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는 아이돌 시장의 본격적인 문을 열었다고 할 수 있는 원더걸스가 오랜만에 국내에 컴백했습니다. 원걸의 팬으로서 원걸을 공중파에서 오랜만에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반가웠죠. 솔직히 Be My Baby는 기존 원더걸스의 노래만큼 확 와 닿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원걸 컴백 자체가 그냥 반가운 한 사람이었지요.

원더걸스가 컴백함으로써 걸그룹 열풍이 다시 활성화되고 있는데요.특히 이번 컴백과 관련해서는 소녀시대와 제대로 붙는 게 아닌가 하는 라이벌전 이야기도 나오곤 합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약간 텔미와 소녀시대 때와 상황이 비슷하네요. 그때는 텔미가 들어갈 때쯤 소녀시대가 나왔고, 이번에는 더 보이즈가 들어갈 때쯤에 Be My Baby가 나온 것이니까요. 그래도 이 두 그룹을 한 무대에서 본다는 게 참 새롭습니다.

그런데 오늘 원더걸스가 제대로 발목이 잡히며 곤욕을 치르고 있습니다. 원더걸스 MR제거라는 영상이 떠돌면서 원더걸스를 힘들게 하고 있네요. 그 MR제거에 대해서 적어보고자 합니다.

MR제거, 100% 신뢰할 수는 없는 이유

이전에 브아걸 노래도 MR제거를 듣고 칭찬한 바가 있긴 합니다만, MR제거라는 것은 솔직히 100% 신뢰할 수 없는 방법이기는 합니다. 그 MR제거라는 것이 누가 하느냐에 따라 다르고 조작하기가 굉장히 쉽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어떻게 제거하느냐에 따라서도 영상 자체가 차이나지요.

이번 원더걸스 MR제거에도 두 가지 버전이 있습니다. 소위 "조작되었다"라는 버전과 팬들이 했다는 제작본이 있지요. 결국 상황이 이렇게 되다보니 MR 제거 영상의 결론은 이렇게 내릴 수밖에 없어요. 믿고 싶은 거 믿고 듣고 싶은 거 들어라.

MR제거가 어떤 면에서는 노래를 잘한다 못 한다를 구분해주는 도구가 될 수 있지만, 그것 하나만으로 100% 단정 짓는 결정적인 도구는 되기 힘들다는 것이지요. 아무리 뛰어난 가수라도 악의적인 동기를 가지고 MR제거를 올려놓는다면 누구나 도마 위에 올라갈 수 있습니다.

비난 받지 않으려면? 연습, 연습, 연습

그런데 일부 가수들은 왜 MR제거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걸까요? 예를 들어 왜 일부 가수들은 MR제거 영상이 잘 나오면 "제대로 편집한 게 아니다"라는 말이 나오지 않고, 만약 못나오면 바로 조작이라고 쉽게 넘어가는 것일까요?

위에 언급한 브아걸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사람들은 브아걸의 MR제거를 놓고 브아걸의 실력을 인정했지만 만약 브아걸의 MR을 누가 조작했다해도 "조작이다"라는 판정이 쉽게 났을 것입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기본적으로 실력이 뒷받침되기 때문이지요. MR 제거 등의 잣대가 없어도 이미 가창력이 뛰어나고 라이브를 잘하는 그룹이라고 평가받기 때문입니다. MR 제거를 들이대기 전부터 이미 브아걸 같은 경우는 노래 잘하는 그룹으로 신뢰도가 쌓인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MR제거가 이러한 그룹에게는 크게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건 소녀시대나 원더걸스에게도 적용됩니다. 이번 MR 제거에서도 사실 예은이나 선예는 거의 비난 듣는 것을 보지 못했어요. 소위 주로 까인 인물은 다름 아닌 소희였지요. 사람들이 소희에게 가진 생각과 선예에게 가진 생각은 상당히 다릅니다. 선예나 예은은 라이브가 괜찮다고 생각하는 반면에 소희는 시작하기 전부터 "라이브가 약하다"라는 선입견이 들어가 있는 것이지요. 그렇기에 MR 제거 영상이 돌아다닐 때 가장 피해를 보는 건 소희입니다.

소녀시대 같은 경우에도 MR제거나 이러한 영상들이 돌아다니면 대체로 라이브가 강한 멤버인 태연과 제시카 서현은 거의 욕을 먹지 않습니다. 윤아, 유리, 효연 등 댄스라인쪽이 항상 더 욕을 많이 먹는 편이지요.

결국 MR 제거에서 자유로워지는 방법은 연습, 연습, 연습 그리고 또 연습을 해서 그 선입견을 벗어버려야 하는 것이지요. 한번 쌓인 선입견에서 벗어나는 것 자체가 쉽지는 않거든요.

4년째 계속되어온 소시 vs 원걸 전쟁

흥미로운 것은 소녀시대나 원더걸스 이 외에도 수많은 걸그룹이 존재하지만 항상 이 둘만 라이브로 인식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마치 S.E.S와 핑클 이외에도 샤크라, 베이비복스, 파파야 등의 걸그룹이 있었지만 항상 S.E.S와 핑클만 언급되는 상황과 비슷하다고 해야 할까요?

그래서 그런지 요즘 소녀시대와 원더걸스의 기사를 보면 예전 원걸이 한국을 떠나기 전과 마찬가지로 "원걸 팬"과 "소시 팬"이 싸우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일단 정답부터 말해보자면 "원걸팬"이라고 주장하며 소시를 까는 사람들은 원걸팬이 아니고, "소시팬"이라고 주장하면서 원걸을 까는 사람들은 소시팬이 아닙니다. 그냥 서로 남을 욕하기 좋아하는 안티들에 불과하지요. 이들은 팬이라고 불릴 자격이 없는 안티들일 뿐입니다.

소녀시대와 원더걸스는 둘의 사이가 나쁘지 않다고 했고 좋은 라이벌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고 여러 차례 밝혔습니다. 물론 언론이야 자꾸 라이벌로 몰아가며 싸움을 붙이려고 하지만 정작 두 그룹의 멤버들은 그렇게 지내고 싶지 않은 것이지요. 그런데 팬이라는 사람들이 그런 멤버들의 마음도 모르고 갈라서는 일에 앞장선다는 게 팬다운 행동인지 의심스럽기 짝이 없네요. 이제 두 그룹이 데뷔한 지 5년이 넘었는데 그런 유치한 짓은 그만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 보기에 원더걸스의 라이브는 개선이 되었습니다.사실 미국에 가기 전에는 선예나 예은도 불안불안할 때가 있었는데 (JYP 창법 때문에) 이번 무대에서 보니 이 둘은 확실히 달라졌더군요. 콘서트에서 직접 가서 보기도 했지만 이 둘은 완벽하게 안정되었습니다.

소희 같은 경우에는 늘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소희가 늘었다고 해서 갑자기 선예 수준이 되거나 예은 수준이 되었다는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텔미 때나, 소핫 그리고 노바디 때에 비해서는 발전했다는 이야기이지요. 기본적으로 소희는 발성 자체가 작기 때문에 크게 발전할 것을 기대하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라이브가 개선된 것은 느껴지더군요. 유빈은 래퍼라 딱히 평가하기 어렵고 혜림은 예전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MR제거에서 원걸이 할 수 있는 것은 딱히 없는 것 같네요. 그렇다고 당장 무대를 그만둘 수도 있는 것도 아니고. 그녀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계속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밖에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정말 실력이 개선되었다는 것을 입증하려면 음악방송 쪽으로 출연해서 보여주는 게 가장 적합할 것입니다.

오랜만에 찾아온 원걸이라 반가웠는데 이러한 논란들이 일어나니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아무래도 미국에 2년간 있다가 왔기에, 사람들이 많은 변화를 바랐는데 그 기대에 미치지 못한 아쉬움이 작용한 게 아닌가도 생각이 드네요. 앞으로 열심히 활동하고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원더걸스가 되었으면 하네요.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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