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동조합이 공정방송을 촉구하며 19일째 총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KBS에서도 편파보도에 대한 자성을 바탕으로 하는 '집단행동' 돌입이 임박했다.

'공정방송 회복'을 외치며 탄생한 KBS 새 노조 집행부 13명이 최근 대거 중징계를 당하고, <추적60분> 4대강편 불방 등으로 '편향방송의 달인'이라고 불리는 이화섭 부산총국장의 신임 보도본부장 임명 건이 '집단행동'의 직접적 도화선이지만 그 기저에는 현 정부 출범 이후 지속됐던 '편파보도'에 대한 KBS 구성원들의 자성이 깔려 있다.

▲ 15일 발행된 KBS 새 노조 노보 1면 캡처

KBS기자협회(회장 황동진)가 15일부터 16일까지 '부당징계 철회'와 '이화섭 신임 보도본부장 임명철회'를 내걸고 제작거부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이번 투표에는 KBS 기자협회 회원 541명 가운데 364명(투표율 67.3%)이 참여했으며 이 가운데 263명이 제작거부 돌입에 찬성표를 던졌다. 찬성률 72.3%다. 97명(26.6%)은 제작거부에 반대했으며, 4명(1.1%)은 무효표를 던졌다. KBS기자협회는 오늘(17일) 저녁 6시 회의를 열어 제작거부의 절차와 방법에 대해 결정할 계획이다.

앞서, KBS PD협회(회장 황동진) 역시 16일 총회를 열어 별도의 찬반투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제작거부' 돌입을 결의한 바 있다.

기자, PD들이 주축인 KBS 새 노조(위원장 김현석)의 '부당징계 막장인사 분쇄 및 김인규 퇴진'을 위한 총파업 찬반투표는 23일까지 진행된다. 결과에 따라, 이르면 2월 말 공정방송을 촉구하는 MBC노조와의 연대 파업이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최근 KBS 사측은 새 노조 집행부 대거 징계를 놓고 KBS 구성원들의 거센 반발이 이어지자 공식 입장을 내어 "당시 파업(2010년 7월 파업)은 목적의 정당성이 결여된 불법파업이었다"며 징계의 정당함을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KBS 사측은 "다양한 경로로 (새 노조 측에) 재심을 청구할 것을 권고한 바 있으며, 재심 청구 마지막 날인 13일 자정 무렵까지 최대한의 노력을 하였으나 (새 노조가) 완강히 거부함으로써 징계가 확정됐다" "노사화합 차원에서 징계 대상을 최소화했다" "노사간 소통과 화합을 간절히 기대한다" 등의 주장을 펼쳤다.

이에 대해, KBS 새 노조는 16일 "합법 파업과 정당한 의사표현에 징계를 준다는 것부터가 말이 안되는데 거의 모든 집행부에게 꼼꼼히 혐의를 걸어 보복한 것이 '최소화'란 말인가?"라며 "누가 봐도 사람을 다 죽도록 때려놓고 죽이지는 않았다며, '봐준 거다'라고 주장하는 게 말이 되나"라고 반박했다.

새 노조는 "다양한 경로로 재심 청구를 권고했다"는 대목에 대해서도 "거의 대부분의 얘기는 '불이익' 운운하는 협박과 공갈이었다. 진정성이 있었다면 협박과 공갈 대신 성실한 자세로 대화를 했어야 했다"며 "김인규 사장 또한 재심 청구 기간 내내 K-POP 공연 보러 파리로 가 버려 '재심' 따위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는 걸 증명해줬다"고 꼬집었다.

대거 중징계를 결정한 특별인사위원회의 길환영 부사장(위원장), 박갑진 시청자본부장, 이준삼 정책기획본부장, 김원한 수신료정책국장, 전용길 콘텐츠본부장, 김선권 뉴미디어테크놀러지본부장, 고대영 전 보도본부장을 향해서는 "당신들을 영원히 '죄인'으로 기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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