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스타 캐스팅 오디션이 시작됐다. 두 주에 걸쳐 진행될 캐스팅 오디션 첫 주에는 지난주 쇼 케이스를 통해서 무시무시한 실력을 뽐낸 박지민, 이미쉘이 속한 수펄즈는 나서지 않았지만 두 팀의 여성 듀엣이 그에 필적할 존재감을 드러냈다. 도무지 16살의 감성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이하이와 캐시 영이 먼저 포문을 열었고, 바로 뒤에 나온 백하연, 신미진 조의 불꽃 튀는 공방이 무엇보다 흥미로웠다.

먼저 이하이와 캐시 영은 영국 가수 픽시 로트의 <마마 두>를 불렀다. 지난주 수펄즈가 불러 심사위원 3인을 깜짝 놀라게 한 소녀시대의 <더 보이즈>만큼이나 놀라운 솜씨를 보였다. 소울과 알앤비 요소가 짙은 이하이의 창법에 캐시 영의 매혹적인 음색이 어우러져 가히 원곡의 느낌을 넘어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만족스러운 무대였다.

두 사람의 노래가 끝나고는 곧바로 진풍경이 벌어졌다. 심사위원들이 순서대로 캐스팅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이번 조에 대한 일 순위는 양현석이 갖고 있었다. 당연히 양현석이 이하이를 캐스팅하겠다고 하자 박진영이 심사위원에게 각 한 번의 우선선택권을 쓰겠다고 나선 것이다. 그러자 양현석 역시 이에 질세라 자신이 갖고 있는 단 한 번의 선택권을 써서 이하이를 기어이 차지하고 말았다. 결국 박진영은 캐시 영을 캐스팅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영현석과 박진영의 마지막 히든카드까지 동원한 싸움이 흥미로운 것은 아직 수펄즈라는 막강한 그룹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수펄즈에는 박지민과 이미쉘이 포진하고 있어 이들 역시 세 명의 심사위원이 모두 탐낼 것이 분명하다. 이미 양현석이 우선 선택권을 사용해서 수펄즈에 대한 캐스팅 전쟁은 박진영과 보아 둘로 압축되었다.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이날 마지막으로 등장한 신미진과 백아연은 바로 앞에서 캐스팅 전쟁이 벌어질 정도로 극찬을 받은 전의 이하이, 캐시 영의 무대에 주눅들만도 했지만 침착하게 자신들이 준비한 무대를 만들어갔다. 브르노 마스의 <Grenade>와 2PM의 <하트비트>를 연곡으로 이어서 절묘한 편곡 아이디어를 선보였다.

노래가 끝나자 보아는 백아연에 대해서 어떤 장르도 소화해낼 수 있는 훌륭한 자질을 칭찬했다. 그리고 박진영의 신들린듯한 심사평이 백아연, 신미진의 색깔을 확실하게 표현해주었다. 박진영은 “앞에 잘한 모든 팀들은 알앤비 감성이 많았다. 마치 할렘에서 날아온 듯한 감성이 많았는데, 이 팀의 공연을 보자면 할렘에 대한 서울의 반격”이라는 말을 했다. 한국적 소울도 풍부하고, 가요의 감성을 진하게 풍기면서 마음에 전달하기에 가장 적합하다는 평가를 했다.

이에 신미진이 구수하게 “아이고, 감사합니다”하자 박진영이 바로 “바로 그런 아이고”하면서 전반적으로 미국정서가 강한 K팝스타에서 한국적 느낌이 강한 두 소녀를 격려했다. 이하이, 캐시 영처럼 캐스팅 전쟁은 없었지만 백아연은 보아가, 신미진은 박진영이 각각 캐스팅을 했다.

다음 주에 또 한 번의 캐스팅 전쟁이 예고되어 있다. 수펄즈의 이미쉘, 박지민이 버티고 있고, 클럽 사진으로 한 차례 곤욕을 치른 김나윤 역시 다음 주에 나올 예정이다. 1차 캐스팅의 경향을 보면 박지민은 보아가, 이미쉘은 박진영이 캐스팅하지 않을까 예상할 수 있지만 반전이 있다고 하니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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