라며 "김 사장이 회사에는 나타나지 않고 외부에서 숨어, 질서 문란행위를 중단하지 않고 있다. 그가 MBC를 떠나야할 이유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비대위는 "김 사장은 제작거부나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일부 기자들에게 해외 연수라는 특혜를 줌으로써 기자 사회의 편가르기도 서슴치 않으며 조직 분위기에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를 남겼다"며 "앞으로 있을 3명의 특파원 선발 과정에서도 이와 같은 식의 편가르기와 '떡고물' 인사가 재연된다면 우리는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민병우 사회1부장, 정형일 문화과학부장, 한정우 국제부장은 16일 "이번 보도국장 인사를 통해 김재철 사장이 회사에 대한 손톱만큼의 애정도 없음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며 보직 사퇴 의사를 밝히고 MBC 파업 행렬에 동참하고 나섰다. 보직 부장들이 파업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MBC 사측은 17일 오정환 기자를 사회1부장으로 임명했으며, 문화과학부장과 국제부장 자리에는 각각 정용준 기자와 조상휘 기자를 발령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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