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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권익위, 문체부에 사실상 연합뉴스 감사 요청이르면 1일 공문 송부…국고 지원된 '미디어융합 인프라 구축사업' 논란
송창한 기자 | 승인 2020.12.01 13:29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국민권익위원회가 연합뉴스 '미디어 융합 인프라 구축사업' 논란과 관련해 문화체육관광부에 감사 등을 위한 사건 송부를 결정했다. 연합뉴스는 해당 사업의 문제점에 대해 "일부 관리소홀 문제가 드러났을 뿐"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연합뉴스 심층감사 보고서는 단순 관리소홀로 치부하기 어려운 실태를 지적하고 있다. 

11월 28일 권익위 관계자에 따르면 이르면 12월 1일, 늦어도 3일까지 관련 공문을 문체부로 송부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지난달 19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국가기관 뉴스통신사 ****를 바로 잡아주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연합뉴스 직원 A 씨는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글을 올려 자신이 정부 보조금이 지원된 연합뉴스 미디어융합 인프라 구축사업의 문제점을 제기하자 회사가 '정직 9개월' 중징계로 대응했다고 밝혔다.

A 씨는 해당 사업의 문제점으로 ▲개발 시스템 일부 기능 누락 ▲단종기기 납품에 따른 저장장치 용량증설 불가 ▲일부 사업 솔루션 방치 등을 지적했다. A씨는 이 같은 문제점이 연합뉴스 공식 감사를 통해 드러났다고 했다. 연합뉴스는 A 씨 인사위 징계 확정 통보서에서 ▲감사보고서 무단 유출 및 삭제 지시 불응 ▲직장질서 문란 ▲부서 내 불화 조성 ▲업무지시 거부 ▲승호제한 관련 부적절한 사내게시물 작성 등을 징계사유로 적시했다. (관련기사▶연합뉴스 '정직 9개월' 중징계 국민청원 사연)

실제로 연합뉴스 감사팀이 2018년 11월 내놓은 '미디어융합 인프라 구축사업 심층감사 보고서'에는 사업연도별로 진행된 각 사업의 문제점이 드러나 있다. 

정부 보조금이 투여된 사업에서 연합뉴스는 필요없는 고사양의 소프트웨어를 고가에 사들이거나, 반대로 부실 장비를 계약하거나, 단종 예정 장비를 구매하거나, 계약 납품업체를 검증하지 못해 손해를 보는 일들을 반복했다. 문체부에 따르면 2012년~2016년까지 진행된 해당 사업의 규모는 총 180억원으로 이 중 120억원은 문화체육관광부가 부담했다. 이는 연합뉴스에 지원되는 연 300억원 가량의 정부구독료와는 별개의 정부보조금이다.

2012년도 가상화시스템 1차 구축 사업(국고 3.4억원)에 대한 문제점으로 ▲가상화에 부적절한 저가의 CPU 납품 ▲과도한 사양의 소프트웨어 납품 ▲제안업체의 실적·신용 등 경영상태 평가 제외 등이 명시됐다. 

연합뉴스 감사팀은 "OOO(사업자)가 납품한 6대의 서버 중 4대가 하이퍼쓰레딩이 지원되지 않는 저가형 CPU였다. 가상화는 하이퍼쓰레딩이 지원되는 CPU가 사용되는 것이 기본"이라며 "업체의 순수하지 못한 의도가 있었다고 보이나, 제안요청서와 계약서에 하이퍼쓰레딩 기술이 기재되어 있지 않아 문제를 제기하기 다소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했다. 연합뉴스가 '기본'에 해당하는 계약서상 문제를 확인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가상화 소프트웨어의 경우 '엔터프라이즈' 버전이 2016년까지 총 44식 도입되었는데, 연합뉴스 감사팀은 절반 가격인 '스탠더드' 버전으로도 충분했다고 지적했다. 감사팀은 "당시에 가상화시스템에 대한 기술적인 이해가 충분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엔터프라이즈' 버전과 '스탠더드' 버전의 44식 가격 차이는 약 8800만원이다.

연합뉴스는 해당 업체에 대한 경영상태 평가를 하지 않았다. 감사팀은 "구매심의에서는 신용등급, 사업수행실적 등 제안업체의 경영상태 평가가 제외되었다"며 "이로 인해 신뢰성이 다고 떨어지는 업체와 계약할 리스크가 높아진 결과를 가져왔다. 또한 당시 구매심의보고서에는 'OOO는 2011년에 설립된 소규모 회사로 납품에 대한 담보가 필요함'이라는 문구가 있었으나 언급한 납품담보에 대한 조치도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했다. 

2013년도에는 가상화시스템 2차 구축(국고 3억원), 스토리지 및 백업 구축(국고 8.5억원), 포털 및 메일 구축(국고 4.95억원) 등의 사업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가상화 소프트웨어 2차 구축사업에는 중복 제안·허위납품·사업비 편취 등의 문제가 있었다. 납품업체 OOO는 가상화 통합관리 소프트웨어를 거짓 라이선스와 시리얼번호로 실제 납품한 것처럼 속이고, 가상화시스템 유지보수료에서 제조사에 지급되어야 할 비용을 가로챘다. 

연합뉴스는 스토리지·백업 구축 사업에서 10개월 후 단종될 저장장치를 파악하지 못하고 구매해 이후 부품추가와 증설이 불가능하게 되자 2017년 대체 저장장치를 구매했다. 대체 저장장치 구매 가격은 약 3억 3천만원이다. 감사팀은 "구매과정에서 제조사의 기술지원 확약서를 받았다면 단종 여부를 확인 가능하였을 사안"이라고 했다. 

포털·메일 구축사업은 개발지연·성과부진·일부 미사용 등의 문제가 있었다. 당초 개발범위에는 모바일 메신저·화상회의 기능이 포함돼 있었지만 화상회의는 사내 수요가 없어 사용되지 않았다. 모바일메신저는 보안 상의 이유로 파일이 첨부되지 않아 실효성이 없을 것으로 판단, 개발을 완료하지 않았다. 포털·메일 구축 개발을 연합뉴스 개발부와 운영부가 서로 담당을 미루면서 서비스 오픈은 3개월 이상 지연됐다. 

2014년도에는 기사제작 시스템 웹 표준화(국고 4.09억원, 연합뉴스 0.2억원), 기사작성기 개선(국고 3.6억원, 연합뉴스 0.5억원), 가상화 저장장치 증설 및 3차 가상화시스템 구축(국고 1.7억원) 등의 사업에서 문제가 적발됐다.

기사제작 시스템 웹 표준화 사업은 실효성이 없는 것으로 판명났다. 기사작성기 개선 사업은 이미 과거 계약을 통해 시스템 유지보수·개선 의지가 없음을 확인한 사업자를 다시 선정했다. 연합뉴스는 가상화 저장장치 증설·시스템 구축 사업에선 계약 업체로부터 '비정상 미등록 장비'를 납품 받았다. 연합뉴스는 이 업체로부터 가상화서버 가상화서버 2대를 구입했지만, 2대 모두 연합뉴스가 제안요청서에 기재한 '하이퍼쓰레딩'이 지원되지 않는 제품이었다. 

2015년도 미디어융합 통합 사업(25.06억원)에서는 개발업체 선정 의혹이 제기됐다. 연합뉴스가 성격이 다른 3개 사업(CMS 재개발, 북한방송 디지털화, DB관리시스템 장비 구입 등)을 통합 발주하면서 CMS 재개발만을 준비했던 경쟁업체들이 불리한 입찰에 응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입찰권을 따낸 사업자는 정작 연합뉴스가 제안한 DB관리시스템과는 다른 제품을 연합뉴스에 제안했다. 감사팀은 "제안요청서를 준수하지 않고 제안하면 평가대상에서 제외되어야 하나, 아무런 코멘트 없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지적했다. 

2016년도 북한방송 아카이브 장비 도입(국고 1.7억원) 사업에서는 납품업체가 과도한 마진을 남긴 사례가 적발됐다. 해당 납품업체는 대리점 출고가 9200만원의 수준의 소니 ODA드라이버를 공식 판매제품이 아닌 일종의 시제품을 연합뉴스에 납품했다. 이 업체는 납품목록에서 일부 장비를 고의 누락해 납품하지 않기도 했다. 

연합뉴스 사옥(사진=미디어스)

현재 연합뉴스는 감사보고서와 관련해 "일부 관리소홀 등의 문제점이 지적됐으나 금전과 관련된 비리는 드러나지 않았다"며 "감사 이후 해당 국장과 부장, 담당자에 대해 책임을 물어 인사조치했고, 드러난 미비점과 문제점에 대해선 개선방안을 마련해 이미 조치를 다 취해 당초 의도했던 미디어융합 인프라구축사업의 목적을 차질없이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는 "청원자는 당시 인프라구축사업 업무에 직접 관여한 바 없으며, 사업내용에 대해 잘 알 수 있는 위치도 아니었다"면서 "감사보고서는 감사를 마친 뒤 해당업무 관계자에게 전달돼 시정조치토록 하고 유사사업 추진 시 재발방지토록 했다. 청원자에 대한 '9개월 정직' 사유는 내부고발과는 관련이 없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A 씨는 "보직자들은 보직 기한을 다 채웠고, 정기인사 조치였을 뿐이다. 회사는 그 어느 누구에게도 책임을 묻지 않았다"면서 "회사 인사위 징계 결정문에는 '감사보고서 무단유출 및 삭제 지시 불응'이 명시되어 있다. 사유를 적어서 징계하였는데, 이것을 부정하냐"고 말했다.

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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