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장영] 스스로 기억을 지워버린 지혁이 내부의 적을 어떻게 찾아낼 수 있을까? 과거 자신에게 보낸 영상 속에서 과거의 지혁은 경고했다. 선입견을 버리고 주위를 살피라고 말이다. 자신이 그동안 수집해온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것은 선입견을 가지고 볼 수 있기 때문이라는 말도 했다.

뭔가를 먹으며 도로로 진입한 젊은 남성은 트럭에 치이고 뒤차량의 역과로 인해 사망했다. 아이돌 그룹 멤버의 죽음은 그렇게 마약 문제로 확장되었다. 국내 마약을 유통하는 인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그를 잡기 위한 노력이 시작되며 중국에서 마약을 공급하는 조직의 정체도 드러났다.

이들의 등장이 중요한 것은 당연하게도 1년 전 사건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지혁이 '흑양'팀과 함께 태워버린 거대한 마약들은 누군가에게는 엄청난 손실을 냈다. 북한에서 넘어온 마약까지 취급하며 국내로 유입시키는 그 조직은 누구일까?

과거의 자기 메시지를 본 지혁은 모든 이들이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증오만 남은 수연, 탐욕스럽기만 한 동균, 아집으로 가득한 진숙, 그리고 뭔지 알 수 없는 필호까지 이들 중 과연 쥐새끼는 존재하는 것일까? 핵심 자원들이 모두 의심스러운 상황에서 지혁의 고민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MBC 창사 60주년 특별기획 금토드라마 <검은 태양>

마지막 퍼즐 하나 때문에 스스로 기억을 지웠던 과거의 자신은 모두를 의심하라고 했다. 선입견을 버리고 조직 내부에서 적을 찾으라는 그 메시지는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모든 것은 2년 전 단둥에서 시작되었다.

조선족 마약 조직인 화양파의 중간 보스인 장광철이 국내로 들어왔다. 아이돌 마약 사건에서 드러난 공급책 윤 씨를 아무런 망설임 없이 제거해버린 그들에게 인간적인 면모를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런 그들이 중국인들이 모여사는 곳으로 스며들었고, 그런 장광철을 추적하던 범죄통합센터 1차장 하동균이 이끄는 팀이 검거에 성공했다.

경찰과 합동으로 현장에서 장광철을 체포하기는 했지만 절대 입을 열지 않았다. 누구보다 화양파를 잘 알고 있는 지혁은 그렇게 차장실로 불려 가게 되었고,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들을 꺼내기 시작했다. 화양파는 핵심이 아니라고 했다.

이들을 잘 알고 있었던 김동완 과장은 화양파는 줄기일 분이고 뿌리들이 얽혀있다며 진짜는 따로 있다는 발언을 했다. 그리고 김 과장을 비롯해 요원들이 끔찍하게 공격당해 사망한 사건이 벌어졌다. 이로 인해 요원 명단 유출이 의심되었다.

요원들만 골라 죽이는 것은 명단이 유출되었다고 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조직은 김 과장을 기리기 위해 그의 별명을 딴 '불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팀장이 지혁이었다. 화양파를 파악하기 위해 지혁은 김 과장이 관리하고 있던 꽃제비 출신 화양파 조직원인 이춘길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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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의 정보들을 이춘길에게 받아 임무를 했던 '흑양'팀이었다. 모든 것을 수월했다. 그런 정보들을 통해 거대한 마약 제조공장을 처리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 일로 인해 요원 둘이 사망했다. 쫓기듯 사라진 지혁은 기억마저 지웠다.

지혁을 걱정하는 의사는 기억은 존재하지 않고 감정만 가득한 그를 우려했다. 감정의 힘이 기억보다 강하면, 기억마저 왜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경계하지 않으면 결국 감정에 휘말려 진실마저 망쳐버릴 수 있다는 우려가 들기 시작했다.

기억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약으로 기억을 지워 암흑 속에 내던져 있지만, 시간이 흐르며 그 어둠은 조금씩 옅어질 수밖에는 없다. 문을 두드린 자가 누구인지 모른다. 하지만 이전과 달리, 기억은 조금씩 나아가기 시작했다.

문을 열고 두드린 자와 마주하기 직전 기억이 끊어졌다. 하지만 대단한 진전이 아닐 수 없었다. 조금씩 암흑이 사라지는 상황에서 지혁은 붙잡힌 장광철을 심문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하 팀장은 자신의 성과가 묻힐까 지혁이 이 사건을 맡지 못하도록 하려 노력하지만 쉽지 않다.

누구보다 화양파를 잘 알고 있는 지혁은 이들은 둘 중 하나라고 확신했다. 두목인 황모술과 자신들의 이권을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기 때문이다. 장광철이 체포되자 남겨진 조직원들은 경고를 했다. 하루에 한 명씩 그들이 말하는 공안, 즉 경찰들을 죽이겠다는 테러 협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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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그들은 잔인하게 순경들을 죽이기 시작했다. 그러는 동안 체포된 장광철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런 침묵을 깬 것이 바로 지혁이었다. 법을 다 지키며 이들을 상대할 수 없다는 지혁은 폭력과 함께 장광철 몸에 새겨진 문신들을 통해 그의 범죄를 언급하며 그를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철저하게 침묵을 지키던 장광철이 입을 열기 시작했다. 자신들이 왜 이러는지 아직도 모르냐며 분노하는 장광철의 행동에도 지혁도 무슨 의미인지를 모른다. 이유 없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며, 다만 너희들만 모를 뿐이라는 장광철은 중요한 이야기를 했다.

지독하게 추운 날 가축들이 죽었다며, 승냥이를 언급하는 장광철의 발언은 중요한 힌트였다. 하지만 지혁은 그때까지도 그 말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몰랐다. 불안해하는 운전기사를 불러와 국밥을 먹이며 입을 열게 하려 했지만 그것도 쉽지 않았다.

뜬금없이 경찰서에 불법체류 자진신고를 하겠다며 중국 불체자들이 대거 들어오며 분위기는 더욱 혼란스러워지고 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하지 못했다. 대한민국에서 그런 일이 벌어질 것이라 상상할 수 없었으니 말이다.

집으로 돌아가던 지혁에게 제이가 전화를 했다. 그리고 장광철을 체포하는 현장에서 수거한 휴대전화 속에 이상한 것이 있었다고 한다. 제이가 보낸 파일 속 인물은 다른 누구도 아닌 인천항에서 경찰들을 제압하는 지혁의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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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보는 순간 모든 것이 맞춰지기 시작했다. 장광철이 한 발언의 의미와 그들이 누구를 노리는지 말이다. 이를 깨닫는 순간 이미 경찰서는 엉망이 되어버렸다. 12시가 되자마자 불체자 신고를 하겠다고 온 자들이 난동을 부리기 시작했고, 밖에 있던 조직원들은 전원부터 내리고 침입을 시작했다.

무차별적으로 경찰들을 제압하며 갇혀 있는 조직원을 구하기 위한 화양파의 행동은 경악할 수준이었다. 이들 조직이 장광철을 구하기 위해 투입된 것처럼 보였지만, 그 안에는 화양파 두목도 존재했다. 장광철이 예의를 다한 이는 바로 운전기사였다.

자신을 숙이고 정체를 숨겼던 운전기사가 그 악랄한 화양파 두목 황모술이었다. 지혁이 놀란 것은 허술해 보였던 운전기사의 팔뚝에 있던 문신이었다. 당시에는 크게 생각하지 않고 주목하지 않았던 그 승냥이 문신은 작전 임무 중 엘리베이터에서 제거한 자와 동일했다.

황모술의 아들이었다는 것은 그들이 누구를 지목하고 있는지 알게 한다. 잔인한 이들의 행태는 장광철을 제거하는 장면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침묵을 강요하는 그들 조직의 원칙을 깨고 말을 많이 했다며 중간보스를 조직원들 앞에서 제거해버리는 황모술은 악랄했다.

운전기사가 바로 두목이라는 사실을 이미 파악한 지혁은 경찰서를 빠져나가는 이들을 보고 추격을 시작했다. 홀로 이들 조직과 맞서는 것은 쉽지 않지만, 또 이를 해내는 것이 지혁이다. 일당백으로 이들과 맞서 카레이싱을 하는 과정은 흥미로웠다.

하지만 분명한 한계도 존재했다. 물량으로 맞서는 이들을 제압하고 황모술을 검거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기억나는 것이 있으면 전화하라고 적어줬던 운전기사를 향한 메시지는 화양파 두목 황모술이 되어 지혁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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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 동안 찾았다고 말이다. 그리고 다시 돌아온다는 경고였다. 그게 끝이라고 누구도 생각하지 않는다. 아들을 잃은 황모술이 더욱 악랄한 방식으로 지혁을 공격할 것이라는 것 역시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 그렇게 경찰서로 돌아간 지혁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전쟁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현장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즉시 CCTV를 확인했고, 그 안에서 두목인 황모술이 장광철을 제거하는 장면을 봤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조직원 중 하나가 바로 지난 작전에서 정보원으로 일했던 이춘길이었다.

이춘길을 확인하는 순간 지혁의 기억도 떠올랐다. 그날 문을 두드린 자는 바로 이춘길이었다. 그 얼굴을 보는 순간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모든 것의 중심에 이춘길이 존재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가 요원들을 죽인 범인이라 단정하기도 어렵다.

아직 지혁의 기억은 많이 봉인되어 있을 뿐이다. 이춘길은 여전히 누군가의 정보원으로 화양파에 있는 것인지도 알 수 없으니 말이다. 1년 전 사건의 진실을 파고들던 과거의 자신이 조직 내부에 적이 있다고 지적한 것은 이춘길을 아닌 실질적으로 이 판을 움직이는 자가 국정원에 있다는 의미가 된다.

지상파에서 보기 힘든 과격한 액션까지 등장하는 <검은 태양>은 단 2회 만에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역시 남궁민은 믿고 봐도 좋다는 확신을 가지게 했다. 비록 온 가족이 둘러앉아 볼 수 있는 드라마는 아니지만, 장르극 특유의 재미를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이제 본격적인 이야기로 들어갈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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