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장영] 손흥민이 다시 득점포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A매치를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죽음의 레이스를 펼쳐야 하는 토트넘은 조마조마했다. 손흥민을 위해 급하게 전용기를 보낼 정도로 그의 위상은 토트넘에서는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표팀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하게 퍼지며 우려를 샀지만, 손흥민은 두 번의 검사에서 모두 음성이 나와 맨시티와 대결에 나설 수 있었다. 만약, 손흥민이 코로나19 확진으로 빠졌다면 토트넘으로서는 절망적인 상황이었을 것이다. 가장 중요한 순간 핵심 선수가 빠지는 상황은 그 어느 팀이라도 치명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이제 손흥민이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 중 하나라는 사실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리고 그 존재가치를 맨시티와 경기에서 유감없이 발휘했다.

선제골 넣는 손흥민 [EPA=연합뉴스]

초반 맨시티의 공격이 거세게 일었지만, 그것도 경기 시작 5분 만에 전세 역전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페란의 슈팅이 나왔지만, 토트넘에는 손흥민이라는 걸출한 공격수가 있었다. 은돔벨레의 전방 패스를 받은 손흥민의 간결하지만 정확한 슛은 골로 이어졌다.

우측에서 중앙으로 들어오는 과정에서 은돔벨레의 패스는 정확했고, 이를 받은 손흥민은 차분하게 골로 연결했다. 올 시즌 손흥민을 상징하는 스타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원샷원킬'이 다시 한번 등장했다. 단 한 번의 슛으로 골을 만들어내는 손흥민은 순도가 높다.

전반 13분 추가골 상황도 아쉬웠다. 골로 인정되었다면 손흥민의 도움이 기록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선발로 나선 베르바인이 오른쪽에 있던 손흥민에게 패스를 했고, 받자마자 손흥민은 반대편에 있던 케인에게 논스톱 패스를 했다. 어설픈 슛이기는 했지만 골로 연결되었지만 아쉽게도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득점이 인정되지 않았다.

리그 9호골 넣고 훨훨 나는 손흥민 [로이터=연합뉴스]

토트넘의 공세에 흔들리던 맨시티도 기회를 잡았다. 전반 26분 토트넘 골대 앞에서 제주스가 패스를 받아 중앙에 있던 라포르테에게 건넸고, 이를 골로 연결하며 1-1 동점 상황이 되는 듯했다. 하지만 제주스가 핸들링 반칙을 범하며 골은 무산되었다. 명확한 핸드링 파울이라는 점에서 당연한 결과였다.

1-0으로 앞서던 토트넘은 후반 20분 추가골이 나왔다. 은돔벨레를 빼고 로 셀소를 투입한 토트넘은 교체 성공을 만끽할 수 있었다. 케인이 공을 받자 손흥민은 오른쪽으로 로 셀소는 왼쪽으로 퍼져나가며 공격 기회를 노렸다.

상대적으로 수비는 손흥민 쪽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었고, 이런 상황에서 케인은 영특하게 로 셀소에게 패스를 했다. 그리고 로 셀소는 교체되자마자 첫 터치로 골을 만들어내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케인은 올 시즌 9번째 도움을 기록하게 되었다.

2-0으로 앞선 상황에서 맨시티의 공격은 거세졌다. 하지만 토트넘의 수비는 오늘 경기에서는 탄탄함을 과시했다. 항상 문제가 되었던 수비라인은 맨시티의 공격을 잘 막아냈다. 맨시티로서는 아쉬운 상황이 경기가 끝나기 직전 나오기도 했다.

추가골 넣은 로셀소(오른쪽) [로이터=연합뉴스]

데 브라이너의 패스를 받은 디아스의 헤더는 골로 연결될 수밖에 없어 보였다. 하지만 토트넘 골키퍼 요리스의 환상적인 반사신경으로 골을 막아냈다. 맨시티로서는 할 수 있는 것은 다했지만, 결과적으로 한 골도 만회하지 못하고 토트넘에게 2-0 완패를 당하고 말았다.

손흥민은 A매치를 치르며 다시 한번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사실 A매치 전 몇 경기에서 폼이 흔들렸다. 지속된 경기로 인해 체력적인 문제가 필드에서 드러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슈팅 기회에 망설이다 놓치는 경우들도 드러났었다.

A매치에서 무리뉴는 손흥민이 쉴 수 있기를 고대했지만, 두 경기 모두 출전했다. 골은 기록하지 못했지만, 한국 대표팀을 이끌며 능숙한 경기를 했다. 그리고 손흥민은 다시 감각을 찾았다. 쉬는 것보다 경기를 하는 것이 손흥민에게는 이득이었던 셈이다.

손흥민은 벌써 시즌 9호골을 넣었다. 올 시즌 이런 추세로 이어진다면 리그 경기에서만 20골 고지를 넘어설 수도 있어 보인다. 토트넘 구단의 재계약 협상이 시작된 상황에서, 연일 그 존재가치를 스스로 증명하고 있는 손흥민은 토트넘에 맨시티를 꺾는 선물까지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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