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부터 대구에는 육상이란 다소 어색하고, 생소한 종목을 매년 만나는 시간이 펼쳐졌습니다. 대구국제육상선수권대회, 2005년 9월에 첫 선을 보인 이 대회는 대구시가 추진한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를 위한 것이었다는.

뭐, 따지고 보면 2003년과 2004년 부산에서 펼쳐졌던 대회를 받아온 것이기도 한데요. -물론, 이 과정상에도 약간의 아쉬움은 있습니다. 육상선수권을 포기한 부산은 이후로 "올림픽"을 추진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어찌됐던 꾸준하게 매년 펼쳐진 이 국제 규모의 육상대회는 육상선수권 유치에 큰 힘이 되기도 했다는 거. 지난해부터는 세계육상경기연맹(IAAF)의 대회 개편에 따라 그랑프리 대회로 승격도 됐고, 가을에 열리던 대회가 봄으로 옮겨왔죠.

이 대회가 크게 주목받았던 순간들을 재조명해보면 일단 2006년 2회 대회가 떠오릅니다. 여자 장대높이뛰기의 세계적인 스타, 러시아의 엘레나 이신바예바가 대구를 찾아왔고, 그녀가 함께한 이 대회는 관심을 모았습니다.

이후로 4년 동안 계속 대구를 찾아왔던 그녀. 지난해 부진에 빠진 이후 2년 연속 이 대회를 오진 않습니다만. 올해 8월 27일에 펼쳐지는 육상선수권대회에서는 자신과 인연이 깊던 대구에서 부활을 다짐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녀의 등장보다 더 큰 여파를 불러왔던 건 바로 지난해 대회, 100m 세계신기록 보유자 우사인볼트가 대구를 찾았기 때문입니다. 9초 86을 기록하며 대회신기록과 함께 우승을 차지했던 볼트.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기록한 9초 58이란 경이로운 기록에 비하면 조금은 아쉬움도 남았지만, 모두를 열광시켰던 순간이었다는 거. 하지만, 올해 대회. 이들과 같은 대형 스타의 방문이 없고, 그렇기에 아무래도 사람들에게 화제를 모으긴 힘든 대회로 펼쳐질 듯하죠.

여자 100m의 지터 선수가 가장 주목받는 선수, 이미 그녀는 09년과 지난해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던 선숩니다. 남녀 단거리 허들에서도 베이징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이 참가하지만, 아무래도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들은 아닌 이번 선수리스트, 차라리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우리를 감동시켰던 금메달리스트 김덕현, 이연경선수가 더 주목 할 만합니다.

또, 우리 대표선수 가운데 희망이라 할 창던지기 박재명, 110m허들에 박태경 선수. 그리고 남자 100m 여호수아 선수를 볼 수 있다는 거.

올 가을 대회를 위해 약간은 한 박자 쉬어간다는 느낌을 받기도 하는데요. 아무래도 유명 선수들의 참여가 없으니 주목도가 떨어지고, 평일 저녁에 펼쳐지는 대회라는 아쉬움도 큽니다.
가을에 펼쳐지는 본 대회에도 이미 여러 문제들이 함께하는데요. 홍보 부족으로 수도권이나 타지역은 커녕, 대구와 경북에서도 가을대회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많고, 오늘 대회는 더욱 생소해 합니다.

거기에 마라톤 코스 때문에 발생한 예산 낭비, 비효율적인 조직위원회의 행보, 관중 확보를 위한 학생동원 등이 이어지고 있다는 거. 이런 문제는 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에서도 늘 함께했던 것인데, 가을의 본 대회까지 이어질까 걱정이 큽니다.

어찌됐던, 오늘의 육상경기대회로 마지막 모의고사를 끝낸 대구시와 대회 조직위. 본 대회라 할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치른 이번 대회의 부족함을 잘 되새겨, 부디 현명한 답을 찾길 기대합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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