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구성원들이 '낙하산 반대 투쟁'을 하다가 해직된 동료 6명의 급여를 마련해 주기 위해 개설한 '희망펀드'가 12억원을 돌파했다.

YTN 노종면, 우장균, 현덕수, 권석재, 조승호, 정유신 기자는 2008년 당시 MB언론특보 출신인 구본홍씨가 YTN 사장으로 임명되자 '낙하산 사장 반대ㆍ공정방송 수호 투쟁'을 진행하다 동시에 해직된 바 있다.

YTN노동조합은 "2012년을 해직기자 6명을 복직시키는 해로 삼겠다"며 올해 초 '해직자 복직 투쟁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한 뒤, YTN 사측을 향해 '25일까지 해고자 복직에 대한 변화된 입장을 제시할 것'을 요구하는 '최후의 통첩'을 보낸 상황이다.

▲ 2008년 10월6일 YTN으로부터 해직 통보를 받은 노조원들(왼쪽부터 조승호, 우장균, 현덕수, 노종면, 권석재, 정유신) ⓒYTN노조

이런 가운데, YTN 구성원들이 해직자 6명을 돕기 위해 마련한 '희망펀드'가 해직 1200일을 맞은 18일 기준으로 12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YTN 해직자 복직 비대위가 25일 발행한 특보에 따르면, YTN 기자협회와 카메라 기자협회 그리고 방송기술인협회가 뜻을 모은 희망펀드 금액이 어느덧 12억원을 돌파했다.

비대위는 "저마다 빡빡한 살림살이에도 매달 적은 금액을 꼬박꼬박 자동이체해서 '희망펀드'를 키워온 우리 사우 모두의 1200일간의 의지가 뜨거웠다"며 "6명의 복직에 대한 열망이었고 강한 의지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비대위는 "납부 횟수 기준으로 5500회를 돌파했다. 회사를 떠나면서 수백만원을 납부한 사우의 마음은 가슴 아팠고, 6명에게 전하라고 잊지 않고 보내오는 퇴직 선배의 정성도 아름다웠다"며 "YTN 외부 출연자가 해직자를 위해 써달라며 출연료를 기탁하는 고마운 경우도 적지 않았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해직자들에게 지급되는 월급은 원래 급여의 60% 정도다. 상여금도 넉넉하게 지급하지 못해, 격월로 한 해 6번 지급됐다"며 "사우들이 모아준 사랑이 적지 않았지만 두 세 아이를 키우는 15년차에서 20년차 기자의 월급으로는 생활하기 빠듯한 금액이다. 해직자 대부분 살림을 줄이고 적금을 깨며 해직 5년차를 맞고 있다"고 어려운 상황을 전했다.

비대위는 "해직 1200일, 희망펀드 12억원이라는 액수가 사측에는 어떤 의미일까?"라며 "해직자와 사원들의 희생은 외면한 채 인건비 절감 효과를 거뒀다고 만족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비대위는 "국민에게 공정하고 독립된 방송을 돌려주기 위한 첫걸음은 정권의 부당한 탄압에 맞서 싸우다 해직된 YTN 기자 6명을 복직시키는 것"이라며 "YTN 뿐만 아니라 한국 민주주의의 미래를 위해서, 바른 말을 한 언론인이 차가운 거리로 내몰리는 시대를 끝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희망펀드'에 뜻을 같이 하고 싶은 이들은 '기업은행 037-071921-01-028(계좌명: YTN 희망펀드)'를 이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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