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있지도 않은 "곡 선정 회의"를 만들고 "고성"과 "언쟁"을 묶어 나가수의 "위기"를 논하고, 3명의 특정 가수들에 대한 어이없는 이야기가 나돈지 하루가 채 지나지 않아 옥주현이 몇 개월 전 트위터에 올린 사진에 대한 문제제기를 시작했다. 논점의 대상은 `유관순 열사 분장` 사진으로, 고인을 비하한다는 내용의 비난이었다. 옥주현은 미이라 분장을 하고 있으며 사진을 찍었을 뿐이지만 한데 묶여 제일 많은 욕을 먹고 있다. 결국 개인적으로 느끼는 비호감과 나는 가수다 출연 불만의 연장 화풀이일 뿐이다. 미이라 분장에 대해 "고대 이집트의 사상"을 비하한다고 하지는 않았으니 이 얼마나 큰 다행인지 모르겠다.

왜 논란 아닌 논란을 만드나

논란을 만들고 논란을 증폭시키는 것 역시 언론과 기자의 책임이다. 기사만 아니었으면 그들에 말마따나 '논란'이 일지 않았을 일을 더 큰 '혼란'까지 만들어버린다. 옥주현에게 무한한 비난을 날리고 있는 네티즌들에게 건수를 잡아준 꼴이 되고, 역으로 언론과 기자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게 만들고 있다.

`마녀사냥`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문화 평론가 진중권이 QTV `수미옥`에 나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안티도 팬입니다. 팬은 책 한 두 권 읽고도 팬이에요라고 하거든요. 안티는 모든 책을 다 읽고 꼬투리를 잡아내요. 몇 년 전에 내가 했던 일들까지도 다 캐고 다니죠." 절친노트에서 장동민이 한 "부채도 재산입니다."라는 말이 생각나는 구절이다.

옥주현에 대한 비판을 넘은 비난을 "괜찮은 프로그램에 대한 우려"라고 포장해 마녀사냥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과거에 했던 잘 못된 행동들을 일련의 표로 구성해 욕을 하며, 다른 프로그램 생방송 도중 뛰쳐나가게까지 하는 것이 어떻게 '우려'에 포함될 수 있다는 말인가. 개인적인 견해는 다를 수 있고,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으로 출연에 대한 비판은 제기할 수 있지만, 나는 가수다의 시청자가 아닌 옥주현의 "안티팬"이 되어 과거 행적을 캐고 무자비한 비난을 날리는 것은 아주 저질스러운 일이다. 옥주현에 대한 극단적 혐오감을 가진 일부 집단의 이러한 행동들은 처벌받아야 마땅하다.

여전히 진실 아닌 추측을 받아들이고 비약하여 확대 재생산하는 고장난 필터를 좀 고쳐야할 때가 됐다. 아직도 유관순 복장한 사람이 옥주현인 줄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을 정도이니 할 말 다했다.

'옥주현닷컴' 만들어져야 속 시원하나

개인적인 선호도가 만들어낸 한 사람의 마녀사냥은 '이지아닷컴', '임태훈닷컴'을 이은 새로운 '옥주현닷컴'이 만들어지는 죄악으로 치닫지 않을까 우려된다. 과거 핑클 시절부터 슈퍼스타K 등 최근의 일들까지 하나하나 꼬투리 잡은 사이트를 만들고, 한 사람의 인생을 최악으로까지 몰고 가는 이 저질스러운 결과가 만들어져야 속이 시원할까. 실력과 가창력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아이돌 출신"이라는 것과 "개인적인 비호감"으로 가수를 판단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이며, 순위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면서 가수에게 '급'을 정해놓고 '출신 계급'을 강요하니 이 또한 넌센스이다. 아직까지 옥주현의 실력에 대해 "아이돌 중에는 잘했어" 이상 말 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 것은 옥주현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것'이기 때문에 '재발견'의 가치가 있다. 최근 세계적 영화 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꼬네의 무대에 오를 만큼 뮤지컬 배우로서 인정받고 있는 그녀의 실력이 무대에서 '재조명' 되는 것은 상당히 긍정적인 결과로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어디 무서워서 출연하겠나

이제 나는 가수다에 출연할 가수들은 `서바이벌`과 `탈락`이라는 두려움 뿐 아니라 아주 개인적인 일들에 대해서도 두려움을 가져야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네티즌들이 판단하는 '급'이 안 되는 가수들이나 비호감 가수들은 출연하기를 꺼려할 것이고, 자연스럽게 출연 가수들이 점점 없어지게 되어 나는 가수다가 장기적으로 방송되기 어렵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들기도 한다.

개념 있는 비판은 있어야하나 개념 없는 비난은 없어져야한다. 나는 가수다를 오래보기 위해서는 먼저 의식의 변화가 있어야한다.

'소통'을 통한 미디어의 확장공사를 그리는 블로그(mediaparadiso.com) 운영.
한 때는 가수를, 한 때는 기자를 꿈꾸다 현재는 '법'을 배우고 싶어 공부중.
"내가 짱이다"라고 생각하며 사는 청년. 일단 소재지는 충북 제천. 트위터(@Dongsung_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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