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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6일 LG:SK - LG, 무의미한 총력전[블로그와] 디제의 야구 이야기
디제 | 승인 2011.09.17 10:47

LG가 선발 유원상이 무너지며 5회초 SK에 대량 실점한 이후 추격하며 불펜 투수들을 총동원하는 총력전을 선택했지만 끝내 경기를 뒤집지는 못했습니다.

유원상은 4회초까지 무실점하며 기록상으로는 호투했으나 SK 타자들의 잘 맞은 타구가 야수들의 호수비로 연결되어 실점을 면했을 뿐 위태위태했습니다. 5회초 1사 후 정상호에 안타를 허용한 후 권용관에게 우중간 적시 2루타를 허용하고 선취점을 내주며 급격하게 무너졌는데 유리한 카운트에서 승부하지 못한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유원상은 권용관을 상대로 볼 카운트 2-1에서 결정구로 선택한 몸쪽 투구 2개가 모두 볼이 되며 풀 카운트에 몰린 후 높은 직구 실투로 적시타를 허용했습니다. 상대 타자가 홈런 타자도, 교타자도 아닌 2할 대 초반 타율의 권용관이라면 유원상이 몸쪽 공을 던지지 못한 것은 분명 아쉬운 부분입니다.

최근 유원상은 구속이 140km 초반에 그쳐 변화구와 제구력으로 승부하고 있는데 몸쪽 제구가 되지 않는다면 승부를 위한 선택지가 그만큼 적어진다는 의미입니다. 트레이드 이후 LG 유니폼을 입은 지 2개월 밖에 되지 않았으니 올 동계 훈련에서 유원상은 우선 구속부터 회복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만 선수 본인도 구위에 자신감을 가지며 과감한 투구를 통해 긴 이닝을 소화하는 선발 투수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26세로 박현준과 동갑인 유원상이 구속을 포기하기에는 너무나 이릅니다.

LG의 오늘 패인은 중심 타선의 침묵에 있습니다. 하위 타선에서 기회를 만들고 테이블 세터 이택근과 이진영이 타점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정작 이병규, 박용택의 중심 타선은 실망스러웠습니다. 특히 이병규는 세 번의 득점권 기회에서 모두 범타로 물러났습니다. 1회말 1사 2루, 5회말 1사 1, 3루, 7회말 2사 1, 2루 기회에서 단 한 번도 적시타는커녕 출루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이병규가 세 번의 기회 중 한 번이라도 적시타를 터뜨렸다면 경기 향방은 달라졌을 것입니다.

   
▲ 8회말 1사 2루 LG 정성훈 타석 때 2루주자 양영동에 도루하다 SK 3루수 권용관에게 아웃되고 있다.ⓒ연합뉴스
5:4로 1점 뒤진 8회말과 9회말도 아쉬웠습니다. 8회말 1사 2루 정성훈 타석에서 대주자 양영동은 바깥쪽 빠지는 원 바운드 볼에 3루로 향하다 횡사했는데 포수 정상호가 잡지 못하는 것을 확인하고 3루를 향해 스타트를 끊는 것이 정상적인 주루 플레이였습니다. 사실 양영동의 빠른 발이면 2루에 있으나 3루에 있으나 안타가 터질 경우 홈에 들어올 확률이 높으므로 3루 도루 시도는 과욕이었던 셈입니다. 아마도 양영동은 1사 3루를 만들어 놓고 정성훈의 타석에서 희생타로 득점해 동점을 만든다는 계산이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무리수였습니다.

9회말 대타 이대형의 3루타로 만든 동점 기회를 살리지 못한 조인성도 아쉬웠습니다. 무사 혹은 1사 3루에서 첫 번째 타자가 타점을 올리지 못할 경우 후속 타자들 역시 부담감으로 기회를 무산시킬 가능성이 높은데 조인성이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며 오지환과 이택근도 범타로 물러나 LG의 패배로 경기가 종료되었습니다. 오지환의 타석에서는 갖다 맞히는 능력을 갖췄으며 어제 경기에서 타격감이 좋았던 정의윤을 대타로 기용하는 것이 낫지 않았나 싶습니다. 오늘 오지환이 1안타 1볼넷을 기록했지만 엄정욱의 주무기인 직구에는 약점이 이미 노출되었기 때문입니다. 9회말 무사 3루의 절호의 동점 기회를 무산시키며 패배하는 LG의 한심한 집중력은 올 시즌 LG 야구를 압축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선발 유원상의 부진과 타선의 집중력 부재를 탓하기에 앞서 근본적으로 박종훈 감독의 경기를 대하는 자세는 납득하기 어려웠습니다. 어제 경기에서 SK에 대패를 당한 후 ‘선수들이 포기하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고 박종훈 감독이 언급한 바 있으며 내일은 경기가 없음을 감안해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필승 계투진을 모두 쏟아 부으며 어떻게든 승리하겠다는 필승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이는데 5:4로 1점 뒤진 8회말 무사 1루에서 작은 이병규에게 희생 번트를 지시한 것은 납득하기 어려웠습니다. 왜냐하면 LG에 필요한 것은 동점이 아니라 역전이었기 때문입니다. 작은 이병규가 최근 타격감이 좋으며 오늘도 안타가 있었고 임찬규, 한희, 이상열에 이어 마무리 송신영까지 투입한 상황이라 단번에 역전을 노려야지 연장전에 가서는 안 되었습니다. 만일 동점이 되어 연장전에 돌입했다면 LG에는 등판할 수 있는 투수가 김선규밖에 없었습니다.

더욱이 4강행이 물 건너 간 현 시점에서는 승패나 순위에 연연하기보다 내년을 바라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일찌감치 4강행이 무산된 작년 후반기 박현준을 선발로 고정 투입시킨 것이 올 시즌 10승 투수로 환골탈태하는데 주효했듯이 오늘 선발 유원상도 고작 62개를 던지게 한 뒤 강판시키기보다 실점이나 승패와 무관하게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도록 배려했어야 합니다. 시즌 종료 후 군에 입대할 박경수보다 윤진호, 정병곤에게 경험을 쌓도록 하며 조인성을 뒷받침할 백업 포수에게 기회를 주어야 하는 것도 동일한 맥락입니다. 노장 이상열에만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좌완 불펜 투수의 육성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모두가 끝났다고 여기는 4강 싸움을 홀로 벌이고 있는 박종훈 감독의 근시안에는 내년 시즌이 보이지 않는 듯합니다. 만일 2012 시즌 LG가 첫 단추부터 잘못 꿰어 10년 연속 포스트 시즌 진출이 좌절된다면 누가 책임질 것인지 의문입니다.

야구 평론가. 블로그 http://tomino.egloos.com/를 운영하고 있다. MBC 청룡의 푸른 유니폼을 잊지 못하고 있으며 적시타와 진루타를 사랑한다.

디제  tomino@hite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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