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이야기쇼 두드림>에는 원더걸스가 출연했습니다. <이야기쇼 두드림>은 소녀시대가 출연했던 파일럿 방송 <오! 브라더스>가 정규편성이 된 프로그램입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그렇게 화제는 못 되는 것 같습니다. MC들 때문인 것 같기도 하고, 포맷이 별로 새롭지 않아서도 그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비슷한 토크쇼에 <승승장구>도 있고 이제는 <주병진쇼>도 등장했기 때문이지요. 약간 진지한 토크쇼라고 해야 하나요?

그런데 원더걸스는 생각해보면 왁자지껄하는 예능보다는 오히려 이런 조용한 토크쇼에 더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원더걸스 멤버들의 성격이 대체로 진지하고 조용한 편이거든요. 실제 <라디오스타>에 나와서도 다큐를 뽐내고 조권-민의 깝남매가 등장한 이후에나 조금 예능같아지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야기쇼 두드림>에서도 원더걸스는 항상 그래왔듯 진솔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 중 예은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져봤습니다. 예은이가 짧은 가수 생활에서 가장 치명적이라고 할 수 있었던 텔미 음이탈에 대해 이야기를 꺼낸 것이지요.

일단 약간의 배경을 설명하자면 텔미 시절 원더걸스는 "국민걸그룹"으로 떠올랐지만, 동시에 한 가지 오명을 가지고 인기를 얻었습니다. 바로 "삑사리 그룹"내지 "가창력 최악"이라는 타이틀 때문이었지요. 그 중심에 예은이가 있었습니다.

오히려 소희는 목소리 자체가 작아서 실제로 삑사리를 내는지 안 내는지도 알 수가 없었지요. 그런데 예은은 원더걸스 안에서는 리드보컬 내지 메인보컬이다 보니 드러나는 파트를 맡았었는데 유난히 텔미에서 삑사리가 자주 났었습니다. 특히 "내가 필요하다 '말해 말해줘요~" 할 때 "말해"라는 부분에서 자주 났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 방송에서 예은은 그 때문에 겪었던 고충을 털어놓았습니다. 한 마디도 하지 못하고 일단 눈물부터 흘릴 정도로 예은이에게는 심각한 고충이었지요. 한때 그것 때문에 죽고 싶었다고 할 정도로 힘들어했지요. 되고 싶었던 가수가 되었는데 인기를 얻자마자 "삑사리 가수"라는 오명을 얻게 되었으니 예은이의 마음이 얼마나 상했을지 충분히 짐작됩니다. 한번 삑사리 나고 나고 불안해져 그 다음 무대도 망치고 또 다른 무대도 망치고 하면서 정말 그 삑사리 슬럼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예은을 보면서 지켜보는 팬 입장에서 안타깝게 느낀 적이 많았지요.

그러면 예은은 왜 유난히 텔미에서만 삑사리를 많이 냈던 것일까요? 예은의 다른 노래나 개인노래 등을 들어보면 삑사리 내는 걸 거의 들을 수 없습니다. 다른 무대에서 텔미보다 더 높은 음역대를 가진 노래에도 문제가 없었는데 유난히 텔미만 오면 고전하는 예은이를 볼 수 있었지요.

예은이는 그 노래가 자기의 창법과 너무 다른 노래였다고 설명합니다. 바이브레이션을 빼고 깔끔하게만 부르라는 창법 때문이었지요.

예은이가 변명하는 것 같다고 느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예전에 텔미가 나오던 시절에 몇몇 기사들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 중 많은 기사가 텔미 창법에 대해 이야기한 것들이었는데요. JYP측에서 그 창법을 설명한 기사도 있었지요. 일단 복고 스타일에 맞춰진 텔미는 "못 불러야 사는 곡"이라고 하면서 아예 못 부르는 것을 권유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창법에 관련된 것은 목으로만 불러야 한다는 것이었지요.

실제 "내가 필요하단 말해 말해줘요~"라는 부분을 들어보면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어찌 보면 굉장히 얇게 힘없이 올려야 하는 곡이 텔미이죠. 그러한 창법은 예은이와 맞지 않는 창법이었으며 노래를 목으로만 불러야하는 창법은 힘을 낼 수 있는 창법도 아닙니다.

그렇기에 다른 곳에서는 시원하게 고음을 질러대던 예은이 텔미만 부르면 유난히 그 부분에서 음이탈이 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지요. 만약 텔미를 그런 창법이 아닌, 예를 들어 노바디나 비 마이 베이비에서의 창법만 쓰게 했더라도 그렇게 음이탈이 났을까 궁금하네요.

물론 여기에는 제작자 박진영의 의중이 개입됐을 것입니다. 박진영은 제작자로서 자기의 노래를 어떻게 불러야 하는지 생각이 있었겠지요. 박진영의 작곡으로 원더걸스가 지금 그 위치에 있다는 것도 인정합니다. 그렇기에 어떻게 보면 박진영은 자신의 소속사 가수에게 특정한 창법을 요구할 권리를 가지고 있지요. 그런데 그 창법이 가수와 맞는 창법인지는 의문입니다. 박진영 특유의 창법은 실제로 JYP 가수들의 가창력이나 특성을 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JYP 가수들이 주로 하는 이야기는 박진영의 자기 스타일 집착입니다. <라디오스타>에 나온 민도 "이'런'하면서' 런에 감정을 넣으라고 하는 박진영을 이해할 수 없었다고 했고, 2PM이나 2AM 모두 다 박진영의 치고 빠지기 창법 때문에 여러 시간을 녹화하면서 힘들었었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그게 꼭 좋은 방침인가만은 생각해볼 문제인 것 같습니다.

예은이는 죽고 싶을 정도로까지 힘들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죽도록 하기 싫은 창법, 그 창법 때문에 망신당하고 실력이 폄하되며 상처를 받는다면, 아무리 그 노래와 창법이 잘 어울린다고 하더라도 꼭 그렇게 고집할 필요까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로 예은이는 성량이 좋아서 고음에서 막히거나 삑사리 날 정도의 보컬은 아닙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텔미만 부를 때면 유난히 떨려하고 자신이 없어하는 예은이의 모습을 볼 수 있었죠. 가수로서 가창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듣는 것. 특히 단순히 "아직 부족하다" "여전히 아이돌 수준이다" 이상을 떠나서 "정말 노래 못 한다" "삑사리 가수" "맨날 올라가면 삑사리 낸다" 이런 말을 듣는 것만큼 창피한 게 어디 있을까요?

예은이는 연기나 예능을 하면서 다른 면으로 풀 기회가 많은 것도 아닙니다. 박진영은 매일 원더걸스에게 그런 거 보지 말고 연습하라고 강조하곤 한답니다. 그렇게 가창력을 중요시한다면 원걸의 가창력을 깎아내릴 수 있는 창법은 권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채 입을 열기도 전에 눈물부터 흘리는 예은이를 보면서 정말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했을까 싶으면서 동시에 그 당시에 변명하지 않은 것을 보면 성숙하기도 하고 똑똑하기도 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어쨌든 오랜만에 국내에서 활동하는 원더걸스이니 만큼 미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마음껏 즐기고 그리고 멋진 무대를 많이 보여줘서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풀었으면 합니다.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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