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기자들이 뉴스 공정성 훼손의 책임을 물어 보도책임자 사퇴를 요구하며 무기한 제작거부에 돌입한 가운데, 언론학자 10명 중 6명이 김재철 사장 체제의 MBC에 대해 "보도의 공정성이 후퇴됐다"는 부정적 평가를 내놓았다.

▲ 언론노조 MBC본부가 25일 발행한 노보에는, 현재의 MBC에 대한 언론학자들의 설문조사 결과가 실렸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정영하)는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1일부터 이틀간 언론관련학과 교수 100명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9.8% 포인트)을 진행한 결과를 25일 노보를 통해 발표했다.

그 결과, 언론학자 10명 중 6명은 김재철 사장 체제의 MBC에 대해 "보도의 공정성이 후퇴됐다"고 평가하는 등 냉혹한 평가를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매우 후퇴했다"고 응답한 이들이 43%에 달했으며, "조금 후퇴했다"고 평가한 이들은 20%에 달했다.

MBC 보도의 신뢰성에 대한 평가 역시 냉혹하기는 마찬가지다. 응답자 가운데 68%가 'MBC 보도의 신뢰성'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내렸다. 44%는 "(MBC 보도의 신뢰성이) 매우 추락했다"고 밝혔으며, 24%는 "조금 추락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구체적 이슈로 따져볼 때 언론학자들은 '서울시장 선거'(68%), 'MB 내곡동 사저 의혹'(71%), '한미FTA 날치기'(79%), 'MB 측근 비리의혹'(73%) 등의 사안에서 "MBC 보도가 문제있다"는 부정적 평가를 내렸다.

MBC의 공정성과 신뢰도가 이전보다 후퇴하거나 개선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로는 '친정부 성향의 간부들에 의한 통제'(70%)가 꼽혔다. 'MBC 기자들의 자질 결여'(14%), '기타'(7%), '뉴스 형식과 구성의 구태의연함'(6%), 'SNS 등 새로운 미디어 시스템의 등장'(3%)가 그 뒤를 이었다.

MBC 보도의 공정성, 신뢰성에 대한 부정적 평가에 이어 MBC 총대선 보도에 대해서도 "우려한다"는 응답이 7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4%는 "매우 우려된다"고 밝혔으며, 35%는 "조금 우려된다"고 말했다. "잘할 것"이라는 응답은 18%에 불과했다.

'가장 공정하다고 생각하는 방송사'로는 YTN(43%)이 꼽혔으며 2위 KBS(14%), 3위 MBC(9%), 4위 SBS(8%) 순이었다.

오늘(25일)부터 '공영방송 MBC의 정상화를 위한 총파업 찬반투표'에 돌입한 언론노조 MBC본부는 이 같은 설문 결과에 대해 "MBC보도가 심각한 위기상황에 직면했음을 반증한다"며 "(총파업 찬반투표는) 지난 2년 동안 공영방송 MBC를 망가뜨린 주역, 김재철 사장의 퇴진을 목표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진보신당은 MBC 기자들의 제작거부로 <뉴스데스크>가 대폭 축소되고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이 확대방송되는 등 파행을 빚고 있는 것과 관련해 MBC 기자들을 향해 "'김재철과 그의 남자들'에게 언론의 본령을 보여주시라"며 25일 지지 논평을 발표했다.

진보신당은 "한 때는 국민의 신뢰도가 가장 높았던 MBC 뉴스가 김재철 사장 취임 이후 이렇게까지 나락으로 떨어질 줄 누가 알았겠는가"라며 "당신들 뒤엔 MBC를 MB의 것에서 국민의 것으로 찾아오고자 하는 국민들이 든든히 버티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마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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