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일요일 시작 전부터 말이 많았던 <키스앤 크라이>가 방송되었습니다. 피겨에 도전한다는 주제로 시작된 이 예능에 많은 연예인들이 출연했는데요. 아이유, 크리스탈, 동방신기의 유노윤호 등이 출연했는데 상대적으로 잘한 멤버들도 있었고 못한 멤버들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중 "아이유"가 상당히 비난을 받은 것 같습니다.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느꼈지만 이렇게 심하게 욕이 올라올 줄은 몰랐네요. 정말 그렇게 심하게 비난할 만한 일인지 생각해봤습니다.


정말 아이유는 성의가 없었을까?

많은 이들은 아이유가 나온 이유가 그저 자기의 영광을 찾기 위해서만 나왔다고 생각하더군요. 아이유는 피겨 따위는 안중에 없고 그렇기에 퍼포먼스도 성의가 없었다고 말합니다. 일부 사람들은 아이유가 연예인 병에 걸려서라고도 하고 초심을 잃었다고도 하더군요.

정말 그럴까요? 아이유가 피겨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정확히 모르겠고, 이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가장 위험한 건 남의 동기를 쉽게 의심하는 것이지요.

아이유가 웃은 것을 가리켜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지 않다고 몰아붙이는 사람이 있는데, 그런 걸로 비난을 한다면 뭔들 비난을 못하겠습니까? 반대로 아이유가 인상을 썼다면 그건 아이유가 김연아가 싫어서 인상을 쓴 것일까요? 자기도 무안해서 웃었을 수도 있고 그 상황에서 인상을 쓰는 것보다는 미소를 짓는 게 보기 좋을 거라고 생각했을 수 있습니다.

속으로는 웃으면서 마음속으로는 "아차"했을 수도 있구요. 사람의 속마음을 어찌 알 수 있을까요? 그녀의 동기와 마음까지 의심하는 것은 잘못된 일입니다.

실력이 부족한 것은 인정합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그녀가 정말 이런 프로그램에는 관심이 없고 성의도 없으며 대충 때우려고 하는 것인지는 그녀 외에는 알 수 없는 일이지요.


사람마다 운동신경에 차이가 있다

정말 얼마나 많은 분들이 아이스 스케이트를 타는지는 모르겠습니만 실제로 어떤 사람들은 두 달을 타도 멈추는 것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도 봤습니다. 그 사람이 꼭 노력이 부족하다고 볼 수는 없지요. 물론 그런 사람들은 타고나지 않았기 때문에 2배, 3배 노력해야 겠지요.

실제로 아이유는 운동신경이 상당히 떨어진 아이돌로 알려져 있습니다. 영웅호걸에서도 다 잘하는 같았던 아이유는 운동면에서 상당히 부족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춤을 추더라도 주어진 춤이나 연습을 하지 않은 춤이면 감을 잡지 못하는 모습이었지요. 예를 들어 <놀러와> 특집에서 루나와 지연은 서로의 안무를 곧잘 따라 췄지만 아이유는 안무를 제외하고는 전혀 추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친구들에게 관심이 없어서 그렇다기보다는 어떤 이들은 대충 눈대중으로도 춤을 따라 추는데 아이유는 연습을 받고도 한참 걸리는 타입인 것이지요.

이번 스케이팅도 비슷한 케이스일 가능성이 상당합니다. 현재 비교되고 있는 크리스탈은 사실 상당한 운동신경을 소유하고 있는 아이돌입니다. 아마 여자 아이돌 중에서 가장 운동신경이 좋다고 해도 틀리지 않는 아이돌이 크리스탈이지요.

실제로 <출발드림팀>에서 크리스탈은 니콜, 정아, 그리고 효연과 함께 높이뛰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소녀시대의 효연은 크리스탈에 비해 35cm 정도가 떨어지는 기록을 냈었고, 정아와 니콜도 크리스탈에 비해 10cm~20cm 뒤떨어지는 기록을 내기도 했습니다. 그렇다고해서 효연, 정아, 니콜의 연습량이 크리스탈에 비해 부족했다고 볼 수는 없는 법이지요. 사람마다 한계가 있고 타고난 운동신경이 다르니까요.

아이유와 크리스탈이 정확히 얼마나 연습을 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크리스탈도 최근 컴백으로 인해 미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는 입장이고, 아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실제로 크리스탈은 연습한 지 10시간 만에 다 따라잡고 아이유의 20시간 운동한 결과를 능가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만약 크리스탈이 아이유와 동일한 시간 연습했다고 한다면 크리스탈이 아이유를 앞서가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고도 볼 수 있지요.

크리스탈이 얼마나 연습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크리스탈이 해낸 것을 모든 일반인이 그만큼 연습한다고 다 해낼 수 있는 건 아닐 테니까요. 아이유가 크리스탈의 3, 4배를 연습하면 좋으련만 그녀의 스케줄이 그것을 허락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똑같은 사람을 놓고 비교하지 않는 이상 정말 아이유의 실력이 "연습부족" 때문인지, 운동신경이 부족한 것인지는 쉽게 판단할 수 없습니다. 물론 승부의 세계에서는 "결과" 하나로 판단받는다고 하지만 그녀의 노력까지 깎아내릴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나 못 멈추겠어”라고 한 부분은 심하게 과장되었습니다. 연습 중 한마디 했지만 실제로 스케이트 탈 때는 별로 문제없이 탔습니다. 물론 크리스탈과 유노윤호에 비하면 어림없었지만 멈추는 게 문제가 되었던 것도 아니지요.

소화하지 못할 스케줄이라면 왜 나왔나?

이렇게들 많이 질문하더군요. 스케줄을 소화하지 못할 것이고 연습할 시간이 없을 것이면 왜 했냐구요? 물론 그 이야기는 어느 정도 맞는 이야기일 수 있고, 실제로 소화하지도 못하는 스케줄을 잡는 것은 소속사와의 관계에서 볼 때 아이유에게도 벅찬 일일 수 있습니다.

아이유의 경우에는 처음부터 크리스탈이 한 것처럼 그렇게 발전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수 있고 스케줄이 나중에 조정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 했을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김연아 역시 아이유가 함께 하기를 원한다고 했을 수도 있습니다.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기보다는 아이유 입장에서는 천천히 배워나가려고 하는 마음으로 출연했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엄청난 각오를 하고 나온 다른 연예인들에 비하면 잘못 생각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이유가 이기적인 동기로 참여했다는 말하는 것은 상황을 고려하지 못하고 성급히 판단한 것 같습니다. 제대로 된 회사라면 이러한 반응을 보고 아이유가 다른 연예인보다 더 연습을 할 수 있도록 조정해주든지 그게 불가능하다면 하차시키는 게 마땅하겠지요.

아이유도 아마 엄청난 준비를 해온 유노윤호와 크리스탈을 본 후 많은 생각을 했을 것입니다. 다음에는 더 죽을 각오로 연습을 해올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타고난 운동신경을 어떻게 할 수 있는 건 아니고 그렇다고 꼭 크리스탈만큼 잘하라는 보장도 없지만 아마 다음에는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번의 실수로 그 사람의 동기를 의심하는 것은 조금 성급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이유가 부족하기도 했지만 요즘 아이유를 그냥 싫어하시는 분들도 많아지는 상황에서 조금 넘어가 줄 수 있는 부분인데 한 건 잡았구나 하는 느낌도 많이 듭니다. 실제 서지석도 부족한 면이 있었지만 그 점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지적이 들어오지 않는 것을 보면, 아이유에겐 더 큰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기도 하구요.

다음 주에는 아이유가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거나 실제로 연예인들이 얼마나 연습을 했는지 보여주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영리한 아이유가 아마 이런 반응을 보고 주눅이 들었겠지만 앞으로 더 잘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 주에 더 나은 모습을 기대하겠습니다.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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