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인터넷을 보니 현아 이야기가 많더군요. 일부 네티즌들의 심한 욕설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현아에 대한 비난은 타당합니다. 그런데 저는 그 비난을 현아가 아니라 현아의 소속사에 돌리고 싶습니다. 현아가 그 컨셉을 유지하는 데는 소속사가 큰 기여를 하기 때문이지요. 가끔 소속사가 안티라는 말을 하는데, 바로 현아의 소속사를 두고 하는 말 같습니다.

현아를 선정성의 여왕으로 만드는 큐브엔터테인먼트

현아가 활동할 때마다 따라오는 말은 "선정성"입니다. 그런데 그 선정성의 상당 부분 책임은 현아 자신에게보다는 그 컨셉을 잡아주는 소속사에 있습니다. 현아의 소속사는 현아에게 그러한 컨셉을 잡아주고 권해서 현아를 선정성의 여왕으로 만들지요.

대체로 아이돌의 안무, 컨셉, 화장, 의상 등은 본인들이 챙기기보다 회사에서 알아서 정해줍니다. 현아의 선정적인 안무, 의상, 화장 컨셉을 정해주는 것 역시 소속사입니다. 데뷔 후 줄곧 큐브엔터테인먼트는 현아에게 야한 옷을 입혀서 내보냈습니다.

평범한 스타킹보다 더 충격적인 찢어진 레킹스, 다른 멤버들보다 한없이 짧은 치마, 골반을 노골적으로 흔들어 대는 안무, 엉덩이를 흔들면서 맨발로 무대를 휘젓게 하는 안무, 그리고 "트러블메이커"라는 노골적인 제목으로 온몸을 쓰다듬게 하는 안무 등은 소속사에서 정한 컨셉입니다.

여기에 현아의 의견이 반영될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건 현아의 소속사입니다. 이슈를 만들고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기 위해 현아를 이용한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 소속사이지요.

현아의 이미지를 과소비시키는 식상한 섹시컨셉

현아의 나이는 이제 스무살입니다. 만으로는 19살이지요. 현아가 계속 가수로 활동한다고 하면 아직 10년은 더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아니 그보다 더 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벌써 사람들이 현아의 섹시미에는 식상해합니다.

일례를 들자면 소녀시대의 서현이가 배꼽티를 입고 나오면 사람들은 "이제는 섹시컨셉도 하는구나"라고 하지만, 현아가 "섹시컨셉"을 들고 나오면 "또야?"하고 반응을 나타냅니다. 벌써 현아의 섹시컨셉에는 많이 식상해져 있어 이제는 새로운 느낌도 들지 않는 것입니다.

이제 막 스무 살인데 섹시컨셉에 질렸다면 현아가 과연 "섹시컨셉"으로 얼마나 더 갈 수 있을까요? 섹시컨셉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까지도 충분히 쓸 수 있는 컨셉입니다. 그런데 현아는 (정확히 말하자면 현아의 소속사는) 뭐가 급한지 그 때 써먹을 수 있는 섹시컨셉을 지금 다 불사르고 있습니다.

이대로 현아가 20대 중반이 된다면 더 이상 써먹을 컨셉도 없게 되는 상황에 이르게 될 것입니다. 20대 중반에 갑자기 큐트컨셉을 진행할까요? 보컬이라면 가창력으로 승부하면 되겠지만 현아는 보컬이 아닌 래퍼에 가깝습니다. 현아를 좋아하긴 하지만 현아의 랩은 "섹시컨셉"이라는 걸 빼면 아무런 매력이 없습니다.

큐브엔터테인먼트에서는 그 컨셉을 다 불살라 버림으로 인해 현아가 오래 활동하는 데 지장을 줄 선택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오히려 20대 초반에는 귀여운 컨셉이나 청순한 컨셉 등으로 가도 아무 이상이 없습니다. 아직도 20대 초반까지는 귀여운 컨셉이 효과가 있거든요. 그런데 20대 초에 할 수 있는 컨셉은 내던져버리고 오히려 나중에 해도 되는 컨셉으로 식상하게 해버림으로 현아의 미래를 제한한 것이지요. 연예인으로서 현아의 가치를 이렇게 깎아버리고 이미지를 소비하게 해버리는 현아의 안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 아쉬운 건 귀여운 매력이나 청순한 매력이 없어서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섹시컨셉을 밀어야하는 상황이면 모르겠는데, 현아같은 경우는 <청춘불패>에서도 보여준 바 있듯이 상당히 귀여운 면도 있고, 피부톤도 하얀 입장이라 청순컨셉도 소화가 가능합니다. 실제로 MTV 원더걸스 시절의 긴 생머리 현아는 그러한 면도 많은 소녀였습니다. 이런 다양한 매력의 현아를 그저 섹시컨셉 하나만 활용하려 하니 참 답답하기 짝이 없네요.

포미닛을 망치는 현아 밀어주기

현아의 이번 개인 활동은 데뷔 이후 세번째입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네 번째입니다. 첫 번째는 4Tomorrow에서 가인, 유이, 한승연과 활동했고, 두 번째는 솔로인 체인지였으며, 세 번째는 버블팝이었고, 이번에는 비스트의 장현승과 함께 트러블 메이커로 네 번째 활동이지요.

포미닛이 데뷔한 지도 거의 2년 반쯤 되어갑니다. 그런데 문제는 포미닛의 인지도 면에서는 데뷔한 지 한 6개월도 안 된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현아를 빼놓은 포미닛의 인지도는 실제로 뒤늦게 데뷔한 씨스타, 미스에이에 비해서도 한참 떨어진 수준입니다. 왜 이러한 현상이 일어난 것인지는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알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큐브에서는 포미닛의 대표로 현아를 밀어줬습니다. 초반에야 당연한 선택이겠지요. 가장 알려진 멤버이니까요. 문제는 그렇게 해서 1위까지 달성했으면 다른 멤버들의 매력도 공개해야 하는데, 여전히 현아만 앞세우는 바람에 다른 멤버들의 존재감이 상당히 희박해졌습니다. 그마나 유일하게 인지도를 높일 수 있었던 건 "전글라스"와 <불후의 명곡2>에 고정으로 나왔던 전지윤입니다.

그 외 다른 멤버들은 걸그룹팬이 아니면 거의 누가 누군지도 모르는 상황이지요. 결국 현재 포미닛은 아직도 "현아 그룹"에 가깝다고 해도 틀리지는 않습니다. 현아만 앞세우기 때문에 포미닛이라는 전체가 가려집니다. 이 정도면 현아가 포미닛을 위해서 존재하는 건지 아니면 포미닛이 현아를 위해서 존재하는 건지 도통 알 수 없을 지경입니다.

포미닛 멤버들 전체를 위한다면 현아의 뒤를 이을 멤버가 필요합니다. 결국 현아는 현아대로 이미지 소비가 되고 있는 반면에 다른 멤버들은 완전 묻혀버리고 있는 중이지요. 지금 현아의 행보를 보고 있노라니 현아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답답하기 짝이 없습니다. 현아의 다른 매력을 모두 묻어버린 채 섹시미만 앞세워

1) 현아가 비난을 받게 하고 있고
2) 이미지를 과소비시킴으로 인해서 현아의 가치를 깎아내리고 있고
3) 현아만 앞세운 나머지 포미닛 전체를 묻어버립니다.

이 정도면 소속사가 안티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겠지요? 이 정도면 도가 지나친 현아 망치기의 장본인은 큐브엔터테인먼트가 아닐까요? 정말 현아를 위한다면 물러서는 행동도 필요합니다. 이번 트러블메이커는 일부 현아의 팬들마저도 등 돌리게 하는 비호감적인 행보였습니다. 가끔 이럴 때 팬이라면서 "섹시미도 매력이다"라고 항의하는 분들도 있던데 정도껏 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매력도 계속 보다보면 가치가 떨어지는 법이구요.

지금 현아를 죽이는 데 일익을 담당하는 사람은 기자도 아니고, 안티들도 아닌 바로 현아의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입니다. 현아를 위한다면, 현아를 아낀다면 자제해주세요. 그래서 현아가 더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게, 더 롱런할 수 있게 도와주시기를 바랍니다 .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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