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동조합이 '김재철 MBC 사장 퇴진'을 촉구하며 15일째 총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총파업의 여파로 MBC 예능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급격히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메인뉴스인 <뉴스데스크>의 경우에도, 15분만 방송되는 등 파행을 겪으며 시청률이 반토막 났다.

12일 시청률조사기관인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주말 예능 프로그램 가운데 1위를 지켰던 <무한도전>이 정상 방송되지 못하고 '우천시 취소 특집'이 재방송되면서 시청률 10.1%(이하, 전국 기준)를 기록했다. <무한도전>의 평상시 시청률은 약 17%다.

▲ 토요일 예능 1위를 지켜왔던 MBC <무한도전> 홈페이지 캡처

간판 예능프로그램 <세바퀴> 역시 정상 방송됐음에도 불구하고 12일 13.2%를 기록하면서 평소보다 2.3% 포인트 하락했다.

MBC 예능프로그램의 시청률이 급락하면서, KBS SBS의 예능프로그램들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11일 SBS <붕어빵>은 13.6%의 시청률로 토요일 예능 프로그램 가운데 1위를 차지해, MBC <세바퀴>를 0.4% 포인트 앞질렀다. <무한도전>과 같은 시간대인 KBS <자유선언 토요일> '불후의 명곡2'는 11.8%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고,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11.1%)이 그 뒤를 이었다.

15분으로 파행방송되고 있는 MBC <뉴스데스크>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뉴스데스크>는 MBC 기자들이 제작거부에 돌입하기 전날인 1월 24일 10.5%(전국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으나 25일에는 7.6%를 기록하며 전날보다 2.9% 포인트 하락했다. 총파업 돌입 14일째인 12일에도 <뉴스데스크>는 전국 시청률 4.5%를 기록하며 '반토막' 행진을 이어갔다. 같은 날 KBS <뉴스9>의 시청률은 16.4%, SBS <8뉴스>은 9.9%이다.

이런 가운데, MBC 사측은 10일 특보를 내어 "(노조원들이) 업무에 복귀하지 않을 경우, '방송정상화를 위한 비상체제'를 가동할 수밖에 없다"며 "현재 여러 외주제작사와 프로그램 협의를 하고 있으며, 파행 운영되고 있는 시간대에 재방송 대신 새로운 프로그램을 편성하는 부분 개편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MBC사측은 "방송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회사는 모자라는 인력을 충원할 생각이다. (MBC노조원들의 업무복귀를) 마냥 기다리지 않겠다"며 "보도국 영상 피디를 공모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며, 전문기자와 피디들도 새로 뽑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MBC사측은 "업무에 복귀하지 않아 발생하는 회사의 피해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파업 중 해사행위를 한 사람에 대해서는 사안의 경중을 따져 조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MBC노조 역시 같은 날 특보를 내어 "2년간의 편파 정권 방송으로 회사가 (먼저) 시청자들과의 기본적인 약속을 일방적으로 어겨 버렸다"며 "회사를 장악하고 MB 충성방송을 주도하고 있는 인간들은 즉각 회사를 떠나기 바란다"고 맞받았다.

MBC 사측이 '방송정상화를 위한 비상체제를 가동할 수밖에 없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MBC노조는 "계속 노조를 탄압할 경우,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비상체제'를 가독할 수밖에 없다"며 '외주사와의 프로그램 협의' '부분개편' '보도영상 PD 공모' 등의 계획에 대해 "뻔한 수"라고 지적했다.

MBC노조는 "걸핏하면 체계적인 인사절차를 무시하는 잘못된 해사행위를 분쇄하는 것만이 제대로 된 MBC 재건의 기틀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모든 조합원은 확신하고 있다"며 "MB정권 치하에서 공영방송을 망가뜨린 사람에 대해 사안의 경중을 따져 조치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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