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료 인상에 부정적인 민주통합당의 당대표 경선 토론회 중계방송을 거부해 거센 비판을 받았던 KBS가 거듭 '수신료 인상'을 호소하고 나섰다.

수신료 인상안은 2010년 11월 KBS이사회를 통과해 방송통신위원회 검토를 거쳐 현재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 계류 중이지만, 야당과 시민사회의 반대로 인해 전혀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지난달 5일 문방위 전체회의에서 KBS 수신료 인상 논의를 위한 소위 구성안이 한나라당 단독으로 의결됐으나, 과연 한나라당이 총선을 코 앞에 두고 여론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신료 인상을 강행할 수 있겠느냐는 의견이 많다.

▲ KBS는 1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수신료 인상안의 조속한 국회통과를 촉구했다. ⓒKBS

길환영 KBS 부사장은 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수신료 비중이 전체 재원의 40%에 불과한 현재의 기형적 구조로는 국가기간 공영방송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수신료 인상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KBS측이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수신료 인상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67.5%가 수신료 인상액 1000원에 대해 "낮거나 적절하다"고 밝혔다는 등 KBS의 '바람'이 그대로 담긴 여론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KBS방송문화연구소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9일부터 26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64%가 '국회가 조속히 수신료 인상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했다는 것이다.(95% 신뢰수준 ±3.1%포인트)

길환영 부사장은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정치권이 공영방송의 미래를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조속히 수신료 인상안을 처리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길환영 부사장은 KBS가 수신료를 인상해 줄 만큼 공정한 방송을 하고 있는지 등 핵심적 질문이 설문조사에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는 지적에도 "그동안 KBS는 공영성 강화를 위해 상당히 많이 노력했고, 이에 따라 콘텐츠 측면에서 많은 발전이 있었다"며 "이번 여론조사는 KBS 수신료와 관련된 가장 정확하고 확실한 설문"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최근 언론학자 100명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가장 공정한 방송사'로 KBS가 아닌 YTN이 꼽힌 것과 관련해서도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설문조사는 광고주협회가 진행한 설문조사"라며 "지난해 광고주협회 설문에서 KBS가 영향력, 신뢰도 1위로 평가됐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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