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꿀맛과도 같은 '빨간날'이 돌아왔다. "취업은 언제하냐?" "결혼은 언제할래?"라는 친지 어른들의 상투적 걱정 따위 한 귀로 흘려버리고, 이 휴일을 마음껏 즐겨보자.

토익 뽀개기에 열중하느라, 야근에 시달리느라 도무지 영화관에 갈 여유가 없었던 이들이여, 주머니사정 걱정할 필요도 없다. 리모콘 하나로, 최강 꽃미남 원빈의 간지를 무료 감상하고 맛깔진 류승범의 욕설에 껄껄 웃을 수 있는 기회가 왔으니 말이다.

빨간날은 최강 꽃미남 원빈과 함께

일단 주목할 채널이 OCN이다. 공식적으로 '첫 빨간 날'인 21일 밤 10시, 홍콩 영화 <영웅본색>을 리메이크 해 오우삼 감독이 '엄지 손가락'을 치켜 들었다는 영화 <무적자>가 방송되니 주진모, 송승헌, 김강우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주목해 볼만 하다.

▲ 영화 <아저씨> 스틸컷

배우 원빈, 김윤진, 박해일 역시 22일~23일 밤 10시 <아저씨> <심장이 뛴다>를 통해 만날 수 있다. 다만 원빈 씽크로율 50% 이상의 전당포 주인이나 옆집 아저씨는 현실에서 존재하지 않으니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는 원칙은 잊지 말자. '원빈 무한 감상'의 부작용으로, 현실에 적응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속물스러운 검사 역할을 너무도 감칠맛 나게 해낸 류승범, 황정민 주연의 <부당거래>는 '마지막 빨간 날'인 24일 밤 10시에 만날 수 있다. 부당한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도 음미해 볼만 하다. 홍콩 액션 영화 마니아라면, 22일 오후 1시부터 방송되는 <쿵푸허슬>, <강시선생>, <용형호제>을 공략하는 게 좋겠다.

▲ 영화 <부당거래> 스틸컷

지난해 최대의 흥행작이었던 박해일, 류승룡, 문채원 주연의 <최종병기 활>(21일 밤 11시)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1부>(22일 밤 11시)는 프리미엄 채널 캐치온에서 만날 수 있다. 이 밖에 <위험한 상견례>, <수상한 고객들>, <블랙스완> 등 인기 영화들도 줄줄이 볼 수 있지만, 캐치온이 '유료채널'이라는 것을 명심하자.

어린이가 아니어도 괜찮아, '투니버스'에 채널고정!

나이는 어느덧 계란 한판을 훌쩍 넘겼지만, 네이버 웹툰과 만화책에 여전히 열광하는 이들을 위한 볼 거리도 마련돼 있다.

어린이채널 투니버스가 지난해 7월 개봉했던 감성 공룡 애니메이션 <고녀석, 맛나겠다>를 21일 오전 9시에 방송하니, 지난해 영화관을 찾지 못했던 이들은 이 기회를 놓치지 마시라. 일본의 베스트셀러 동화 <고 녀석, 맛있겠다>를 원작으로 한 이 애니메이션은 '육식공룡' 아빠와 '초식공룡' 아들이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면서 펼쳐나가는 모험을 다루고 있으며 어린이 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가슴도 후벼판다는 평가다.

이 밖에 <안녕 자두야> <와라! 편의점> <짱구는 못말려> 등 인기 애니메이션들이 21일부터 24일까지 오전 11시마다 방송된다고 하니, 조카와 나란히 앉아 애니메이션을 시청하는 것도 깨알같은 기쁨을 맛볼 수 있는 일이겠다. 어린이채널은 어린이들만 보는 거라는, 편견을 가볍게 날려보내면 인생은 한층 즐거워 진다.

KBS <개그콘서트>와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는 <코미디 빅리그> 전 시즌 무삭제판도 설 연휴를 맞이하여 대방출된다. 21일 오후 3시, 22일 오전 7시, 24일 오후 1시 30분 채널 tvN을 통해 <코미디 빅리그> 시즌 1~2 무삭제판이 연속으로 펼쳐지니, 본방을 사수하지 못한 시청자들은 채널을 고정해도 괜찮을 것 같다.

<코미디 빅리그> 출연진이 설 특집으로 마련한 '커플 매칭 프로그램' <인류를 부탁해>(24일 밤 11시 방송)에는 개그맨 안영미, 강유미, 김미려, 정주리, 박휘순, 이재형, 양세형 등이 출연한다고 하니 연휴 마지막날 저녁을 웃음으로 마무리하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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