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SBS <8뉴스>는 서울 관심지역에 대한 긴급 여론조사 결과를 머리기사로 보도했다. 조선일보와 공동 의뢰한 것으로 조사는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서 진행됐다.

문제는 이 조사의 신뢰도. 리포트를 자세히 보면 무응답 비율이 최소 12.2%에서 최대 32.7%까지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 3월16일 SBS <8뉴스> '정몽준 49.3 정동영 37.4'.
서울 동작을의 경우 한나라당 정몽준 의원(49.3%)이 정동영 전 대선후보(37.4%)를 앞서고 있고 종로구는 한나라당 박진 의원(39.7)이 민주당 손학규 대표(30.4%)를 앞서고 있다지만 두 지역구 모두 무응답이 12.2%로 나타났다.

도봉갑에서는 민주당 김근태 의원이 38.4%로 한나라당의 신지호 자유주의연대 대표( 31.1%)를 오차범위 안에서 앞서고 있고 도봉을에서는 민주당 유인태 의원(34.4%)과 한나라당 김선동 후보(31.1%)가 오차범위 안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지역구 역시 결과가 오차범위 안에 있을 뿐만 아니라 두 지역 모두 무응답 비율이 32.7%와 30.2%로 무응답표의 향방에 따라서는 결과가 뒤집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 3월16일 SBS <8뉴스> '현역-신인 초박빙'.
SBS도 이 같은 문제점을 인정하고 있다.

SBS는 이날 첫 번째 리포트 <정몽준 49.3 정동영 37.4>에 이어진 <현역-신인 초박빙> 기사의 마지막에 다음과 같이 밝혔다.

"이번 조사는 SBS와 조선일보가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 의뢰해 서울 17개 선거구별로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평균 522명씩을 대상으로 어제(15일) 하루 전화면접방식으로 조사했으며 95%신뢰수준에 오차한계는 +-4.2%에서 4.4%포인트입니다.

그러나 선거구별로 무응답이 2, 30%대로 높고 응답률도 15.2%로 낮아 결과가 뒤바뀔 가능성도 적지 않습니다."

동작을, 종로 등 지역구에 대한 시청자의 관심도가 높다지만 스스로도 불완전성을 인정한 기사를 메인뉴스 첫머리에 올린 데 대해서는 편집 판단에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거의 모든 지역구를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양당 구도로 조사한 것도 문제다. 한나라당 공천에 불만을 가진 후보자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 등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SBS는 오늘(17일)도 인천, 경기 등 수도권 관심지역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할 예정이라고 한다. 총선이 24일 앞으로 다가왔다지만 아직 각 당의 공천이 마무리되지도 않은 시점에서 SBS가 너무 앞서가는 것이 아닌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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