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목표물을 놓치지 않는 죽음의 그림자가 또 한번 우리를 찾아옵니다. 징그러울 만큼 끈덕진 '그림 리퍼'의 낫을 형상화한 듯한 포스터의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5>가 예고편을 공개했습니다. 이전과 달리 4편은 'The'를 붙인 제목으로 개봉하면서 마지막이 될 줄 알았는데, 역시나 기대를 가볍게 저버리며 계속해서 시리즈를 이어가는군요. 하긴 흥행을 보면 제작사에서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5>를 탐낼 법도 합니다. 시리즈 중 최초로 3D로 개봉했던 4편은 2009년 8월에 2주 연속으로 박스 오피스 1위를 달성했고 흥행수입에서도 역대 최고를 기록했거든요.

재미있게도 5편은 다시 제목에서 'The'를 빼버렸습니다. 이 시리즈를 아시는 분이라면 어떤 내용일지 말씀 안 드려도 다 아시겠죠? 말하나 마나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5>도 동일한 패턴입니다. 예고편에서 보이다시피 젊은이들 몇 명이 다리가 붕괴되는 사고에서 힘겹게 살아납니다. 물론 이들은 그 자리에서 죽었어야 할 팔자인데 그걸 거스르고 살아남은 거죠. 그래서 융통성이라곤 눈곱만큼도 없어 다 죽여야 직성이 풀리는 사신이 이리저리 바쁘게 쫓아다닙니다. 단 한번도 변한 적이 없는 내용이지만, 결국 언제나처럼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5>도 등장인물이 어떻게 죽느냐가 볼거리겠네요.

개인적으로는 이런 데서 딱히 희열을 느끼지 못하는 타입이라 1편부터 거부감이 꽤 컸습니다. 아무리 봐도 억지가 좀 심하다고 할까요? 다만 <쏘우> 시리즈가 그랬듯이 죽음의 과정을 엮어내는 기술 하나는 인정합니다. 참 기발한 아이디어가 시리즈 내내 무수히 쏟아지더군요.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5>에서는 어떤 참상이 벌어질지 기대하겠습니다. 어쩌다 보니 죄다 극장에서 봤으니 이번에도 극장을 찾아야겠네요. 참, 개봉일은 북미 기준으로 8월 12일입니다.

그나저나 전 토니 토드가 정말 무서워요. 어릴 적에 저 아저씨를 <캔디맨>에서 봤는데... 그때의 충격이 가시질 않은 것이 아무래도 트라우마로 남았나 봅니다. 어떤 영화에서 나오든 <캔디맨>이 떠올라서 볼 때마다 오금이 저립니다. 인상도 험악하지만 저음의 목소리까지 들리면 오싹하죠. 만약 실제로 토니 토드를 만나면 그 자리에서 오줌 쌀 듯...


영화가 삶의 전부이며 운이 좋아 유럽여행기 두 권을 출판했다. 하지만 작가라는 호칭은 질색이다. 그보다는 좋아하고 관심 있는 모든 분야에 대해 주절거리는 수다쟁이가 더 잘 어울린다.
*블로그 : http://blog.naver.com/nofeet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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