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청춘불패2>의 에피소드 자체는 조금 뜬금없고 동떨어져 보였으나, 임하룡의 등장은 반가웠습니다. 2주 전 임하룡이 출연한다고 했을 때 조금 걱정되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아이들과는 잘 어우러질까? 나와서 동떨어지지 않을까하는 그러한 마음이었지요. 동시에 "혹시 제작진이 임하룡을 섭외하려는 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그럴 만한 이유가 몇 가지 있었습니다. 임하룡에게서 시즌1의 노촌장이 살짝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임하룡 출연에 대해서 몇 마디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약간 놀라기도 했던 면은 아이돌들과의 친화력이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임하룡이 그렇게 아이돌에 낯설지라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임하룡은 아이돌들과 오랫동안 고정으로 방송한 경험이 있습니다. 오히려 이수근, 지현우보다 아이돌과 더 많은 경험이 있다고 해도 틀린 것은 아니지요.

바로 임하룡은 <볼수록 애교만점>이라는 시트콤에서 크리스탈과는 5개월 정도, 윤두준과도 몇 차례 방송을 한 경험이 있지요. 게다가 그 방송에 유난히 아이돌들이 카메오로 많이 나온 터라서 (한선화, 이홍기, 송지은, 닉쿤, 비스트, 한승연 등등) 아이돌과는 어색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임하룡은 SM 사장인 이수만과는 동갑내기라고 합니다. 그래서 써니는 익히 잘 알고 있는 듯했구요. 그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이돌에 대한 선입견이나 어떤 어려운 감정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또한 처음 방송을 해본 임하룡을 오히려 이수근, 지현우보다 편하게 느끼는 아이돌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52년생, 올해로 60을 바라보는 임하룡은 강지영, 수지 같은 경우 할아버지뻘이 됩니다. 그런 탓일까요? 아이돌들도 아무런 부담을 느끼지 않고 편하게 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수근, 지현우에게는 할 수 없는 어깨동무 등의 스킨십도 자연스레 할 수 있었지요.

비록 1회 출연이었지만 임하룡은 아이돌과는 쉽게 어울리며 방송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아이돌이 쉽게 따르고 친하게 지내며 프로그램을 이끌 수 있는 리더가 보였다는 말이지요. 그리고 사전조사도 잘 해왔는지 레인보우의 우리와 쥬얼리 예원을 제외하고는 웬만한 아이돌도 잘 알고 있는 듯했습니다.

또한 임하룡의 무게감은 상당했습니다. 평소 약간 퉁명스럽기만 하던 이장님도 아무래도 임하룡이 있으니까 조금 태도가 달라진 모습이었지요. 일단 나이 면에서도 대부도 이장님보다 손위이고 이장님에게야말로 임하룡 정도 되어야 정말로 연예인이라는 느낌이 나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현재 <청춘불패2>를 살펴보면 주민들과 아직도 친해지지 못한 느낌이 들고, 주민들이 G8 멤버들을 그냥 약간 남 보듯 쳐다보는 경향이 있지 않나 생각이 드네요. 하나하나 친절히 도와준다는 느낌보다는 그냥 시키고 가버리는 그냥 "나 몰라라"하는 느낌이 듭니다. 기본적으로 다들 나이가 어리고 잘 모르는 연예인들이라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러나 만약 임하룡이 등장한다면 그들 시대의 연예인이 출연하는 것이라 태도가 조금 더 부드러워질 수도 있고 또한 임하룡이 어촌에서도 연배가 비슷한지라 어떤 제안을 해도 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실제로 2기의 이수근과 1기의 노주현을 비교해봤을 때 차이가 크다는 것을 느낄 수 있지요. 노 촌장은 방송 초반에 로드리와 왕구 아저씨와 함께 호형호제하면서 친목을 다져놨고, 연말이 되자 "우리 애들 좀 잘 부탁해"하면서 신경을 써주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에 비해 이수근은 친목다짐조차 힘들고 이수근의 부탁이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노촌장님의 부탁보다는 힘이 덜하다는 점을 생각해볼 수 있지요.

어르신들 입장에서도 <1박 2일>에서 봤던 이수근, 드라마에서 가끔 봤던 지현우보다는 자신의 연령대에서 즐겨봤던 코미디의 제왕 임하룡을 더 기억하고 더 그에게 호응할 것이라는 생각이 확실히 들거든요. 노촌장님이 "유치리 아이돌"이면 임하룡 역시 "대부도의 젊은 오빠"로 기억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이수근, 지현우에 비해 지식면에서나 (인생 경험도 그렇고), 진행하는 면에서도 임하룡이 한수 위를 보여주었습니다. 아이들이 말하는 걸 적절히 끊고 재미있게 이뤄나가며 잘 살려주는 능력은 이수근보다는 임하룡이 낫다고 느껴졌거든요. 이수근에게 아쉬운 점은 멤버들과 동화가 잘 안 되는 점, 본인 개그를 너무 밀려고 하는 자기 분량에 급급한 점이었어요.

이번 <청춘불패2>와 관련해서 시청자들이 가장 취약점으로 뽑는 점은 대체로 MC진입니다. 사실 제작진도 시즌1과 바뀌지 않았고, 멤버들의 예능감은 시즌1보다는 오히려 더 앞서 있습니다. 물론 "신선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은 있겠구요. 하지만 게시판 등에서 가장 많이 지적받는 부분이 바로 MC진입니다.

<청춘불패2>에서 아직 마을 사람들과의 교류가 안 나오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중 한 가지 큰 이유는 멤버들과 마을 사람들을 이어줄만한 어른의 부재입니다. 여태껏 그것이 너무 절실히 보였던 <청춘불패2>의 취약점이었습니다.

임하룡은 지난 방송을 통해 그 세대 차이를 메워줄 수 있는 가능성을 비춰주었습니다. 게스트로 등장해 MC로 눌러앉아 멤버들을 이끌어주던 송은이처럼, 임하룡이 과연 이번 출연을 계기로 멤버들을 이끌어줄 그러한 어르신이 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작은 희망을 가져 봅니다.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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