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는 틀렸다. 처음에는 박정현에서 마지막에는 YB로 탈락자를 기정사실화했던 스포일러와 달리 이번 주 실제 경연에서 4위를 한 김연우가 떨어졌다. 1차 경연에선 6위에 머물렀지만, 김연우는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새롭고 파격적인 모습을 보이며 4위를 기록했다. 경연 순위로 치면 YB(5등·5등)와 동률이지만, 두 번의 경연에서 받은 투표수를 합산한 득표율로 탈락자를 결정하기 때문에 첫 경연에서 1위를 했던 박정현도, 2위를 했던 이소라도, 7위를 했던 BMK도 안심할 수 없었을 만큼 긴장감 있는 서바이벌이었다. 마음으로는 "재도전!"을 외쳤을 만큼 아쉬운 탈락이었다. 물론 절대 안 되지만.

김영희PD가 경질되고 신정수PD 체제에서 처음 치러진 경연에서 나온 순위 그리고 앞으로의 전망에 대한 간단한 예측과 지금까지 방송된 영상을 보고 판단한 느낌으로 다음 경연의 양상을 예상해본다.


안정권 - 임재범, 김범수

임재범은 선호도 조사를 포함한 각 경연에서 1위(너를 위해)·4위(빈 잔)·1위(여러분)의 순위를 차지했다. 마치 호랑이를 연상케 하는 카리스마와 심금을 울리는 노래로 대부분 상위권에 랭크된 임재범은 탈락자가 되기에는 이른 것 같다. 지금까지는 운이 따랐다고 할 만큼의 선곡과 편곡이 좋았지만, 향후 선곡과 편곡에 따라서 무대에 대한 평가가 크게 좌우될 수 있는 목소리와 창법을 가진 가수라는 것이 우려되는 점이긴 하다. 역대 최고 지지율(28.9%)로 1위 자리를 얻었을 만큼 감동이 컸던 임재범의 다음 무대가 기대된다.

김범수는 선호도 조사를 포함한 각 강연에서 7위(그런 이유라는 걸)·3위(그대의 향기)·3위(늪)의 순위를 차지했다. 많은 가수들이 최고라 인정하며 `보컬 교과서`라 불릴 만큼의 실력에 R&B에서 댄스, Rock까지 다양한 장르를 소화할 수 있는 목소리까지 지녔으니 출연자 중 가장 롱런할 수 있는 가수가 아닐까 생각한다. 매니저 박명수가 말했듯, "1등은 못해도 절대로 꼴등은 안 한다."라는 말에 가장 부합하는 가수다. 지난 경연에서는 `제발`로 1등까지 했으니 "태어나서 노래로 꼴등은 처음 했다"는 김범수가 선곡과 편곡이 얼마나 넓은 층의 연령을 아우를 수 있는가라는 대중성을 인식하고 무대를 보여준다면 앞으로 장기간 나는 가수다에서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폭발적인 가창력와 깊은 감정 표현을 할 수 있는 가수에게 청중 평가단의 표가 움직인다는 것 또한 그에게 유리한 요소가 되기도 한다.


중위권 - 박정현, BMK

비공개 된 순위를 제외하고 대부분 상위권에 랭크된 박정현. 선호도 조사를 포함한 각 경연에서 2위(미아)·1위(이젠 그랬으면 좋겠네)·7위(소나기)의 순위를 차지했다. 원래 가장 안정적인 위치에 자리잡고 있어야 하나 편곡과 선곡에 따라 이렇게 극명히 갈릴 수 있다는 것을 이번 '소나기'를 통해 보여주었고, 자신만의 색깔이 강점이지만 원년 멤버로 그녀의 음악적 성향을 상대적으로 많이 보여준 만큼 `새로운 모습`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어 중위권에 포지셔닝하게 되었다.

BMK는 선호도 조사를 포함한 각 경연에서 4위(꽃피는 봄이 오면)·7위(그대 내게 다시)·2위(아름다운 강산)을 차지했다. 첫 경연에서 조금은 대중적이지 않은 재즈 편곡으로 7위를 했던 BMK는 폭발적인 성량과 호흡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었던 아름다운 강산을 통해 2위로 우뚝 서 탈락을 피할 수 있었다.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선곡과 편곡을 선택할 수 있는지가 BMK가 롱런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인 것 같다.


위험권 - YB, 이소라

YB는 선호도 조사를 포함한 각 경연에서 3위(나는 나비)·5위(마법의 성)·5위(Run Devil Run)의 순위를 차지했다. 무대를 불살라버린다는 표현이 어울리게 화끈한 무대를 보여준 YB의 로큰롤은 방송 시작부터 계속 되고 있다. Run Devil Run 같은 경우 물론 윤도현의 목상태가 좋지 않은 점도 있었지만, 너무나 훌륭한 편곡과 무대 장악력을 보여줬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하위권에 위치되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7위를 하기도 어려운 가수이지만, 7위를 하지 않았지만 탈락한 김연우가 그랬듯 두 경연의 득표율이 합산되어 탈락자가 나오는 구도이기 때문이 YB가 조금 위험한 위치에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이소라는 선호도 조사를 포함한 각 경연에서 5위(나를 사랑하지 않는 그대에게)·2위(No.1)·6위(사랑이야)를 차지했다. 파격적으로 색다른 모습을 보여 2위를 한 넘버원 무대 이후 이번 '사랑이야' 무대를 마친 이소라는 "힘을 많이 빼고 불렀다. 점점 노래를 막 세게 하는 거에 귀가 지쳐가는 것 같다."고 말하며 변화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YB와 마찬가지로 꼴등은 되기 힘들지만, 감성으로 소통하는 이소라의 노래들은 다른 가수들의 극적인 무대에 비해 하위권에 포지셔닝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꼴등과 1등의 급격한 변화를 보여주고 있는 나는 가수다에서 조금은 불안한 자리에 위치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순위는 여전히 의미가 있다. 하지만

순위는 의미가 없어야 하지만 여전히 의미는 있다. 예술을 수치화한다는 뻔한 소리와 '탈락'의 의미를 제외하더라도 7위 가수를 더욱 최선을 다하게 만드는 '동기부여'의 방식으로 7위는 존재한다. 누가 7위을 하건 정말 최선과 최고의 모습을 보여준 무대에 찬사를 보낼 뿐 실력과 가창력에 대한 평가로서의 순위는 정말 의미가 없어졌다. 나는 가수다의 가수들은 순위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좋은 무대를 보여주었다. 가상 순위를 매기는 것은 프로그램을 조금 더 재미있게 보고자하는 노력일 뿐 크게 괘념치 않았으면 한다.

다음 출연 가수가 궁금하다. 조관우, 옥주현 등 몇몇 가수들에 대한 출연설은 있었지만 공식적으로 알려진 바는 없기에 김연우를 대신해 가수들을 긴장에 떨게 할 만큼 멋진 가수가 누구일지, 어떤 무대를 보여줄지 궁금하고 기대된다. 새로운 가수의 새로운 무대, 기존 가수들의 최고의 무대를 그리며 또 일주일을 기다린다.

'소통'을 통한 미디어의 확장공사를 그리는 블로그(mediaparadiso.com) 운영.
한 때는 가수를, 한 때는 기자를 꿈꾸다 현재는 '법'을 배우고 싶어 공부중.
"내가 짱이다"라고 생각하며 사는 청년. 일단 소재지는 충북 제천. 트위터(@Dongsung_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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